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이 아이폰 생산기지의 중국 집중도를 낮추고 아이폰15부터 인도에서 소량 생산을 시작한 가운데 중국인들이 불편한 심기를 온라인에서 드러내기 시작했다. 인도산 아이폰15의 품질이 떨어지고 유럽에서 품질문제가 불거져 소비자들이 돌아서고 있다는 등 가짜뉴스를 소셜미디어를 통해 퍼트리고 있다.
4일 블룸버그 등 외신에 따르면, 중국 SNS(소셜네트워크서비스) 웨이보와 X(옛 트위터) 등에 인도에서 제조된 아이폰15의 품질이 떨어진다는 글이 잇따르고 있다.
웨이보 등에 올라온 일부 게시물은 인도에서 생산된 아이폰15 제품에 발열, 변색 문제를 비롯해 품질 이슈가 벌어지고 있다고 주장했다. 일부 중국 네티즌은 인도산 아이폰15 시리즈 모델을 구별해서 애플에 반품을 요청하는 방법도 게시했다. 웨이보 등에서는 유럽 이용자들이 인도산 아이폰을 거부하고 중국산 아이폰을 택하고 있다는 잘못된 정보도 퍼지고 있다.
애플은 주력 제품 중 최초로 아이폰15 시리즈를 중국에서 전량 생산하는 게 아니라 일부 인도에서 생산하기 시작했다. 그동안 주로 아이폰 구모델을 인도에서 생산하던 것에서 '아이폰14'를 시작으로 아이폰15까지 인도로 생산기지를 다변화하면서 탈중국을 가속하고 있다. 팬데믹과 미·중 갈등 여파로 중국에 아이폰 생산을 100% 의존하는 위험도가 커졌기 때문이다. 지난 3월 기준 아이폰 전체 생산량 중 인도에서 조립하는 제품 비중이 7%에 달한 것으로 나타났다. 애플의 최대 제조 협력사인 폭스콘도 인도 남부에 아이폰 부품 공장을 짓고 있다.
'메이드 인 인디아' 아이폰15 제품은 일부 남아시아 국가 등에서 판매되는 것으로 전해졌다. 다만, 아이폰15 물량 대부분은 여전히 중국에서 생산된다.
인도는 애플의 이 같은 결정에 환호하지만 중국인들 입장에서는 씁쓸한 소식이다. 이에 따라 애국심으로 뭉친 중국 네티즌들이 온라인에서 감정을 왜곡된 방식으로 드러내는 것으로 보인다. 중국에서는 아이폰 생산을 통해 100만개 이상의 일자리가 만들어졌다. 중국인들의 뿌리 깊은 반인도 감정도 소셜미디어에서의 움직임과 연관된 것으로 분석된다.
일부 중국 네티즌들은 웨이보 등을 통해 인도산 아이폰15 불매 운동까지 벌이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는 '애국 소비'로도 연결됐다. 중국 기업인 화웨이가 미중 기술전쟁 이후 3년만에 5G(5세대) 이동통신 스마트폰을 출시하면서 '기술자립'을 해냈다는 자부심에 소비자들이 화웨이 폰을 선택하면서 신제품 매진 사태를 빚기도 했다. 중국 당국은 최근 비공식적으로 공무원들에게 업무용으로 아이폰을 사용하지 말라는 지침을 내리기도 했다.
인도에서는 일부 중국 네티즌이 제기한 인도산 아이폰15 품질 이슈에 대해 일축하고 있다. '중국산'이 품질이 떨어진다는 편견을 떨치는 데 오랜 기간이 걸렸는데 인도산 제품에 대해 품질 논란을 제기하는 것이 아이러니하다는 시각도 있다.
다만, 미·중 갈등에도 불구하고 인도가 애플 공급망에서 중국을 완전히 대체하기는 쉽지 않을 전망이다. 블룸버그는 애플 생산량의 10%를 중국 밖으로 이전하는 것에만 약 8년이 걸릴 것으로 추정했다.
팀 쿡 애플 CEO(최고경영자)는 지난 3월 "애플과 중국은 공생 관계"라고 밝히며 중국의 중요성을 강조한 바 있다. 중국에서 애플 아이폰의 인기도 젊은 세대를 중심으로 여전히 뜨겁다. 김나인기자 silkni@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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