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임소재 규명·재발 방지책 없어”
금감원, '경영유의' 통보
일부 조합에 자산 건전성 재분류 요구
금융감독원이 수협중앙회에 '경영유의'를 통보했다. 수협중앙회가 해외 대체투자에 나섰다가 원금 500억원을 전부 잃고도 후속 조치를 하지 않은 데 대한 경고 메시지다.
24일 금융권에 따르면 금융감독원은 수협중앙회에 대한 검사를 통해 경영유의 사항 9건, 개선 사항 5건을 통보했다. 경영 유의 및 개선 사항은 금융사의 주의나 자율적 개선을 요구하는 행정지도 조치다.
금감원에 따르면 수협중앙회는 지난 2018년 3월 4000만달러 규모로 해외 대체투자에 나섰다. 차주가 부도나면서 수협은 투자금을 잃었다. 수협은 투자금을 회복할 수 없을 것이라 판단해 2020년 282억원, 2021년 219억원 손상차손을 인식했다.
금감원은 투자 결정 당시 담보인정비율(LTV), 사업 진행 관련 서류 검증 등 투자 위험 요소에 대한 사전 검토가 소홀했다고 지적했다.
해당 투자 건과 관련해 책임 소재 규명 및 재발 방지 대책 등도 없었다. 금감원은 "자체 내부감사 등을 통해 책임 소재를 가리는 등 적절한 조처를 하고 유사한 사례가 발생하지 않도록 사업성 평가 등 심사 업무를 강화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금감원은 수협 사업들의 자산건전성 분류에도 문제가 있다고 봤다. 수협 일부 조합이 태양광발전 사업과 관련해 실행한 대출 9건도 공사가 중단돼 있음에도 불구하고 자산건전성은 '정상'으로 분류돼 있었다. 금감원은 수협중앙회에 해당 조합이 자산건전성을 재분류하도록 요구했다.
자산·부채의 만기 불일치나 예상치 못한 자금 유출 등에 대응하지 못하는 유동성 리스크에 대한 관리 강화도 주문했다. 수협중앙회의 자금 조달 만기가 특정 시기에 집중되고, 예수금 유출 등으로 채권을 중도 처분함에 따라 자산·부채 만기 불일치 현상이 나타날 우려가 있는데도 급격한 예수금 유출에 대한 대응 방안 마련이 미흡하다는 것이다.
최근 금융권 대형 금융사고들이 잇따르는 가운데 내부통제 강화를 위한 명령 휴가 제도를 개선하라는 지적도 나왔다. 내규에는 사고 발생 취약 업무를 담당하는 직원에 대해 연간 1회 이상 5일 이내의 범위에서 불시에 명령 휴가를 실시하게 돼 있다. 그러나 금감원 검사 결과 2014년 이후 중앙회 및 91개 전체 조합 모두 명령 휴가를 실시한 사례가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