서울 강남에서 A(28)씨가 몰던 롤스로이스 스포츠유틸리티차(SUV)가 인도로 돌진해 길을 걷던 20대 여성이 크게 다쳤다. 운전자는 마약 양성 반응을 보였다. 3일 경찰에 따르면 서울 강남경찰서는 교통사고처리특례법 위반 혐의로 20대 남성 A씨를 입건해 조사 중이다.
A씨는 전날 오후 8시10분쯤 차를 몰고 압구정역 인근 인도로 돌진해 길을 걷던 20대 여성 B씨를 다치게 한 혐의를 받는다. 차량은 건물 외벽을 들이받고 멈췄다. 피해 여성은 양쪽 다리가 골절되고 머리와 배를 다치는 등 중상을 입어 병원으로 옮겨졌으며 수술을 받은 것으로 파악됐다.사고 목격자는 SBS 인터뷰에서 "(운전자가) 비틀비틀거렸다. 자기가 사람을 쳤다는 인식조차 못하고 있는 거 같았다"면서 A씨가 횡설수설하는 등 행동이 이상했다고 말했다.
경찰은 A씨를 교통사고처리특례법 위반 혐의로 현행범 체포하고 마약 간이시약 검사를 했다. A씨는 당초 마약·음주 혐의를 부인했으나, 검사 결과 '케타민' 양성 반응이 나왔다. 케타민은 의료용 마취제의 일종이지만, 통증 경감, 환각 작용 등의 효과가 있어 젊은 층 사이에선 '클럽 마약'으로 불리기도 한다.
A씨는 이에 대해 "지난달 31일 수술을 받았고 의사에게 케타민을 처방받았다"고 진술했다. 병원 역시 A씨를 치료한 사실이 있다고 경찰에 전했다.
A씨는 경찰에서 "조수석 서랍에서 담배를 꺼내려다가 사고를 냈다"고 진술했다.
경찰은 폐쇄회로(CC)TV를 분석하는 등 자세한 사고 경위를 조사 중이다.김광태기자 ktki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