野, 정책 급선회에 업계 대혼란
부동산 반쪽 규제완화에 효과 ↓
노란봉투법 등 강행시 산업붕괴
부동산 반쪽 규제완화에 효과 ↓
노란봉투법 등 강행시 산업붕괴
![[巨野 어깃장에… 기업들 `초비상`] SMR 준비해 온 中企 "예산 삭감에 사업 접을 판"](http://contents.dt.co.kr/images/202311/2023112402100332781001[1].jpg "[巨野 어깃장에… 기업들 `초비상`] SMR 준비해 온 中企 \"예산 삭감에 사업 접을 판\"")
신한울 3·4호기 주기기 조기 발주 등으로 모처럼 일감이 들어온 이 업체는 정부가 지난 8월 원전 중소·중견기업에 1500억원 규모 '특별 금융 프로그램'까지 내놓으면서, 모처럼 자금난에 숨통이 트일 것으로 기대했었다. 그러나 야당이 갑자기 예산을 줄이겠다고 하자 사업을 계속해야 할 지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해당 협력업체와 거래하고 있는 대기업도 걱정이 많다. 뿌리 생태계가 무너지면 원전 수출에도 차질이 발생하고, 여기에 관련 전공자가 급속하게 감소하면서 인재 부족과 일자리 위축이라는 악순환이 발생하기 때문이라고 이 대기업 관계자는 설명했다.
SMR은 심지어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대선 출마 당시 주요 공약 중 하나였고, 민주당은 올해 5월까지만 해도 SMR 보급 확대 관련 법안을 여당과 합의 처리하는 등 원전 생태계 복원에 완전히 반대하지 않았다.
그러나 이달 들어 SMR 기술 지원 예산을 대폭 삭감하는 등 180도 바뀐 모습을 보이고 있다. 원전 업계 관계자는 "(예산 삭감 시)단기적으로는 원전사업에 포함되어 있는 연구기관, 학교, 중소·중견기업 등 그 예산이 쓰여지는 곳들은 당장 내년부터 타격이 불가피하다"고 우려했다.
야당은 원전 예산을 대폭 삭감하는 대신 태양광 등 신재생에너지 예산을 늘리겠다는 입장이지만, 이는 정부여당에 의해 무산될 가능성이 높다. 정권이 바뀔 때마다 오락가락하는 에너지 정책으로 인해 태양광 산업은 고사 직전에 처해 있다.
한 태양광 업계 관계자는 "태양광 발전을 할 신규 사업자가 없어 현재 중소 시공업체들이 폐업이 진행되고 있다"며 "그러다보니 결과적으로 제조업까지 힘들어진 상황"이라고 말했다. 그는 "국내 태양광 산업의 최후의 보루 격인 한화큐셀과 신성이엔지까지 어려움을 겪고 있는 상황인데, 한화큐셀이 설립 후 처음으로 희망퇴직을 한다면 말 다 한 것이 아닌가"라고 푸념했다.신성이엔지 역시 3분기에 영업이익이 적자 전환했다.
정부가 분양권 전매제한 규제를 완화하면서 모처럼 거래가 살아날 것을 기대했던 건설·부동산 업계도 야당이 '실거주 의무' 관련 법 개정을 거부하자 "또 혼란만 키운 것 아니냐"며 강한 불만을 나타내고 있다.
전매제한이 해제되면서 서울지역은 분양권 획득 이후 1년이 지나면 분양권 전매가 가능해졌지만, 새 주택을 분양받은 뒤 2~5년을 의무적으로 거주해야 하는 실거주 의무가 유지되면서 정부의 부동산 규제완화 정책 효과가 반감됐기 때문이다. 전매제한은 시행령과 규칙 개정으로 해제할 수 있었지만, 실거주의무는 주택법 개정 사안으로 국회 통과가 필요하다.
여경희 부동산R114 수석연구원은 "실거주 의무가 폐지되면 투기 수요가 늘어날 수 있다는 지적이 있지만, 현재 극도로 줄어든 거래량은 어느정도 살아날 것"이라며 "규제를 해제한다면 집값 상승기가 아닌 지금처럼 시장이 안정적일 때가 더 효과적일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야당은 또 비대면 진료를 법제화 하는 의료법 개정안도 반대하고 있다. 비대면 진료 관련 스타트업 사이에서는 민주당이 의사와 약사 등 관련 집단의 표심을 의식해 반대하는 것 아니냐는 의심의 목소리가 나온다.
최윤희 산업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고령화로 인해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가입 국가들의 의료비 지출이 점차 늘고 있다"며 "사회·경제 편익 극대화를 위해서라도 디지털 헬스케어 산업이 활성화 돼야 한다"고 말했다.
야당이 밀어붙이고 있는 노동조합법 제2조·제3조(일명 노란봉투법) 개정안과 중대재해처벌법 개정안은 산업계를 가장 불안에 떨고하고 있는 규제다. 노란봉투법은 수많은 하도급 기업들이 원청기업을 상대로 직접 교섭을 요구할 수 있고, 파업노동자에 대한 기업의 손해배상 청구를 제한하는 내용이 골자다. 경제계는 '파업 조장법'이라며 윤석열 대통령이 반드시 거부권을 행사해야 한다고 강하게 주장하고 있다.
기업들은 중대재해처벌법 역시 아직 50인 이하 중소기업들의 준비가 부족한 만큼, 야당이 일정 수준 양보해야 한다고 강하게 주장하고 있다. 지난해 1월 27일 시행된 중대재해처벌법은 상시 근로자 50인 이상(건설업은 공사금액 50억원 이상) 사업장에서 근로자 사망 등 중대재해가 발생할 경우 사고 예방 의무를 다하지 않은 사업주·경영책임자를 1년 이상 징역 또는 10억원 이하 벌금에 처하도록 규정한다.
현재 국회에는 50인 미만 기업 대해 규모의 영세성과 인력부족 등의 상황을 감안해 중대재해처벌법 적용을 2026년 1월 26일까지 2년 더 유예하자는 개정안이 나왔는데, 야당의 반대로 통과되지 못하고 있다.
이와 관련, 한국경영자총협회는 "기업인들을 잠재적 범죄자로 만들고 경영활동을 크게 위축시킬 것"이라며 "법 개정으로 인해 산업현장은 1년 내내 노사분규와 불법행위로 큰 혼란을 겪게 될 것"이라고 강한 유감을 나타낸 바 있다. 박정일·박한나·김남석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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