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13일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6부(재판장 정진아)는 간음유인·강간상해죄 등으로 기소된 B씨에게 징역 8년을 선고했다. 재판부는 "피해자가 사건 후 기력이 쇠해지고 예전처럼 잘 걷지 못하게 됐다. 피해자 연령을 고려하면 피해 정도가 결코 가볍다고 볼 수 없다"고 밝혔다. B씨는 이에 항소했다.
지난 4월 오전 9시쯤 서울의 한 임대아파트 단지 상가 자판기 앞에서 B씨는 A씨에게 "몸에 좋은 약이 있으니까 집으로 가자"고 권했다. 1년여 전부터 같은 아파트 주민들과 함께 커피를 마시며 친분을 쌓았기에 A씨는 한치의 의심도 하지 않았다.
하지만 B씨가 집에서 A씨에게 건넨 약은 신경안정제였다. A씨 가족의 실종 신고로 오후 5시쯤 경찰이 B씨의 집을 찾았고 이미 성폭행이 일어난 뒤였다. 이후로 A씨는 식칼을 옆에 두고 자야할 정도에 두려움에 시달리고 항우울제 약을 복용하게 되었다.
최근 코로나19 팬데믹을 거치면서 전체 범죄는 줄었지만 노인을 대상으로 한 성범죄가 증가하고 있다. 2일 경찰청 자료에 따르면 전체 발생 범죄는 2017년 166만2341건에서 2021년 142만9826건으로 14% 줄었는데, 같은 기간 61살 이상 노인 대상 범죄는 14만5485건에서 16만488건으로 10% 증가했다. 특히 강간 등 성범죄만 보면 2017년 657건에서 2021년 791건으로 20%(134건)나 늘어났다.
한편 지난 2020년 11월 대전의 한 주간 보호센터에서 장애노인의 출퇴근을 도와주는 C(60대)씨는 중증 치매 증세가 있는 D(71)씨를 강제추행했다. C씨는 이에 징역 2년 6개월을 선고받은 바 있다.
조서현기자 rlayan7@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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