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들이 앞다투어 AI를 활용한 면접제도를 도입하고 있다. 오프라인이나 화상 면접은 면접관들의 질문 내용이나 말투, 얼굴 표정으로 대략 잘 대응했는 지 감을 잡을 수 있다. 그러나 AI 면접은 '오리무중'에 '깜깜이'다.
이러다보니 인터넷에서는 AI 면접 요령을 알려주는 게시물도 봇물을 이룬다.
낙방 한 뒤 더 화가 나는 것은 도대체 왜 떨어졌는 지 이유를 알수 없다는 데 있다. A 씨는 "사실상 AI 면접은 갑질이다. 기업이 갑질을 하는 건지, AI가 갑질을 하는 건지 알수는 없지만…."이라고 불만을 토로했다.
내년부터는 이같은 '억울함'을 일부나마 풀 수 있는 길이 열릴 전망이다.
AI를 활용한 면접 과정에서 받아들이기 어려운 결과가 나왔다고 판단된다면, 응시자는 이를 거부할 수 있다. 관련 내용에 대한 설명도 요구할 수 있다. AI로 이뤄진 면접 결과를 거부하고 사람을 통한 재처리 요구도 가능하다. 담당자는 이에 대해 조치 결과를 통보해야 한다.
개인정보보호위원회가 내놓은 '개인정보 보호법' 개정안에 담긴 조항이다. 위원회는 내년 1월 2일까지 입법 예고하고 다양한 의견을 들을 예정이다.
그러나 이같은 법적 보호 장치는 실효성이 없다는 지적도 나온다.
취업 재수생 B씨는 "AI가 하든, 사람이 하든 취업 면접은 어차피 기업이 갑이고 면접자가 을일 수밖에 없는 구조"라면서 "문제 제기를 하면 탈락시킬 것이 뻔한데 누가 '감히' 거부하거나 설명을 요구할 수 있겠는가"라고 반문했다.
김화균기자 hwakyun@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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