앞으로 노동조합이 세액공제 혜택을 받기 위해서는 회계를 공시해야 한다. 상급 단체가 회계를 공시하지 않으면 산하 조직도 세액공제 혜택을 받을 수 없다.
이정식 고용노동부 장관은 5일 정부서울청사에서 가진 브리핑에서 "공시를 희망하는 노조나 산하조직은 이 시스템에 접속해 11월 30일까지 2022년도 결산결과를 등록할 수 있다"고 밝혔다. 정부는 당초 계획보다 3개월 앞당긴 지난 1일 '노조 회계공시 시스템' 운영을 시작했다.
회계를 공시하는 노조는 올해 10월 이후 납부되는 조합비 15%에 대해 세액공제 혜택을 받을 수 있다. 조합비 세액공제 제도를 통해 세금 지원을 받는 노조와 상급단체의 공공성과 투명성을 확보하겠다는 것이다.
올해 3분기까지 납부한 조합비는 회계공시 여부와 무관하게 세액공제를 받을 수 있다. 현행 제도는 지정기부금인 노조비 금액의 15%를 세액에서 공제하며 납부액이 1000만원 이상인 경우 30%가 공제된다.
지난해 연말 기준 조합원 수가 1000명 미만인 노조는 회계공시를 하지 않아도 세액공제를 받을 수 있다. 다만, 상급단체 조합원 수가 1000명 이상인 경우 '연좌제' 성격으로 회계공시를 하지 않아도 되는 조합원 1000명 미만 노조도 세액공제를 받지 못한다.
이 장관은 "그간 현장의 많은 노동조합 관계자와 조합원들이 하신 말씀이 있다"며 "단위노조가 아무리 이 제도의 취지에 공감해 회계를 공시해도 총연합단체가 회계를 공시하지 않으면 결국 조합원이 세액공제 혜택을 받지 못하게 되므로 총연합단체가 공시할 수 있도록 정부 차원에서 적극적인 역할을 해달라는 것"이라고 말했다.
고용부는 지난달 15∼26일 노조 회계공시 시스템이 적용되는 상급단체와 산하 조직 673곳을 대상으로 사전 교육을 8회 실시했으나 84곳(12.5%)만 교육에 참여했다. 전날 오후 6시 기준 회계를 공시한 노조는 '삼성디스플레이 열린노동조합' 뿐이다.
이 장관은 "회계를 공시한 노동조합의 조합원이 조합비 세액공제 혜택을 편리하게 받을 수 있도록 국세청 등 관계부처와 함께 행정적인 준비에 만전을 기하겠다"며 "이 제도는 노조가 조합원과 국민의 신뢰를 바탕으로 발전할 수 있도록 지원하기 위해 도입됐다"고 노조의 회계공시 동참을 당부했다.정석준기자 mp1256@dt.co.kr
이정식 고용노동부 장관이 5일 오전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노동조합 회계 공시 시스템 개통 관련 브리핑에서 취재진 질문에 답하고 있다. <연합뉴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