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직자 시절 주식 백지신탁이 아닌 '파킹(잠깐 맡김)', 최근 4년여간 보유주가 79배 급등 의혹을 받은 김행 여성가족부 장관 후보자에 대해 여당 내에서도 사퇴론이 나왔다.
검사 출신의 김웅 국민의힘 의원은 26일 KBS라디오에서 "지금 김 후보자 같은 경우 최근에 있었던 (공동창업자와 경영권 정산 등) 민사 판결문 등을 봤는데 자진 사퇴하시는 게 맞는 것 같다"며 "청문회 일정이 (서울 강서구청장 보궐선거 일정에 가깝게) 뒤로 미뤄지고 있기 때문에 우리 당 입장에선 결단을 좀 내려야 된다"고 말했다.
김 후보자는 소셜미디어 '위키트리' 운영사인 '소셜뉴스' 주식보유 관련 의혹 전반에 "가짜뉴스"라고 일축해왔다. 김 의원은 "(방송사와 인터뷰 중) 갑자기 '하늘 좀 쳐다보세요' 이런 소리를 하는데 지금 언론이 제기했던 모든 의혹이 다 사실로 드러났다"며 "그동안 우리가 '가짜뉴스 척결하겠다'고 얘기한 게 뭐가 되나. 부끄럽다"고 했다.
김 후보자는 2013년 박근혜 정부의 청와대 대변인 재임(당해 3월~12월) 당시 이해충돌 우려로 주식백지신탁위원회로부터 보유주식 백지신탁 결정을 받았는데, 대신 매각을 택했다. 소셜뉴스 주식 1만135주를 위키트리 공동창업자인 A씨에게 넘겼다는 게 그의 설명이고 자신과 남편(3000주), 딸(7000주) 몫의 지분은 시누이 B씨에게 팔았다.
김 후보자 가족 등은 2018년부터 지분을 B씨 등으로부터 되샀고, 남편의 50년지기 C씨에게 팔았다가 되산 지분도 있다고 한다. 주당 평가액은 김 후보자가 A씨로부터 되샀다는 2019년 6월 기준 1877원이었다. 인사청문 자료에 따르면 소셜뉴스의 올해 9월 기준 주당 평가액은 14만8226원으로 4년여 만에 주식 가치가 78.9배로 뛰었다.
김 후보자는 경영 관여 의혹을 부인해온 기간(2013~2019년)을 포함해 위키트리 부회장직을 유지해왔다. 79배 주가 급등에 그는 '2018년 폐업을 고민하던 회사를 경영혁신으로 키워냈다'는 취지로 해명했다. 약 164억원 재산을 신고한 김 후보자는 소셜뉴스 지분으로 자신이 49억6000여만원, 남편은 52억5000여만원을 보유 중이라고 신고했다.
임금 체불 의혹도 논란이다. 윤건영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받은 고용노동부 자료에 따르면 소셜뉴스는 2018년 김 후보자에게 7509만원, 지주회사 소셜홀딩스는 남편에게 2019년 5680만원의 급여를 지급했다. 소셜뉴스는 2018년 4건, 소셜홀딩스는 2019년 1건의 임금체불 진정이 접수됐고 3건이 인정됐다. 체불 당사자만 23명으로 알려졌다.
한기호기자 hkh89@dt.co.kr
지난 9월19일 김행 여성가족부 장관 후보자가 서울 종로구 인사청문회 준비 사무실로 출근하며 발언하고 있다.<연합뉴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