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이임식… "주주·고객 감사"
M&A 등 통해 수익기반 넓혀
ESG경영 선도 CEO 평가받아
"준비된 양종희 회장 성원해달라"
M&A 등 통해 수익기반 넓혀
ESG경영 선도 CEO 평가받아
"준비된 양종희 회장 성원해달라"
윤 회장은 KB를 상징하는 '노란색' 휘장과 넥타이가 행복했다는 소회를 밝혔다. 윤 회장은 지난 17일 양종희 부회장을 차기 회장으로 공식 선임한 KB금융 임시 주주총회에서 마무리 발언을 통해 "협업과 도전, KB의 미래에 대한 기대를 안고 일했던 15년의 여정을 마치고자 한다. 9년 전 그룹 최고경영자(CEO)로 가슴에 달았던 빛나는 노란색 휘장과 이제는 교복처럼 익숙한 넥타이까지 행복한 추억만 가득 안고 물러난다"고 전했다.
그는 이어 "9년 전 용기 있는 이사들과 주주들이 회장, 은행장에 선임해줬을 때 감사했다. (당시) 왜 선임했는지 여쭸었는데 그간 그 기대에 부응했는지 궁금하다"며 "(이사들이) 양종희 내정자를 선임해줘서 이제 그 짐을 내려놓는다"고 덧붙였다.
전라남도 나주시에서 태어나 광주상고를 졸업한 윤 회장은 금융권 '상고 신화'의 주인공이다. 1973년 외환은행으로 입행, 금융권에서 젊음을 쏟았다. 1980년에는 공인회계사로 변신해 삼일회계법인에서 부대표까지 승진했다. KB와는 회계컨설팅을 하다 전남 광주 출신으로 한국주택은행을 합병한 김정태 전 통합 국민은행장의 눈에 띄어 인연을 맺었다.
윤 회장은 2002년 3월 국민은행 재무·전략기획본부장으로 영입됐다. 2005년에는 국민카드를 흡수합병하면서 처리한 회계문제로 잠시 은행을 떠나기도 했다. 2005년 김앤장 법률사무소 상임고문으로 자리했던 윤 회장은 2010년 어윤대 전 KB금융 회장에 의해 KB금융에 복귀했다. 그는 KB금융지주 부사장으로 3년을 지내다 또다시 김앤장 상임고문으로 자리를 옮겼고, 2014년 KB금융으로 돌아와 수장에 올랐다. 이사회에서 윤 회장을 KB금융지주 회장과 KB국민은행장으로 발탁한 것이다.
윤 회장은 3연임으로 KB금융 이사회의 신임을 확인했다. 총 9년의 임기동안 KB금융은 비약적으로 발전했다. 초창기에는 국민은행장을 동시에 맡으면서 전산시스템 교체를 둘러싼 임영록 전 KB금융 회장과 이건호 전 국민은행장 간 내분 사태의 정상화에 우선했다. 윤 회장은 3년 간 금융지주와 은행의 경영을 모두 맡다가 2017년부터 국민은행 경영을 허인 행장(현 부회장)에 넘기고 금융지주 운영에만 집중했다.
회사는 승승장구했다. KB금융은 2017년 연결 당기순이익 3조원을 돌파했다. 리딩 금융그룹 지위에 다시 올라선 것이다. 당기순이익은 2021년 4조4096억원, 지난해 4조4133억원으로 2년 연속 4조원 시대를 열었다. 올해 3분기까지 누적 당기순이익은 4조3704억원으로 수익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다. IT 부문 투자 확대, 신상품 개발 등 경영혁신에 힘쓴 덕분이다.
특히 윤 회장의 임기 내 사업 포트폴리오는 탄탄해졌다. 자회사 인수·합병(M&A)으로 수익 성장 기반을 마련했다. 2015년 LIG손해보험(현 KB손해보험), 2016년 현대증권(현 KB증권), 2020년 푸르덴셜생명(현 KB라이프생명) 등을 잇달아 사들이면서 수익기반을 넓혔다.
해외 시장 공략을 위한 물꼬도 텄다. 해외 네트워크 수는 2017년 39개에서 지난해 697개(총 14개국)로 늘었다. 해외 총자산은 지난해 말 기준 339억달러로 4년 만에 4.5배 불어났다.
ESG(환경·사회·지배구조) 경영도 금융권에서 가장 선진화된 체계를 갖췄다는 평가를 받는다. 지난 2020년 3월에 이사회 내 ESG위원회를 신설했고, 같은 해 10월 국내 금융그룹 최초 '탈석탄 금융'을 선언한 바 있다. 지난 16일 디지털타임스가 주관한 ESG포럼에서 윤 회장은 특별참석자로 자리를 함께 해 "그동안 ESG 경영을 통해 더 나은 세상을 만들 수 있도록 노력했다"고 밝히기도 했다. 윤 회장은 ESG 경영에 앞장 선 공로로 2021년 영국 글래스고에서 열린 유엔 제26차 기후변화당사국총회(COP26)에서 '비즈니스 리더스 그룹' 위원으로 초청된 바 있다.
윤 회장은 임직원, 주주, 고객에게 공을 돌렸다. 그는 임기 마지막 주총에서 "리딩 금융그룹으로의 위상을 공고히 하는 과정에서 그룹 CEO라는 중임을 수행하도록 함께 달려준 임직원과 성원해주신 주주들, 고객들이 있었다"며 "이들이 없었다면 못 이룰 성과였고, 같이 성장한 그룹 CEO로서 항상 깊은 감사의 마음과 자긍심을 동시에 느낀다"고 말했다. 이어 "차기 회장에 오른 양종희 내정자는 그룹 전략의 연속성과 목표 추구를 위한 비전과 능력을 갖춘 준비된 리더"라며 "제게 베푼 성원을 양 회장에게도 베풀어달라"고 덧붙였다.
김경렬기자 iam10@dt.co.kr
[ 저작권자 ⓒ디지털타임스,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