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 야구 꼴찌 성적료에 팬심 달래기
진심 담은 이례적 사과 광고에 팬심 자극
2023년 통합 우승의 출발점 평가
다른 그룹에도 강한 울림
진심 담은 이례적 사과 광고에 팬심 자극
2023년 통합 우승의 출발점 평가
다른 그룹에도 강한 울림
프로야구 LG트윈스 팬들에 2023년 평생 잊지 못할 한 해다. 29년만의 통합 우승을 일궈낸 한 해다.
고 구본무 회장이 유산으로 내건 롤렉스 시계와 아와모리 소주도 세상에 그 모습을 드러냈다.
LG트윈스 우승의 감격은 서서히 사그라들고 있다. 하지만 15년 전 LG의 사과 광고는 네티즌 사이에서 되살아나 새삼 화제가 되고 있다.
2008년 11월 7일자 각 일간지 지면에 실린 이 광고는 '사과 광고'다'.
보통 야구단이 우승하면 모 그룹 차원에서 축하광고를 내곤 한다. 하지만 당시 이 광고는 '꼴찌'라는 참담한 성적표를 낸 데 대한 사과와 함께 꼭 좋은 성적을 내겠다는 다짐의 광고였다.
위의 광고 문안과 함께 아버지의 손을 잡고 야구장을 떠나는 아이의 뒷모습을 담은 일러스트는 팬들의 감정선을 자극했다. 당시 이 광고는 LG팬을 넘어 야구팬 모두에게 극찬을 받았다.
당시 광고를 기획한 LG 고위 인사 A씨는 "'아니 꼴찌를 한 팀이 이런 멋진 광고를 할 수 있단 말인가?'하는 좋은 평가를 받았다. '시즌에는 SK가 우승했지만, 시즌 끝난 뒤에는 LG가 우승했다'는 말까지 나왔다"고 전했다. A 씨는 "이 광고를 보고 팬들 뿐만 아니라 선수들도, 구단 관계자들도 모두 다 눈물을 흘렸다"고 회상했다. 그는 "LG야구단에서는 숙소 방마다 걸어 놓겠다며 그 광고를 담은 액자 50개를 만들어 달라고 했다"고 덧붙였다.
그리고 15년이 지난 2023년. LG는 정규 리그 우승과 가을 야구 우승을 동시에 거머줬다.
LG가 당시 이 광고를 기획한 것은 '팬심 달래기' 차원에서 시작됐다.
분노한 LG팬들이 구단 버스를 불태웠고 여의도 LG빌딩으로 쳐들어가 구본무 회장을 만나 따지겠다고 알려왔다고 한다.
LG는 결국 상처받은 팬심을 어루만지기 위해 광고를 제작한 것이다. 광고에는 진심이 담겼다. 덕택에 위기는 '더욱 공고해진 팬심', 그리고 '사랑해요! LG'라는 기회로 돌아왔다.
2023년 프로야구 KBO리그. 최강의 팬덤을 보유한 명문 야구단들이 올해도 줄줄이 최하위권에 머물렀다.
이른바 '보살팬'을 보유한 한화 이글스는 9위, 부동의 재계 1위 삼성그룹이 모기업인 명문 라이온스는 8위를 기록했다. '부산 갈매기'들의 함성과 기도 속에서도 롯데 자이언츠는 7위에 머물렀다.
한국에서 프로야구 팬심은 해당 야구단을 보유한 모 그룹에 대한 애정으로 이어진다.
LG는 올해 야구도 우승했지만, 경영 성적표도 다른 그룹에 비해 좋은 것으로 평가된다. LG의 오늘을 만든 2008년 그 광고가 그래서 더욱 큰 울림으로 다가온다. 김화균기자 hwakyun@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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