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사후면세점 즉시환급 한도를 늘려 외국인 관광객을 유인하고 국내 소비를 늘리는 방안을 추진한다고 16일 밝혔다. 즉시환급이 가능한 거래가액 1회 한도를 50만원에서 70만원 이상으로 늘리는 게 핵심이다.
추경호(사진)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지난 13일(현지시간) 모로코 마라케시에서 기자들과 만나 "사후면세점 즉시 환급 한도를 대폭 상향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사후면세점은 공항면세점이나 시내면세점이 아닌 일반 매장 가운데 외국인이 물건을 사면 출국할 때 공항에서 부가가치세와 개별소비세를 돌려받도록 해주는 면세판매장이다. 백화점 일부 매장이나 명동 화장품 로드샵 등이 해당한다.
세금을 환급해준다는 의미인 ' 텍스 리펀드'(tax refund) 표시가 있다.
정부는 현재 외국인 관광객 편의를 높이기 위해 전국의 사후면세점에서 출국 시 반출확인 없이 면세가격으로 물품을 구매할 수 있는 즉시환급제도를 운영하고 있다. 원래 사후면세점은 외국인 관광객이 공항이나 여객터미널 등의 출국장 또는 시내 환급 창구에서 영수증을 제시하고 면세액을 환급받는 게 원칙이다. 즉시환급 한도는 구매 1건당 50만원까지, 1인당 체류 기간 전체 구매 금액 250만원까지 가능하다.
정부는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외국인 관광객이 급감한 뒤 사후면세점 즉시 환급 실적 역시 크게 감소했다가 코로나19 엔데믹으로 외국인 관광객이 다시 늘자 즉시 환급 한도를 늘려 외국인 관광객의 국내 소비를 적극 유도한다는 방침이다.
외국인 관광객 추이를 보면 코로나19가 확산하기 직전인 2019년에는 1750만명에 달했으나 2020년과 2021년은 각각 252만명, 97만명으로 급감했다. 이 여파로 즉시환금액 실적도 2019년 316억원에서 2020년 44억원, 2021년 2억원으로 하락했다. 지난해에는 외국인 관광객이 320만명으로 증가하면서 환급액 실적도 63억원으로 다시 증가추세를 보였다.
추 부총리는 "전국 사후면세점에서 출국시 반출확인 없이 면세가격으로 물품을 구입할 수 있는 즉시환급 제도를 운영하고 있는데,(한도는) 1회 50만원, 총 250만원으로 과거부터 쭉 드문드문 환급 한도를 상향 조정해 왔다"며 "이번에 환급 한도를 상향 조정을 하려고 한다. 지금보다 대폭 상향된 한도 적용을 검토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즉시환급 한도는 2016년 1월 도입당시에는 1회 20만원, 총 100만원이었으나 이듬해인 2017년 12월 1회 30만원, 총 100만원으로 변경됐고, 2020년 2월에는 1회 50만원, 총 200만원, 지난해 2월 1회 50만원, 총 250만원으로 꾸준히 상향됐다.
정부는 즉시환급 한도를 당초 세법개정안에서 예고했던 '70만원 미만'보다 더 높일 계획이다. 기재부 관계자는 "중국인 관광객 단체 관광이 재개되는 만큼, 중소기업·소상공인 활력 제고 차원에서 기존 계획보다 한도를 높이기로 한 것"이라며 "관계부처와 협의해 1회 한도를 원래 계획했던 70만원에서 더 올리고, 총 한도도 250만원에서 더 확대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정부는 대통령령인 외국인관광객면세점규정을 올해 안에 개정해 내년 1월1일부터 시행할 예정이다.
김미경·최상현기자 the13ook@dt.co.kr
추경호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16일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비상 경제 장관회의에 참석해 이스라엘ㆍ팔레스타인 전쟁과 관련 경제 동향과 관련해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