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現정권 비판 스탠스’ 이언주 前 국회의원, 디지털타임스와 단독 인터뷰
‘제3의길’ 이언주 직격 “우리나라서 다신 ‘검찰세력’ 권력 잡아선 안 된다고 생각”
‘제3의길’ 이언주 직격 “우리나라서 다신 ‘검찰세력’ 권력 잡아선 안 된다고 생각”
![[단독] 이언주, ‘이선균 죽음’ 애도 표하며 “‘상명하복’ 권위주의가 나라 망쳐”](http://contents.dt.co.kr/images/202401/2024010802109919079001[1].jpg "[단독] 이언주, ‘이선균 죽음’ 애도 표하며 “‘상명하복’ 권위주의가 나라 망쳐”")
이언주 전 의원은 8일 디지털타임스와 단독 인터뷰에서 "고 이선균씨의 죽음에 다시 한 번 애도를 표하면서 이 사건이 왜 일어났는지 모두 곰곰이 생각해 보길 바란다. 검경 등 공권력은 국민의 안전과 기본권을 지키기 위한 것인데, 주객이 전도돼 검경의 권력이 너무 비대해져 국민의 자유와 기본권을 해치고 있다고 생각한다. 다시는 그런 일이 안 생겨서는 안 되지 않겠나"라며 이같이 밝혔다.
이 전 의원은 "이선균씨는 유명한 배우였지만, 우리 주변에 알려지지 않은 수많은 이선균이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 또 우리가 그냥 넘어가면 앞으로도 그런 일이 또 일어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해본다"며 "결코 남의 일이 아니다. 왜 우리가 민주공화국을 완성해야 하는지를 절감하게 하는 사건이었다. 다시 한 번 이선균씨의 명복을 빈다"고 말했다.
그는 윤석열 정권을 겨냥해서도 "검찰 출신의 정치인이 권력을 잡는 것과 '검찰세력'이 잡는 건 다르다. 군인 출신의 정치인 누가 권력을 잡는 것과, '하나회세력'이 권력을 잡는 게 다른 것처럼"이라며 "이번에 윤석열 정권을 지켜보면서 우리나라에서 다시는 '검찰세력'이 권력을 잡아서는 안 된다고 생각한다"고 맹폭했다.
이어 "근본적으로 검찰, 경찰, 국정원, 군인 등 '상명하복'의 권위주의적 조직은 필요악인 조직이지만, 민주공화국에서는 그들의 행위는 필요 최소한에 그쳐야 하고 철저히 민주적으로 통제돼야 한다"면서 "그렇지 않으면 국민들의 자유와 기본권이 심히 위협받게 되어 나중에는 '공포정치'의 시대가 된다"고 우려했다.
그러면서 "저는 현재 한국사회의 '시대정신'이 상명하복의 권위주의 문화를 극복하는 것이라고 생각한다"며 "민주화가 됐지만 제대로 그걸 극복하지 못하는 바람에 정치나 행정에서 줄 서는 문화가 만연해 주권자인 국민이 뒷전이 된다"고 비판했다.
또 "또한 경제도 역동성이 상실돼 창의성이 억눌리고 진짜 선진국 경제로 도약하는데 한계가 생기게 된다"며 "세월호 사건이나 이태원 참사에서, 잼버리나 엑스포 유치 실패에서 우리가 답답하게 여기는 것이 모두 상명하복의 권위주의 문화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특히 이 전 의원은 "그렇기 때문에 한국은 당분간 권위주의세력이 권력을 잡는 것은 '시대정신'에 반하는 것"이라며 "대한민국에서 상명하복이 가장 심한 검찰에서 평생 있었던 윤석열 대통령은 그 점을 잘 새겨봐야 한다"고 작심 쓴소리를 했다.
다음은 이 전 의원과의 일문일답.
- 근황이 궁금하다.
"주로 레거시미디어 뿐만 아니라, 뉴미디어 영역의 방송 활동을 폭넓게 하고 있다, 저술 활동과 강의 등을 중심으로 정국에 대한 견해와 제 소신을 표명하고 있다. 지난 총선 이후 자신을 돌아보면서 제가 부족한 분야인 통일·외교·안보 분야의 정책학 박사과정도 밟고 있는데, 이제 거의 끝나간다. 올해는 박사 논문을 써야 하는데, 총선 등 바빠질 것 같아서 걱정이다."
