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달부터 5G 단말기 이용자도 LTE(롱텀에볼루션) 요금제를 이용할 수 있게 된다. 현재 4만원대 중반인 이동통신 3사의 5G 최저요금제는 내년 1분기 3만원대로 낮아진다. 중저가 휴대전화 출시도 이어질 전망이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고물가 장기화로 인한 어려움을 덜기 위해 관계부처 합동 비상경제장관회의 논의를 거쳐 이 같은 내용을 담은 '통신비 부담 완화방안'을 8일 발표했다.
SK텔레콤, KT, LG유플러스 등 이동통신사들은 정부 방침에 따라 이용약관 개정에 착수한다. 그간 소비자단체와 국회 등에서는 5G 폰으로는 5G 요금제만 가입할 수 있게 한 이용약관 개선 요구가 이어져 왔다.
SK텔레콤은 관련 이용약관을 개정하고 전산시스템을 개발해 이르면 이달부터 5G 단말 이용자는 LTE 요금제를, LTE 단말 이용자는 5G 요금제에 가입할 수 있도록 한다. 예를 들어 5G 폰을 쓰는 이용자가 월 4만9000원(8GB)의 5G 최저요금제보다 훨씬 저렴한 월 3만3000원(1.5GB), 월 4만3000원(2.5GB) LTE 요금제에 가입할 수 있게 된다.
3만원대 5G 요금제도 나온다. 이동통신 3사는 내년 1분기 중 현재 4만원대 중후반인 최저구간 5G 요금제를 3만원대로 낮춘다. 30GB 이하 소량 구간 5G 요금제 데이터 제공량도 세분화한다. 반값 로밍 요금과 커피, 영화쿠폰 등 부가혜택이 강화된 청년 5G 요금제도 통신사와 협의해 내년 1분기 중 내놓는다. 아울러 저가 5G 요금제가 도매 제공되도록 협의해 알뜰폰에서도 저렴한 5G 요금제가 나오도록 유도한다.
통신비 부담 원인 중 하나로 지적된 단말 비용 부담 완화를 위해 국내 제조사와 협의해 연내 2종, 내년 상반기에 3~4종의 30만~80만원대 중저가 단말기도 선보인다. 과기정통부에 따르면 지난해 단말기 구입건 중 80만원대 이하는 38.8%에 달했다.
단말 지원금을 받지 않은 이용자가 통신요금을 할인받는 선택약정 할인제도도 이용자 신청을 받아 1년 단위로 자동 갱신하도록 사전예약 기능을 내년 1분기 중 도입한다. 2년 약정 시에 비해 25% 요금할인 혜택은 동일하게 유지하되 중도해지 시 위약금은 절반 수준으로 낮출 수 있게 된다.선택약정 할인제도는 6월 기준 약 2600만명이 이용하고 있다.
과기정통부는 또한 통신시장 과점구조 해소를 위한 신규 사업자 진입 유도를 위해 주파수 할당대가와 조건을 현 시점에 맞춰 재산정할 예정이다. 지역(7개 권역) 할당도 허용한다. 이달 고시개정으로 신규 사업자에 대한 필수설비 개방을 확대하고, 망 구축 과정에서 타사 네트워크를 공동이용할 수 있도록 제도 개선을 추진한다. 아울러 알뜰폰 사업자 육성을 위해 지난해 9월 일몰한 도매제공의무제를 상설화하고, 이동통신 3사 자회사의 점유율 제한을 추진한다.
홍진배 과기정통부 네트워크정책실장은 "알뜰폰 도매제공 상설화와 관련해 국회와 협의 중"이라며 "도매대가 제공 일몰과 관련한 법제화도 추진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이종호 과기정통부 장관은 "요금제·단말기 선택권을 확대하고 사용량에 부합하는 요금체계로 개편해 통신비 부담이 실질적으로 덜어지도록 노력하겠다"며 "신규 통신사업자, 알뜰폰 사업자 육성을 통해 통신시장의 과점 고착화를 개선하고 본원적인 요금·서비스·설비 경쟁도 활성화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김나인기자 silkni@dt.co.kr
이종호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이 8일 오전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비상 경제 장관회의 겸 수출 투자대책 회의에 참석해 통신비 부담 완화에 대한 발언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