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시장을 지낸 5선 서병수 의원은 10일 페이스북을 통해 혁신위가 활동을 보름 이상 조기종료한 데 대해 "사실상 개점휴업하다가 조기 폐업했다. '마누라와 자식만 빼고' 다 바꾸자며 포부가 당찼지만 50% 성공이라고?"라고 반문한 뒤 이같이 말했다.
그는 이어 "국민의힘 패배는 윤석열 정부가 실패하리란 전주곡이다. 윤석열 정부가 실패한다면? 떠올리기조차 끔찍하다"며 "그런데도 혁신위가 해체를 선언한 그날(지난 7일) 최고위 회의에서 누구도 혁신을 입에 담지 않았다"고 비판했다.
혁신위는 지난달 3일부터 '당 지도부-친윤 핵심-스타 중진' 등 주류에게 희생(총선 불출마 또는 수도권 험지출마)를 권고하고 정식 안건으로 의결(30일)하기도 했다. 하지만 김기현 대표와 장제원 의원 등의 반발, 지도부의 의결 거부로 빈손 마무리됐다.
서 의원은 "혁신위를 구성했는데 어째 당 지도부엔 혁신하겠단 의지가 없다는 사실만 드러냈다. 왜 혁신하겠다고 나섰는지 그새 잊었나? 그러니 국민의힘은 강서구청장 보선 패배 때보다 더 큰 위기"라며 "그래놓고는 '서울에서 참패한다는 분석에 놀랍다'고 한다"고 개탄했다.
그는 "나는 '놀랍다'는 반응이 더 놀랍다. '서울이 험지'라고? 무슨 말씀인가. 2021년 4월 서울시장 보궐선거부터 2022년 3월 대통령 선거와 6월 지방선거에 이르기까지 국민의힘이 승리한 텃밭"이라며 "국민의힘이 하는 짓에 실망하며 한사람 한사람 떨어져 나가니 이 꼴"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이제 결단할 때가 됐다"며 "진작 내가 묻지 않았던가. '대통령실만 쳐다볼 게 아니라 단호하게 바로잡겠단 결기가 김 대표 당신에게 있냐'고 묻지 않았던가. 물론 누구누구를 당으로 들여오고 누구누구를 어디 어디에 투입한다고 상황이 나아진다는 보장이 있겠나"라고 반문했다.
혁신위 조기해산 후 공천관리위를 조기 발족해 인재영입 국면으로 전환하려는 상황을 꼬집은 것으로 보인다. 서 의원은 "이 모양 이 꼴로 계속 간다면 국민의힘이 필패하리라는 것만큼은 분명하다"며 "더는 나비의 날갯짓이 아니라 이미 태풍이 불고 있다"고 경고했다.
한편 서 의원은 지난 10월15일 페이스북으로 "강서구 보선 내내 '힘 있는 여당 후보'란 슬로건이, '대통령과 핫라인'이란 선거전술이 얼마나 웃음거리가 됐나"라며 "그렇다고 용산 대통령실에 책임을 떠넘길 생각일랑 버려야 한다. 책임은 어디까지나 당에 있다"고 지적한 바 있다.
그는 "김 대표에게 묻는다. 대통령실만 쳐다볼 게 아니라 국민의 소리를 앞서 전달할 결기가 있나. 정부가 바른길을 갈 때는 확실하게 뒷받침하겠지만, 민심과 엇나갈 땐 야당보다 더 단호하게 바로잡겠단 결기가 당신에게 있나"라며 "그럴 각오가 없다면 물러나라"고 했다.
또 "김 대표를 신임할지 혹은 불신임할 건지는 지금부터 내뱉는 한마디 한마디에, 보여주는 행동 하나하나에 달렸다"며 "윤석열 정부는 국민의힘이 만들어낸 정부라는 책임감, 당당한 집권당, 이런 자세로 다시 시작하자. 연포탕 국민의힘을 만들겠다던 약속부터 실천하라"고 했었다.
한기호기자 hkh89@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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