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칭 '개혁신당'을 창당하는 이준석 전 국민의힘 대표는 5일 이낙연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와 연대 가능성에 대해 "양당이 느슨한 연대로 선거를 치르는 것도 가능하다"며 "공천 과정에서 교류가 있을 수 있다"고 말했다. 이낙연 신당과의 총선연대를 통한 '제3지대 빅텐트'를 시사한 것이어서 주목된다.
이 전 대표는 이날 CBS 노컷뉴스 유튜브 방송에 출연해 "이낙연 전 총리가 사람들이 가진 고정관념을 깰 정도의 파격을 할 수 있는 분이라는 이야기를 들었다"며 "그런 의외의 면들이 시너지가 날 수 있겠다고 생각했다"고 밝혔다.
이 전 대표는 구체적인 방식에 대해 "여러 가지 시나리오가 있다"며 "같이 모여서 한 당을 만든다고 하면 각자의 비례대표 명부가 혼입되게 돼 양 세력 간 다툼이 생기지만, 지역구 같은 경우는 정당을 합쳐 출마한다든지 기호 하나로 출마한다든지 이런 것이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이 전 대표는 다만 "(이 전 대표와는) 신년 인사 정도 나눴다"고 선을 그었다.
그는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 피습 사건으로 이낙연 전 대표의 탈당 및 창당 행보 속도가 늦춰진 것을 두고는 "유승민 전 대표나 이낙연 전 대표가 각자 행보를 빠르고 경쾌하게 갔으면 지금 정치 상황에서 더 많은 주목을 받을 수 있었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그는 특히 "이낙연 전 대표가 피습사건 때문에 예상했던 일정보다 조금 늦게 움직일 것 같은데, 시너지가 나는 형태로 야권에 제3지대가 구축된다면 국민들이 관심을 가질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이날 유튜브 방송 중 이낙연 전 대표에게 보내는 영상 편지 코너에서 "탈당한다면 탈당 선언문에 지향점이 잘 녹아있으면 좋겠다"며 "이 전 대표가 민주당에 가지고 있는 정치적 자산을 다 내려놓고 백지화할 수 있겠느냐가 사람들이 궁금해하는 부분"이라고 말했다.
국민의힘 서울 영등포갑 당협위원장인 문병호 전 의원을 포함한 12명이 이날 이준석 신당(가칭 개혁신당)에 합류했다. 국민의힘을 비롯해 과거 국민의당, 민생당 등에서 활동했던 정치인들이다.
문 전 의원 등은 이날 오후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개혁신당의 깃발 아래 통합의 정치를 구현하겠다"며 "거대 양당의 극단적 진영 정치는 이재명 야당 대표에 대한 살인 테러까지 발생할 정도로 악화됐지만 국민 분열을 치료할 대안과 방책을 내놓지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집권 여당과 정부는 입으로만 '공정과 상식, 자유를 외치고 야당은 국회 다수당으로서의 막중한 책임을 외면한 채 당리당략에만 매몰돼 있다"면서 "총선에서 개혁 신당과 미래를 설계하겠다"며 신당 참여 배경을 전했다.
'개혁신당'(가칭)이 온라인으로 당원을 모집한 지 이틀 만에 3만명을 돌파했다. 현재 개혁신당이 확보한 당원은 총 3만2745명이다.
서울에서만 8155명이 당원으로 가입했고 △경기 9722명 △대구 2016명 △부산 1983명 △인천 1764명 △경남 1487명 △경북 1448명 등이 그 뒤를 이었다. 서울·경기·인천 등 수도권 당원이 1만9641명으로 3분의 2가량을 차지한다.한기호기자 hkh89@dt.co.kr
이준석 전 국민의힘 대표가 1일 오전 서울역 대회의실에서 열린 개혁신당 신년 하례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