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민 불안 커지자 ‘인파 북적’ 잠실역 일대 집중순찰
잠실역과 지하상가, 롯데월드타워, 롯데월드몰 순찰
검문검색은 이뤄지지 않아…“수상한 거동 없으면 검문 안 해”
잠실역과 지하상가, 롯데월드타워, 롯데월드몰 순찰
검문검색은 이뤄지지 않아…“수상한 거동 없으면 검문 안 해”
경찰의 특별치안활동이 펼쳐지면서 이날 오전 11시 이후 잠실역 일대에 기동대 61명, 경찰특공대 4명이 투입돼 집중 순찰활동을 펼쳤다.
방검복에 3단 진압봉으로 무장한 경찰관들이 2인 1조로 잠실역과 지하상가, 롯데월드타워, 롯데월드몰 등을 순찰했다. 이들은 잠실역 개찰구를 빠져나오는 시민들의 동태를 지켜보며 수상스러운 상황이 없는지를 점검했다. 시민들이 점심을 먹는 동안에도 쉬지 않고 상황을 점검하는 모습이었다.
온라인에 잇따르는 '살인 예고' 게시물에 잠실 일대도 거론됐다. 지난 3일 온라인커뮤니티 디시인사이드에 '내일 아침 잠실역에서 20명 죽일 것'이란 글이 올라온 것이다.
기동대는 방패를 지니고 순찰에 나서려다가 시민들에게 위화감을 줄 수 있다는 판단에 따라 방패를 버스 안에 두고 내렸다. 흉기 소지 의심자, 이상 행동자에 대해선 선별적 검문검색이 가능했다. 하지만 오전 11시부터 오후 1시까지 검문검색이 이뤄지진 않았다.
현장 순찰 중이던 "뚜렷한 거동 수상자를 찾기 어려워 검문검색을 따로 하진 않았다"고 말했다. 다른 경찰도 "시민들이 불편과 위화감을 느끼지 않고 안심할 수 있도록 하는 게 일차적인 목표"라며 "거동 수상자가 없는데도 무리하게 검문검색을 하진 않을 것"이라고 했다.
순찰 직전 기동대원을 대상으로 실시된 매뉴얼 교육에도 "대상자를 유심히 보고 자연스럽게 대화를 유도해 검문하라"는 내용이 포함됐다.
오후 4시쯤부터 잠실역 2번 출구 앞에 장갑차 1대가 배치됐다. 서울 도심 한복판에 장갑차의 모습이 보이는 건 좀처럼 드문 광경이다.
롯데물산 측도 폭발물 탐지견을 배치하는 등 자체 경비를 강화했다. 안전요원도 방검복을 입고 만일의 상황에 대비했다.
롯데월드몰에서 친구와 쇼핑하던 김모(51) 씨는 "잠실역 살인 예고 소식에 '꼭 오늘 와야 하나'라는 고민도 했지만 경찰들이 철저히 대비하고 있는 것을 보고 안심된다"고 말했다.
롯데월드몰 콘서트홀에 친구와 함께 20대 시민도 "'묻지마 흉기난동' 이후 무서워서 집 안에 틀어박혀 있다가 오랜만에 바깥에 나왔다"며 "아직 불안하긴 해도 경찰들이 순찰하는 모습을 보고 다소 걱정을 덜었다"고 했다.
경찰 배치에 마음이 편치 않다는 시민도 있었다. 딸과 쇼핑하러 나온 모 시민(50대)은 "경찰을 배치한다고 해서 과연 범죄 예방 효과가 있을지 의문이고 어수선하기만 하다"고 했다. 그러면서 "인상이 좋지 않은 사람들을 콕 집어서 불심검문을 하겠다는 건 아니냐"라고 지적했다.
잇단 흉기 난동 사건에 시민 불안감이 커지는 와중에도 이날 롯데월드몰은 수많은 인파로 북적거렸다.
경찰은 인파가 많이 모이는 광장이나 지하철역, 백화점 등을 중심으로 전국 247곳에 경찰관 1만2000여명을 배치해 순찰한다. 다중 밀집지역 43곳에는 소총과 권총으로 이중 무장한 경찰특공대 전술요원 107명을 배치했다. 또 서울 강남역과 부산 서면역 등 '살인 예고' 범행장소로 지목되거나 인파가 많이 몰리는 11곳에 전술 장갑차를 투입했다. 김성준기자 illust76@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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