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과 중국의 글로벌 선박 수주 경쟁이 내년에는 더 치열해질 전망이다. 올해부터 재가동에 돌입한 HD현대중공업 군산조선소와 같이 중국에서도 문을 닫았던 조선소가 2년 사이 10곳이 넘는 것으로 나타난 가운데, 내년에는 가동률도 더 높아질 것으로 관측된다.
중국 조선업계의 이 같은 확장 전략은 향후 불황기에 글로벌 '저가 경쟁'으로 이어지지 않을지 우려된다.
27일 조선 전문지 헬레닉 쉬핑 뉴스에 따르면 중국은 지난해부터 올해까지 총 12개의 조선소 야드를 재가동한 것으로 나타났다.
또 상위 80곳 조선소의 가동률은 지난해 65% 수준이었으나 올해는 83% 수준까지 크게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내년에는 가동률이 91%로 더 늘어날 전망이다.
한국과 중국은 매월 월간 수주에서 엎치락뒤치락 하며 경쟁을 이어오고 있다. 지난 10월 월간 기준으로 한국은 글로벌 수주에서 중국을 제치고 1위 자리를 3개월 만에 탈환했다. 클락슨리서치에 따르면 지난달 한국의 수주량은 154만CGT(표준선환산톤수)를 수주하며 82만CGT를 수주한 중국에 앞섰다.
하지만 올해 누적 기준으로는 한국과 중국이 각각 893만CGT, 1933만CGT를 수주하며 격차가 2배 이상 나고 있다. 글로벌 수주 점유율은 각각 27%, 57%로 30% 포인트 차이가 나고 있고, 수주 척 수 역시 한국은 184척에 그치는데 반해 중국은 832척에 달한다.
국내 조선사들은 고부가가치선인 LNG(액화천연가스) 운반선 등의 수주로 경쟁에 나선다는 방침이지만, 이 분야에서 역시 중국 조선사들의 도전이 거센 상황이다. 지난해 수주한 카타르 1차 프로젝트에서 한화오션이 19척을 수주한데 이어 삼성중공업과 HD한국조선해양이 각각 18척, 17척을 수주했는데, 중국의 후동중화조선 역시 11척을 수주한 바 있다.
벌크선에서 시장 영향력을 높인 중국이 친환경·고부가가치 선박 수주로 눈을 돌리는 것은 정해진 수순이라는 게 업계의 분석이다. 조선업계에서는 내년을 비롯해 오는 2025년까지 중국과의 수주 경쟁이 더 치열해질 것으로 보고 있다.
양종서 수출입은행 해외경제연구소 연구원은 "중국은 제조업 경쟁력 강화를 위한 국가전략적 정책인 '중국제조 2025'에 조선산업을 포함시킨 이후 국가적 지원을 통해 산업의 질적 변화를 꾀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이어 "한국은 2021년까지 이들 대체연료추진선박의 60%대를 차지하며 중국 대비 압도적인 점유율을 나타냈으나 2022년 이후 중국의 점유율이 급격하게 상승하며 현재 5~6% 포인트 수준으로 좁혀졌다"며 "중국은 빠른 시간 내에 한국의 실적을 추격, 심지어 추월하며 강한 경쟁력을 보이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상현기자 ishsy@dt.co.kr
문을 닫았던 중국 조선소가 잇따라 사업을 재개하면서 내년 한국과 중국의 조선 수주 경쟁이 더욱 치열해질 전망이다. 사진은 조선소에서 작업자가 작업하고 있는 모습. 연합뉴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