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해찬(사진) 더불어민주당 상임고문이 내년 총선에 대해 "민주당이 1당을 뺏길 것 같지 않고, 단독 과반을 넘기느냐 아니면 지난 총선처럼 180석을 먹느냐 그게 관건"이라고 말한 것이 뒤늦게 알려졌다. 당 지도부가 '내년 총선 200석' 등 지나친 낙관론을 단속하던 상황에서 이 고문이 다시 '180석' 발언으로 장밋빛 총선 전망을 제시한 것이다.
7일 정치권에 따르면 이 고문은 지난 6일 세종시 다정동 복합커뮤니티센터에서 열린 민주당 세종시당 토크 콘서트에서 총선 결과를 전망하면서 "수도권에서 70석을 먹으면 154석이 될 것"이라는 말을 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 고문은 "지난번 (총선에서) 수도권에서 103개(의석을) 먹었다"면서 "거기서 50개~60개만 먹어도 140개로, 70개를 먹으면 154석이 된다"고 설명했다. 호남 등 전통적 텃밭에서 나올 의석수를 감안하면, 내년 총선 전망을 비관적으로 할 필요는 없다는 이야기다.
지난 2020년 제21대 총선에서 민주당은 지역구 253석 중 163석을 확보했다. 이중 서울 41석 경기 지역이 51석, 인천 11석으로 총 100석이 넘었다. 나머지는 세종 2석, 대전 7석, 충북 5석, 충남 6석 등 충청권에서 20석, 강원 3석, 부산 3석, 울산 1석, 경남 3석 등 영남권에서 7석 광주 8석, 전북 9석, 전남 10석 제주 3석 등 호남권에서 20석을 차지했다. 여기에 민주당 비례정당인 더불어시민당이 17석을 얻으며 총 180석 의석을 가져갔다.
이 고문은 이 숫자를 기준으로 "이번에도 큰 변화는 없을 것 같다"고 했다. 이는 민주당이 지난 10월 강서구청장 보선 압승 직후 '200석' 전망을 내놓은 발언과 비슷한 결의 발언이다. 민주당에서는 정동영 전 의원이 "수도권 석권 시 200석 못 하란 법도 없다"고 했고, 이탄희 의원이 "우리 당 최대 목표는 국민의힘을 100석 이하로 내리는 것"이라고 하는 등 200석이 필요하다는 주장이 여러 차례 나왔다. 민주당 지도부는 자칫 민심이반으로 이어질까 입단속에 나섰으나 이 고문의 발언으로 이런 노력이 무색해졌다.
이 고문은 문재인 정부 초기 당 대표를 하면서 "20년 집권 계획을 만들어야 한다"며 과반의석 필요성을 주장했다. 민주당은 이후 문재인 정부가 집값 폭등 등 여러 정책에서 비판을 받으면서 곧바로 국민의힘에 정권을 내줬다.임재섭기자 yjs@dt.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