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와 신세계, 현대백화점 등이 운영하는 대형 아울렛에서 할인행사를 하면서 입점업체에 행사 비용을 전가하는 '갑질'이 적발됐다. 공정거래위원회는 이들 아울렛에 6억원대 과징금을 부과했다.
공정위는 26일 롯데쇼핑과 신세계사이먼, 현대백화점, 한무쇼핑 등 대형 아울렛 4개사가 판매촉진 행사 실시 전에 서면 약정을 하지 않고, 매장 임차인에게 행사 비용을 부담하도록 한 행위에 대해 시정명령과 과징금 6억4800만원을 부과했다.
롯데쇼핑이 3억3700만원으로 가장 많은 과징금을 받았고, 신세계사이먼 1억4000만원, 현대백화점 1억1200만원, 한무쇼핑 5900만원 순이었다. 한무쇼핑은 현대백화점의 계열사로, '현대아울렛' 브랜드의 매장을 공동 운영하고 있다.
대형 아울렛들은 각각 2019년과 2020년에 고객을 불러 모아 매출을 높이기 가장 좋은 기간인 5월말에서 6월초에 집중적으로 할인행사를 진행했다. 전반적인 행사명과 행사기간, 지원사항 등을 기획해서 임차인에게 통보했는데, 행사에 소요되는 비용 부담 등에 관한 사항은 서면으로 약정하지 않았다. 공정위는 임차인들이 부담한 행사 비용이 총 5억8799만원에 달하는 것으로 파악했다.
대규모유통업자는 판촉행사를 실시할 때, 사전 서면약정 없이 그 비용을 납품업자들에게 전가해선 안된다. 다만 임차인이 자발적으로 차별적인 판매촉진 행사를 실시하는 경우에는 사전 서면 약정의무가 면제된다.
이번 사건에서 일부 아울렛사는 "판촉행사의 자발성과 차별성 요건이 충족되므로 사전 서면 약정없이 행사를 한 것은 법 위반이 아니다"라는 취지로 주장했다. 그러나 공정위는 아울렛사가 전사적으로 매출을 높이기 위해 행사를 실시한 점에서 자발성이 인정되지 않는다고 봤다. 마찬가지로 대부분의 행사가 천편일률적인 '가격 할인 행사'여서 차별성도 인정할 수 없다는 판단이다.최상현기자 hyun@dt.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