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드워드 카
박원용 지음 / 컴북스캠퍼스 펴냄
박원용 지음 / 컴북스캠퍼스 펴냄
![[논설실의 서가] 대영제국의 역사가는 왜 소련을 연구했을까](http://contents.dt.co.kr/images/202311/2023112902102369061002[1].jpg "[논설실의 서가] 대영제국의 역사가는 왜 소련을 연구했을까")
카는 외교관, 국제관계학 교수, '타임스' 부편집인 등을 두루 거치며 실천을 멈추지 않은 역사가였다. 특히 카는 냉전이라는 이념 대립 상황에서도 소비에트 러시아의 역사적 경험을 연구하며 서구 자본주의 체제와 국제 질서의 대안을 끊임없이 모색했다. 냉전기에 출간한 총 14권의 '소비에트 러시아사'는 이데올로기적 편견에 얽매이지 않고 러시아 혁명부터 스탈린 체제 출범까지의 역사를 광범한 자료에 입각해 재현했다. 이는 서구의 소련사 연구에 하나의 기준이 되었다. 아울러 '역사란 무엇인가'는 오늘날까지도 대학 교재와 독서 대중을 위한 교양도서로 활용되고 있을 정도로 역사 철학 분야의 고전으로 평가받는다.
카는 과거 사실을 있는 그대로 재현해야 한다는 실증주의 사관에서 벗어나 역사의 객관성을 새롭게 규정했다. 카에게 역사의 객관성이란 역사가가 속한 사회의 제약을 넘어서서 시야를 미래로 확장하는 능력을 의미했다. 이러한 카의 역사관은 포스트휴머니즘과 미시사의 시대에서도 가치를 잃지 않고 역사학에 여전히 생명력을 불어넣고 있다. 시대의 압력에 굴하지 않고 더 나은 사회를 만드는 데 기여하려한 카의 학문적 태도는 지금도 큰 울림을 선사한다.
박영서 논설위원
[저작권자 ⓒ디지털타임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 저작권자 ⓒ디지털타임스,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