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J그룹 측에 따르면, 지난 18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변재일(더불어민주당)·김영식(국민의힘) 의원 주최로 열린 '국내 OTT 지속가능한 생존을 위한 정책 개선 방안' 세미나에서 전문가들은 글로벌 공룡 넷플릭스에 맞서고 있는 국내 OTT 경쟁력을 키워 K-콘텐츠 생태계 균형을 유지해야 한다는 데 입을 모았다고 24일 밝혔다.
세미나 발제자로 나선 이수엽 미디어미래연구소 연구위원은 "넷플릭스가 상대적으로 정체됐던 지난 1년간 국내 OTT 시장의 성장은 국내 사업자가 주도해 왔다"라며, 토종 OTT 성장 가치를 높게 평가했다.
지난 2022년 2분기부터 2023년 2분기 약 1년간 모바일인덱스 기준 DAU(하루 이용자 수) 추이를 살펴보면, 해외 사업자의 하루 이용자 수가 1년간 0.4% 성장한데 반해, 국내 사업자들의 이용자 수는 11.6% 성장했다. 특히 티빙은 오리지널 콘텐츠와 시리즈물 등을 활용한 고정 이용층을 확보해 올해 상반기 DAU 120만명 기록, 이는 국내 OTT 중 가장 높은 수치였다.
102만명 기록한 웨이브와 격차를 벌렸고, 쿠팡플레이(56만명), 왓챠(11만명)와는 큰 차이를 보였다. 티빙은 지난해 하반기 대비 18% 성장률 기록하며, 국내 OTT 사업자 중 유일하게 두 자릿수 증가율 나타냈다.
이 연구위원은 이어 "한국은 자국 OTT 서비스가 2, 3위를 차지하고 있는 전 세계적으로 보기 드문 시장"이라며 "국내 OTT 사업자가 자국 시장에서 지속적으로 성장할 수 있도록 정부의 관심과 지원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영국, 독일 등 유럽시장과 아시아 시장 전반을 살펴봐도 자국 OTT 서비스가 시장 점유율 5위 안에 랭크되어 있는 국가는 우리나라와 인도가 유일하다.
다만 국내 OTT 시장은 1위 넷플릭스와 2위 티빙 간의 격차가 크고, 국내 OTT 사업자들은 글로벌 자본을 상대하기 위해 매년 투자비를 지속 높이기 때문에 적자도 지속 발생되고 있는 상황
이다. 2022년 기준 국내 사업자의 콘텐츠 투자액은 6720억원으로 2020년 대비 3.2배 증가했으며 그 규모도 넷플릭스(언론보도 기반8000억원 추정)와 크게 차이나지 않는다.
글로벌 OTT들도 지속가능성에 대한 고민이 한창이다. 2022년 글로벌 OTT 구독자 규모가 유료 TV 가입자 규모를 추월했고 동시에 글로벌 SVOD(구독형VOD) 성장률이 2020년 36.4%에 달했으나, 2026년 추정치는 4.6%에 불과해 '성장 둔화'라는 위기에 빠졌다.
포화상태인 글로벌 OTT 시장에서 글로벌 OTT들은 수익성 강화 고민에 돌입했다. 이미 미국의 OTT 요금제는 지난 1년 동안 평균 25% 상승했고 '스트림플레이션(스트리밍+인플레이션)'이라는 신조어까지 양산됐다. 국내 OTT진흥을 위해 적절한 지원책과 사업자들의 자구책 마련이 필수적인 상황이다.
세미나에 참석한 업계 관계자와 전문가들은 국내시장 육성과 글로벌 진출 지원, 규제 중심에서 진흥 중심으로 전환, '콘텐츠+플랫폼' 중심의 경쟁력 확대 등의 필요성에 의견을 모았다. K-콘텐츠의 지속가능한 경쟁력을 위해서도 글로벌 사업자가 국내 시장을 독점할 경우 헐값에 IP(지식재산권)를 양도하게 되는 일은 지양해야 한다는 지적도 나왔다.
또 민간 투자에 대한 세제·금융지원의 중요성도 피력했다. 일례로 최근 K-콘텐츠 산업의 글로벌 경쟁력 확보를 위해 영상콘텐츠 제작비 세액공제 규모가 확대됐지만 현행 제도 하에서는 콘텐츠를 제작하는 제작사만 세제혜택을 받는 구조라는 것이다.
규제 도입 논의에서도 OTT 산업의 생태계 선순환을 막지 않는 것을 고려해야 국내 OTT 산업의 글로벌 성장이 가능하다는 주장도 나왔다. 이밖에 누누티비 등 불법스트리밍서비스로 인한 저작권 침해 문제를 강력히 규제하고 데이터·AI 기술개발 지원 등을 지원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있다. 김국진 미디어미래연구소 소장은 "K-콘텐츠의 글로벌 위상과 성과에도 불구하고 국내 OTT는 적자를 면치 못하는 상황이다. 단순히 글로벌 OTT에 콘텐츠를 판로를 의존하거나 매각하는 것으로는 K-콘텐츠 미래는 없다"고 말했다. 김수연기자 newsnews@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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