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 당헌 개정에 내홍 격화
권리당원 전대 표 비중 늘리고
총선 경선 현역 페널티 강화
비명계 "공천 불이익 의도"
더불어민주당은 7일 총선 경선에서 현역의원 페널티를 강화하는 당헌 개정을 확정했다. 권리당원 권한을 대폭 확대하는 안도 함께 개정했다. 전자는 비명(비이재명)계로부터 '공천 학살'의 의심을 받고 있고, 후자는 '개딸'들이 줄기차게 요구해온 사안이다. 총선을 약 4개월 앞둔 시점에서 계파 갈등이 더욱 심화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민주당은 이날 국회도서관에서 중앙위원회를 열고 제100조·제25조 개정안을 찬성 67.55%, 반대 32.45%로 가결했다. 개정안 표결은 온·오프라인을 병행해 진행했다.
제100조 개정안은 내년 총선에서 '선출직 공직자 평가' 하위 10%에 든 현역 의원의 경선 득표 감산 비율을 현행 20%에서 30%로 확대했다. 다만 하위 10%이상 20%이하 대상자는 현행 감산비율인 20%를 유지한다. 제25조 개정안은 당 대표 및 최고위원을 뽑는 전당대회에서 대의원 표 반영 비율을 축소하는 대신 권리당원의 표 반영 비율을 현행보다 3배 이상 높였다.
이번 당헌개정으로 이재명 대표 체제가 더 욱 공고해질 것이란 해석이 나온다. 권리당원의 표 가치가 커지면 이 대표의 강성 지지층인 개딸의 입김이 더욱 커질 수 있어서다. 일각에선 지지층을 바탕으로 내년 민주당 전당대회에서 이 대표가 재선을 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현역 의원 감산 비율을 높인 것도 공천권을 강화위한 포석이라는 분석도 제기된다.
반면 비명계는 친명 중심의 지도부가 이 대표를 향해 날선 발언을 쏟아내는 비명계에 공천 불이익을 주려는 의도로 보고 있다. 현역 의원 평가에 보이지 않는 손이 작용할 수 있다는 시각도 갖고 있다. 친문(친문재인)계가 당권을 장악했던 지난 21대 총선 전 조국 전 법무부 장관 인사청문회에서 쓴소리를 하고,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 설치법 표결에서 기권표를 던진 금태섭 전 의원이 공천에서 탈락한 사례가 있다.
당내 선거에서 권리당원의 영향력을 강화한 것과 관련해선, 차기 지도부까지 독식하려는 의도로 의심하고 있다.
추후 계파 갈등으로 당이 내홍에 휩싸일 것이라는 전망이 제기된다. 이날 중앙위원회에서도 조짐이 나타났다. 이 대표와 홍익표 원내대표가 중앙위원회 인사말에서 각각 "국민 눈높이", "총선 승리를 위한 단결과 통합"을 거론하며 협조를 부탁했지만, 비명계 의원들 중심으로 날선 비판이 이어졌다. '원칙과 상식'의 이원욱·윤영찬 의원이나 박용진 의원 등 소신파뿐 아니라, 친문계 좌장격인 홍영표·전해철·설훈 의원도 공개 반대토론에 나섰다. 먼저 첫 발언자로 나선 박 의원은 "시스템 공천의 핵심이 뭐냐. 예측 가능성이다"라며 "그런데 바로 이렇게 (총선) 코앞에서 바꾸나. 국민이 뭐라고 생각하겠나"라고 직격했다.
특히 혁신계 의원 모임 '원칙과 상식' 소속의 이 의원은 "직접 민주주의가 정치 권력과 결합할 때 그건 완전히 포퓰리즘과 정치권력의 결합으로 독재권력이 된다"며 날을 세웠다. 이어 "우린 그 경험을 최근에도 봤다. 나치, 그리고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와 태극기부대의 결합"이라며 "우리가 지금 가려고 하는 꼴은 바로 그 모습을 닮아가고 있다"고 직격했다.
김세희기자 saehee0127@dt.co.kr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와 홍익표 원내대표가 7일 국회에서 열린 중앙위원회에 참석하고 있다.<연합뉴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