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월가에서는 향후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공격적으로 기준금리를 인하할 것으로 예상했다.
13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스위스 최대 투자은행 UBS는 미국의 인플레이션(물가 상승) 둔화가 이어지면서 내년 3월 기준금리 인하가 시작될 것이라면서, 공격적 인하로 내년 연말에는 기준금리가 2.5∼2.75% 수준으로 떨어질 수 있다고 내다봤다.
또한 미국 경제가 내년 2분기 침체에 진입한다는 가정 하에, 이르면 2025년 초에는 최종적인 금리 수준이 1.25%까지 떨어질 가능성이 있다고도 전했다. UBS의 예상은 내년 7월 인하를 시작해 내년 말까지 0.75%포인트 정도 하락할 것으로 보는 시장의 대체적인 견해를 크게 뛰어넘은 것이다.
연준은 지난해 초까지만 해도 0.25%였던 기준금리 상단을 공격적으로 인상해 지난 7월 22년 만에 최고인 5.5%까지 끌어올렸고, 지난달 기준금리를 동결하면서도 연내 추가 인상 가능성을 열어놓은 상태다.
바누 바웨자 UBS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이번 금리 사이클을 (큰 폭의 금리 인하가 있던 과거와) 매우 다르게 볼 상황을 찾지 못했다"면서 "인플레이션이 빠르게 정상화하고 있으며 내년 3월이면 연준이 매우 높은 실질금리 수준을 볼 것"이라고 말했다.투자은행 모건스탠리도 공격적인 기준금리 인하를 예상했다. 모건스탠리의 엘렌 젠트너 수석 이코노미스트가 이끄는 경제분석팀은 전날 발간한 2024년 경제전망 보고서에서 연준이 내년 6월에 첫 금리인하를 시작할 것으로 예상했다.
이어 9월에 한 차례 더 금리를 내리고, 4분기 이후에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 때마다 금리를 0.25%포인트씩 내릴 것으로 전망했다. 이 경우 2025년 말 기준금리는 2.375%가 된다. 다만 모건스탠리는 UBS와 달리 미국 경제가 침체를 피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하지만 골드만삭스의 데이비드 메리클 이코노미스트는 연준이 내년 4분기에 처음으로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인하할 것으로 봤다. 이후 2026년 중반까지 분기당 한 차례씩 총 1.75%포인트 내려 3.5∼3.75% 수준이 될 것이라는 전망이다.
이는 연준이 지난 9월 내놓은 경기 전망(중간값)과 유사한 것으로, 당시 연준 추정치에 따르면 내년 0.25%포인트씩 두차례 금리 인하 등을 통해 2025년 말 기준금리가 3.9%가 된다. 골드만삭스는 재정적자가 지속되고 수요가 늘어나면 균형 금리가 높아질 수 있어 연준이 기준금리를 상대적으로 높게 유지할 것으로 예상했다.이윤희기자 stels@dt.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