![[단독] 이언주, ‘이선균 죽음’ 애도 표하며 “‘상명하복’ 권위주의가 나라 망쳐”](http://contents.dt.co.kr/images/202401/2024010802109919079001[2].jpg "[단독] 이언주, ‘이선균 죽음’ 애도 표하며 “‘상명하복’ 권위주의가 나라 망쳐”")
"최근 제 생각을 담은 '한국 정치에 봄은 오는가?'라는 책을 펴냈다. 검찰 등 신권위주의 정권의 문제와 민주주의, 망국적 진영병, 포퓰리즘 및 관치경제, 저출산과 노후 빈곤 문제를 포함해 보수세력의 생명경시 풍조 등 대내외적으로 전환기적 위기에 직면한 대한민국의 현 상황을 진단하고, 이를 극복하기 위한 새로운 질서 구축의 필요성을 주장하고 있다. 그동안 윤석열 정권에 대해서 정권 초기부터 줄곧 비판해 왔지만, 그 근저에는 나름의 제 철학이 깔려 있는 것이다. 그보다 더 중요한 건 대안 아니겠나. 그러니까 현 정권에 대한 비판 근저에 깔린 제 철학과 이상, 단순한 반윤(反尹) 이상의 새로운 대한민국에 대한 생각을 정리했다. 오늘(8일)부터 순회 북 콘서트를 열 예정이다. 먼저 8일에는 오후 3시 부산 영도 아델라호텔 24층에서 진행할 계획이다. 9일에는 오후 3시 경남 창원 갤러리카페 아트G에서 개최한다. 마지막 10일에는 오후 5시 서울 여의도의 어펜딕스에서 연다. 아마 다음 주부터 온라인 판매가 먼저 시작될 것으로 보인다.
- 우리나라 정치가 양극단의 대립 현상을 보이고 있다.
"정치가 양극단화된다는 것은 정치를 상호 윈윈하는 창조적 작업이나, 조정을 통한 갈등의 해소가 아니라, 승패를 중심으로 한 게임으로 인식하는 경향이 강해졌기 때문이다. 그런 의미에서 적과 아군 같은 너무 이분법적 사고에 물든 사고를 경계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너는 누구 편이냐'가 아니라, '무엇이 옳은가', '무엇이 정의로운가'를 먼저 자문해야 한다. 편 가르기 현상은 온라인 소통이 강해지면서 팬덤정치가 만연한 탓도 있고, 정치권에 지나치게 이분법적 세계관을 가진 권력기관 출신들이 많이 들어왔기 때문이기도 하다. 아울러 제도적 원인들도 있는데, 일단 지나치게 권력이 한 곳에 집중된 것은 무조건 극단적 대립을 초래한다. 그걸 향해 모두가 극단적으로 싸우기 때문이다. 여러 세력이 분점하고 공존할 수 있는 권력 구조, 선거제도로의 정치개혁이 필수적이라고 생각한다. 우리나라의 경우, 분단국가로서 대통령제가 필요하다고 하더라도 지금의 제왕적 대통령제를 폐지하고, 대통령의 권한을 축소하고 수평적 견제 기능을 강화한 민주적 대통령제로 전환해야 한다. 더불어 국회도 외교·국방 등 국가적 아젠다를 초당파적 입장에서 논의가 가능한 상원제를 두어야 한다고 본다. 제가 책에서 주장한 '제7공화국'의 내용이다."
- 총선을 앞두고 이낙연 전 국무총리, 이준석 전 국민의힘 대표, 금태섭 전 국회의원 등 '제3지대' 파이가 넓어지고 있다.
"제 책에서도 강조했지만, 이언주가 추구하는 길은 '제3의 길'이다. 이는 제3의 공간을 의미하는 제3지대와는 다른 개념이다. 제가 생각하는 제3의길은 '가장 정의로운 길'이자 '최선의 길'이다. 단순히 양당을 제외한 제3의 공간에 다 모인다고 되는 게 아니라, 양당보다 더 정의롭고 더 나아야 성공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제3의 길이 어려운 것이이다. 물론, 양당이 제3의길로 혁신할 수도 있을 것이다. 현재로서는 윤석열 대통령 부정평가 층이 과반을 훌쩍 넘겨 대략 60~70% 존재한다. 이 중 민주당으로는 성에 차지 않는 무당층이 대상이다. 즉 반윤이지만 민주당보다 더 정의롭고 더 나은 세력을 기대하는 층 말이다. 그러니 그런 무당층은 '정치공학적 이합집산'만으로는 또다시 실망하고 말 것이다."
