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준표 대구광역시장은 김기현 국민의힘 대표에 대해 '나만 윤심(尹心) 팔아야지 너희들은 윤심 팔면 안 된다'는 태도를 보이고 있다며 총선 지휘 자격이 없다고 주장했다. 이준석 전 당대표에 대해선 "버릇없는 것이 아니라 당돌한 것"이라고 감쌌다.
홍준표 시장은 전날(27일) 페이스북을 통해 단상(斷想) 3가지를 올려 이같이 말했다. 첫째로 그는 "'나는 윤심 팔아 당대표 되고 지금도 윤심 팔아 당대표직 유지하고 있지만, 나만 윤심 팔아야지 너희들은 윤심 팔면 안된다'. 이런 당대표 갖고 총선이 되겠나. 갈수록 태산"이라고 말했다.
김기현 대표가 지난 16일 윤석열 대통령 측으로부터 '소신껏 하라'는 신호를 받았다는 인요한 혁신위원장을 향해 "대통령을 당내 문제와 관련해 언급하는 건 바람직하지 않다"고 비판한 뒤, 25일 울산 지역구(남구을) 의정보고회에선 '대통령과 만남, 대화'를 과시한 일을 꼬집은 것이다.
홍 시장은 두번째로 "종로는 아직도 대한민국 상징적인 곳인데 주사파(북한 주체사상파) 출신이 갈 곳은 아니다"고 했다. 친(親)이준석 인사로 꼽히는 하태경 의원이 3선 지역구(부산 해운대갑)를 떠나 서울 종로구 총선 출마를 선언하자 견제한 것으로 "출마는 자유지만 착각이 도를 넘는다"고 지적했다.
홍 시장은 세번째로 "이준석 전 대표는 버릇없는 게 아니라 당돌한 것"이라며 "구상유취라고 양김(兩金, 김영삼·김대중)을 비방하던 옛날 유진산 (신민당) 총재가 연상된다"고 했다. 인요한 위원장이 지난 26일 이 전 대표를 '버르장머리, 도덕이 없다. 부모 교육 잘못이 크다'는 취지로 비난한 일을 가리킨 셈이다.
다만 28일 홍 시장 지지자 커뮤니티 '청년의 꿈'을 보면 반론글이 올라오기도 했다. 한 단골회원은 '당돌(唐突)하다'는 말의 사전적 의미를 들어 "준석씨는 당돌하죠. 그래서 버릇이 없고 주제넘다는 뜻이겠죠"라며 "(홍준표 전) 대표님은 '젊으니까 좀 봐줘라'란 말을 에둘러 하신 말씀이라 이해한다"고 했다.
이 회원은 "은퇴할 날을 기다리는 우파들이 대표님을 지지하는 건, 대표님을 통해 착실하고 실력있는 젊은이들에게 기회를 주고자 함이다. 불혹의 나이에 다다른 준석이는 그동안 기회를 누리기만 했다. 착실하고 실력있는 친구들을 놔두고 언제까지 준석이한테 기회를 독점시켜야 합니까"라고 반문했다.
한기호기자 hkh89@dt.co.kr
대구경북신공항 사업을 추진 중인 홍준표 대구시장이 지난 11월20일 오전 서울 여의도 페어몬트 앰배서더 호텔에서 열린 대구경북신공항 투자설명회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연합뉴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