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 전의원 "오염수 안전 홍보 영상 만들고, 찬성 아니다?"
'국제사회가 이해해줬다'는 명분을 일본에 만들어준 것
정부가 일본의 후쿠시마 오염수 방류 결정에 '찬성이나 지지하는 것은 아니다'는 입장을 밝힌 것을 두고 유승민 전 의원은 "국민을 상대로 말장난이 너무 심하다"고 비판했다.
유 의원은 "대통령실에서 대통령실 예산으로 후쿠시마 오염수의 안전을 홍보하는 영상 제작물도 만들었다. 이게 어떻게 반대하는 나라의 입장이냐"며 "국민이 바보냐"고 반문했다.
유 전 의원은 23일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이같이 말했다. 그는 "이미 윤석열 대통령이 7월12일 리투아니아 나토 정상회의에 가서 기시다 총리 앞에서 분명히 'IAEA 발표 내용을 존중한다. 계획대로 방류를 이행한다면….'이라고 표현했다. 사실상 방류에 찬성하고 오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어제 국무조정실 1차장, 차관급 인사가 나와서 '(오염수 방류는)과학 기술적으로는 문제가 없다. 그런데 정부는 찬성, 지지하는 입장이 아님은 분명히 한다'고 말했는데, 찬성을 다 해놓고 국민들 앞에서 거짓말하는 것"이라며 "일본 총리 앞에서 방류를 찬성했기 때문에 그때 게임은 끝난 것"이라고 했다.
이어 "대통령, 총리, 장관은 민심이 안 좋으니까 다 도망가버리고 일개 차관이 나와서 이렇게 공식 발표를 하는 건 비겁하고 당당하지 못하다"며 "국민의 건강과 바다의 안전에 관련된 문제를 찬성할 거였으면 대통령이 직접 얘기했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유 전 의원은 "'정부가 반대한들 일본이 안 하겠느냐' 이러는데, 그것도 일리가 있는 말"이라면서도 "그렇지만 중국이나 태평양 도서국들이나 일본과 가장 가까이 있는 우리나라가 반대하면 일본이 굉장히 압박받아서 다른 대안을 모색할 수도 있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그런데 우리가 앞장서서 일본의 앞잡이, 대변인이 돼서 찬성하니까 '국제사회가 이해해줬다' 이렇게 일본에 명분을 다 만들어준 것"이라고 비판했다.강민성기자 kms@dt.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