![[단독] 이언주, ‘이선균 죽음’ 애도 표하며 “‘상명하복’ 권위주의가 나라 망쳐”](http://contents.dt.co.kr/images/202401/2024010802109919079001[3].jpg "[단독] 이언주, ‘이선균 죽음’ 애도 표하며 “‘상명하복’ 권위주의가 나라 망쳐”")
"거대 양당이 모두 주류 중심으로 흘러가는 모양새다. 이렇게 권력이 집중되는 현상은 애초에 권력집중형 대통령제와 소선거구제가 가진 한계라고 본다. 대통령의 독선과 '권력 사유화'가 심해지면서, 야당이 어용이 아닌 한 대립은 심해질 수밖에 없다. 결국 극단적 대립 속에서는 리더를 중심으로 일사분란한 운영이 선호되게 된다. 단일대표제를 채택하게 되면서 계파 간 공존은 더욱 어려워진다. 압도적 지지를 받은 대표가 당권을 독점하는 구조라는 것이다. 물론 그럼에도 불구하고 통합적 리더십을 발휘하면 좋겠지만, 제 얘기는 구조적 문제를 놔두고 서로 '좋은 게 좋은 거다' 식의 타협은 어려울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그러다 보니 정권을 견제해야 하는 야당의 경우에는 정권의 독주가 심해지고 심판 정서가 강하면 강할수록 원심력을 발휘하는 비주류들은 대중적 지지를 받기 어려워져 악순환이 벌어지는 것이다. 저도 과거 민주당에서 비주류를 하면서 그런 문제의식이 있었지만 그런 문제는 결국 구조적이고 상대적인 한계를 갖고 있다는 걸 나중에 깨달았다. 게다가 국민들은 항상 권력자를 견제하길 원하고, 핍박받는 야당에 대한 옹호를 하는 경향이 있다. 그래서 항상 기득권이 강한 여당에서의 원심력이 기득권이 없는 야당의 원심력보다 클 수밖에 없는 것이다."
-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에 대한 평가는.
"일반적으로는 '불출마 선언'이 기득권을 내려놓는다고 봐서 혁신적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만, 때로는 출마하는 게 혁신에 기여하는 것일 수 있다. 게다가 출마 여부는 좀 더 시기가 무르익은 다음 여러 상황을 고민해서 혁신에 최선이라고 판단할 때 하는 게 더 좋았을 것이라고 본다. 한 가지 우려스러운 점은 정당들이 공천에서 자기 사람 심기의 일환으로 물갈이를 많이 내세우는데, 불출마 선언이 신(新) 윤핵관이나 검핵관 등을 심으려는 인위적 물갈이를 위한 포석이 아닌가 하는 점이다. 지금까지 때마다 공천 물갈이가 있었지만, 결과적으로 혁신은커녕 줄서기만 더 심해졌다. 새롭다고 다 좋은 것은 아니다. 정치는 고도의 전문직이라고 생각한다. 항상 혁신적 마인드를 유지하되, 고도의 정치력을 발휘할 수 있을 때 진짜 혁신이 이뤄질 수 있다. 지금까지 안철수, 윤석열 등등 새로운 사람의 등장에 우리는 환호했지만, 결과는 어땠나. 지나고 나서 보면 오히려 YS, DJ, 노무현 등 오랜 경험을 통해 정치의 혁신과제를 제대로 이해하고 실천 의지를 가진 사람들이야말로 변화를 가져오지 않았나."
-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운동권세력에 대해 신랄한 비판을 쏟아냈는데.
"문재인 정권 당시 운동권에 대한 비판은 저만큼 많이 한 정치인이 없을 것이다. 다만 그것은 운동권이 기득권화됐기 때문인 것이지, 그들의 민주화운동 자체를 폄훼하는 것은 잘못된 것이라고 생각한다. 더구나 문재인 정권 당시에는 운동권이 기득권이었지만, 지금은 국민들이 보기에 검찰세력이 더 큰 기득권이다. 따라서 새로운 시대의 새로운 패러다임으로의 전환을 주장하면서 운동권식 낡은 문화나 기득권을 비판하면 몰라도, 지금 시대에 맞지 않는 검경 등을 동원한 신권위주의적 통치, 캐비넷을 동원한 검찰식 공포정치를 밀어붙이면서 운동권을 비판한다는 건 내로남불일 뿐이다. 게다가 민주당 운동권을 보수 쪽으로 온 뉴라이트 운동권이 비판하는 것도 국민들에게 설득력이 약하다고 생각한다. 내 편은 괜찮고, 니 편은 안 된다는 것인가. 이젠 운동권이든 검찰이든 시대착오적 권위주의와 집단주의에서 모두 벗어날 때다."
- 또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지금은 국제질서나 경제 등 모든 대내외적 면에서 전환기적 위기다. 우리는 이미 선진국이 됐는데도 정치, 산업, 외교전략, 대북전략 등 모든 면에서 아직 87년 체제에 머물러 있다. 몸은 컸는데 작은 옷을 아직 입고 있는 격이다. 몸에 맞는 옷을 만들어 갈아입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전환기적 위기에 대응하는 새로운 질서를 정치, 경제, 외교 각 부문에서 구축해야 한다. 그렇지 못하면 우리는 한치도 앞으로 나갈 수 없다. 제가 강조하는 검찰시대의 종식, 즉 상명하복의 권위주의 시대의 종식도 같은 맥락이다. 이젠 갈등을 스스로 조정하고 완화할 수 있는 고도의 정치가 필요한 시대이고, 달라진 시대를 이해해야 한다."
권준영기자 kjykjy@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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