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형 마리퀴리' 프로그램 신설
기술료 보상비율 60%로 인상
'윤석열 정부 R&D 혁신방안' 의결
정부가 앞으로 3년 간 글로벌 R&D에 5조4000억원+α를 투자하고, '한국형 마리퀴리' 프로그램을 신설하는 등 국내 연구자의 글로벌 협력 기회를 대폭 넓힌다. 또 도전적인 연구는 성공과 실패를 구분하지 않고, 국가전략기술·탄소중립 등 혁신적·도전적 R&D는 예비타당성조사 면제 등을 통해 적시에 추진되도록 규제를 개선한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27일 대통령실에서 국가과학기술자문회의 제3회 전원회의를 열고 이런 내용을 담은 '윤석열 정부 R&D 혁신방안'과 '글로벌 R&D 추진 전략' 등 2개 안건을 심의, 의결했다고 밝혔다.
세계 최고에 도전하는 혁신적 R&D를 통해 퍼스트 무버로 도약하기 위한 제도·투자·국제협력 등 3대 분야의 혁신을 통해 'R&D 혁신 방안'과 '글로벌 R&D 전략'을 추진해 과학기술 글로벌 허브로 도약하겠다는 구상이다. 윤 대통령은 이날 국가과학기술자문회의 위원들과 오찬 간담회도 가졌다.
◇도전적 R&D는 실패 용인…기술료 보상 60%로=우선, R&D 혁신방안으로 도전적 연구는 실패를 용인하고, 목표 달성을 하지 못해도 후속과제 선정 등 불이익을 받지 않도록 성공·실패를 구분 짓는 평가등급을 폐지한다. 또 연구성과가 뛰어난 연구자가 더 많은 보상을 받도록 기술료 보상 비율을 현행 50%에서 60% 이상으로 높인다.
R&D에 맞지 않는 규제를 과감히 없애기 위해 국가적으로 시급한 도전적·창의적 R&D 사업은 예비타당성조사 패스트트랙이나 면제를 적극 인정한다. 내년부터 글로벌 공동연구와 기초연구사업은 연구과제비 사용기간과 회계연도 일치 적용을 제외해 연구비 집행 지연 등의 불편을 해소한다.
R&D 투자는 기초·원천과 차세대 기술 중심으로 전환한다. 연구과제당 연구비를 최소 1억원 이상으로 지원해 의미있는 성과 창출을 돕고, 12대 국가전략기술 R&D에 연간 5조원 수준을 지속 투자한다. 복지부의 '한국형 ARPA-H'와 과기정통부의 '한계도전 프로젝트'같이 실패 가능성이 높지만 성공 시 파급효과가 큰 '고위험·고수익형 R&D'를 확대한다.
출연연과 대학은 세계적 기초·원천연구의 허브로 육성한다. 출연연은 기존 소모적인 과제 수주에서 벗어나 대학과 기업이 할 수 없는 '대형 원천기술 개발'에 몰입하도록 지원하고, 국가전략기술 등 국가 임무 전진기지인 '국가기술연구센터(NTC)'에 핵심 연구인력과 장비를 집중해 역량을 결집한다.
아울러, 글로벌 R&D 연구자, 국가기술연구센터 참여 연구자 등은 인건비를 100% 보장하는 등 PBS 제도의 합리적 개선도 추진한다. 대학에는 핵심 연구장비와 운영인력을 함께 지원해 대학 내 연구소 기반 구축을 지원하고, 유망한 젊은 과학자를 위한 '초기 연구실' 구축과 박사후연구원 등의 국외연수 기회를 확대해 나갈 계획이다.
◇글로벌 R&D 비중 6~7% 로 확대…한·미·일 글로벌 R&D 신설=글로벌 R&D에도 투자를 집중한다. 기존 소규모 단발성의 국제협력에서 벗어나 글로벌 R&D 체계를 '투 트랙(탁월성·개방성)+α(해외진출)'로 확대 개편한다. 이를 위해 글로벌 R&D 투자 규모를 당초 정부 R&D의 1.6% 수준에서 6∼7% 수준으로 높여 향후 3년간 5조4000억원+α를 투자하겠다는 복안이다.
글로벌 R&D 특성상 예산 시스템도 유연하게 운영한다. 사업 집행의 회계연도 이월을 허용하고, 사업기간과 규모에 제한을 두지 않는 '프로그램형 사업'을 확대한다. 한국과 미국, 일본이 참여하는 글로벌 R&D 협력 프로젝트도 신설한다.
글로벌 R&D 체계도 고도화해 국가전략기술, 탄소중립기술을 중심으로 '글로벌 R&D 전략지도'를 구축하고, 양자와 자율주행, 수소, 반도체, 차세대 원자력 등 주요 분야별로 '글로벌 R&D 플래그십 프로젝트'를 발굴한다. 글로벌 R&D 사업의 기획부터 우수연구기관 매칭까지 전주기 연구를 지원하는 '글로벌 R&D 전략거점센터'도 운영한다.
이와 함께 세계적으로 권위 있는 리더 과학자 정보를 담은 '국가전략기술 인력지도'를 구축해 국내 연구자가 협업 기회를 확대하고, 독립적 연구자로 성장하도록 '한국형 마리퀴리 프로그램'을 운영한다. 해외 연구기관이 우리나라 R&D에 주관·공동기관으로 참여할 수 있도록 관련 규정을 개정하고, 글로벌 R&D에 한해 연구자 참여 제한 규정도 완화한다.
이종호 과기정통부 장관은 "유능한 인재들이 혁신적 R&D에 마음껏 도전해 세계적 연구자로 성장해 우리나라가 세계를 선도하는 과학기술 글로벌 허브로 도약하는 마중물이 되도록 글로벌 R&D 확대에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고 말했다.
이준기기자 bongchu@dt.co.kr
이종호 과기정통부 장관이 27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정부 R&D 혁신방안'과 '글로벌 R&D 전략'에 대해 브리핑하고 있다. 과기정통부 제공
정부는 기존 소액 연구과제를 규모 있는 연구과제 중심으로 재편해 의미있는 연구성과 창출을 지원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