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위·금감원, 은행장들 간담회
저신용 차주대상 전환 협조 촉구
"도덕적 영업인식 전직원 공유를"
저신용 차주대상 전환 협조 촉구
"도덕적 영업인식 전직원 공유를"
금융당국이 27일 코로나를 버티며 빚이 눈덩이처럼 불어난 자영업자와 소상공인 차주들에 대한 은행권의 관심을 촉구했다.
김주현 금융위원장은 이 자리에서 "제2금융권을 이용하고 있는 차주들의 금리부담을 덜어주라"고 주문했다. 은행권이 저축은행의 리스크를 공유하라는 의미로 해석된다. 44조원이 넘는 이자수익을 벌어들인 은행이 이를 환원하는 차원에서 낮은 신용등급 차주의 물량을 넘겨받아야한다는 여론이 정책 압박으로 이어진 것이다.
김 위원장은 27일 서울 중구에 위치한 은행연합회관에서 17개 은행장들을 만나 자영업자나 소상공인들이 저금리 대환대출로 갈아탈 수 있도록 은행권의 협조를 촉구했다.
김 위원장은 "은행권의 논의를 적극 지원하면서 제2금융권을 이용하고 있는 자영업자나 소상공인이 금리부담을 덜 수 있도록 고금리 자영업자·소상공인 대상 저금리 대환 프로그램의 범위와 지원수준의 대폭 확대 등 방안을 검토하겠다"며 "은행이 이런 노력에 동참해줄 때, 은행산업 '디지털 전환 촉진'과 '새로운 업무개발' 지원을 위한 정부의 제도개선 노력이 국민들의 공감대 하에서 추진력을 얻고 효과적으로 집행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복현 금융감독원장도 금융지주와 함께 준비하는 상생안이 실효성 있어야 한다고 했다.
이 원장은 "은행권이 현장에서 차주의 구체적인 상황을 가장 잘 알고있는 만큼 내실있는 지원방안이 도출될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한다"며 "최근 고금리 지속으로 서민의 이자부담이 가중되는 상황에서 은행들이 고신용자 대출에 집중한다는 비판이 있는 만큼 중저신용자에 대한 자금공급도 각 은행별 상황에 맞게 소홀함 없이 이뤄지도록 신경써야 한다"고 강조했다.
간담회는 지난 20일 열린 금융지주 간담회에 이은 두 번째 소통 자리다. 이날 간담회에는 김 위원장과 이복현 금융감독원을 비롯해 농협·신한·우리· SC제일· 하나·국민·한국씨티·수협·대구·부산·광주·제주·전북·경남은행장, 케이·카카오·토스뱅크 은행장 등이 참석했다.
김 위원장은 특히 최근 불어나는 가계부채의 안정적인 관리가 필요하다고 당부했다. 은행 주담대 고정금리 신규취급 비중이 2021년 3분기 44.5%, 2022년 3분기 50.1%, 2023년 2분기 75.2%로 커지고 있어서다.
김 위원장은 "가계부채가 아직 금융시스템의 안정성을 크게 저해할 상황은 아니지만, 성장잠재력이 저하되고 부채상환을 위한 가계의 소득창출 능력도 빠르게 회복되지 못할 가능성이 있다"며 "정부는 GDP 규모를 넘는 과도한 가계부채는 문제라는 점을 명확히 인식하고 있으며, 우리경제의 '지속가능한 성장' 관점에서 가계부채 관리에 대한 은행권의 적극적인 관심과 실천노력이 중요하다"고 언급했다.
그는 이어 "상환능력 안에서 빌리고, 처음부터 나눠갚는 게 원칙이다. 차주 상환능력에 대한 노력 뿐 아니라 거시건전성 측면에서 가계부채 적정규모에 대한 고민도 해기 바란다"며 "가계부채 관리와 취약층 지원 간 어려운 문제가 있다. 코로나 시기를 빚으로 버텨온 분들의 부채 상환 부담을 덜어줘야 한다"고 덧붙였다.
이밖에 김 위원장은 지난 21일 정무위 법안소위를 통과한 '지배구조법' 개정안에 대해 "은행이 도덕적으로 영업해야 한다는 인식을 임직원이 함께 공유하도록 제도적 뒷받침을 해야한다"고 전했다.
지배구조법은 실제 업무를 담당하는 임원 모두가 소관분야의 내부통제 규율·집행한다는 게 핵심이다. 대표이사(CEO)·준법감시인 등 일부 임원에 국한됐던 내부통제 업무가 실무진까지 책임이 확대된 것이다. 개정안은 은행권에 우선 적용된다. 은행·지주사는 법 시행 후 6개월 전까지 책무구조도 등을 제출해야한다. 이같은 개정안은 금융투자·보험사, 여전사·저축은행으로 확대된다.
금융당국은 은행에 이어 연말까지 보험·금투·여전·저축·상호 등 여타 금융업권과도 간담회를 개최하고 정부와 업권간의 입장차를 좁혀 나간다는 입장이다.
김경렬기자 iam10@dt.co.kr
[ 저작권자 ⓒ디지털타임스,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