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은 15일 윤석열 대통령의 부인 김건희 여사가 도이치모터스 주식 투자로 모친과 함께 23억원 상당의 수익을 올렸다는 의혹에 대해 "문재인 정권에서 왜 수사를 하지 않았느냐"고 역공을 폈다. 더불어민주당 측은 "당시 검찰총장이 윤석열"이라고 반박했다.
한 비대위원장은 이날 서울 여의도의 한 식당에서 열린 3선 의원들과의 오찬이 끝난 뒤 취재진과 만나 이같이 말했다.
민주당 검찰독재정치탄압대책위원회는 이날 기자회견을 열고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수사와 관련한 검찰 의견서에 김 여사와 모친이 각각 13억9002만여원(실현차익 13억1148만여원, 미실현차익 7854만여원), 9억134만여원(실현차익 8억2387만여원, 미실현차익 7657만여원) 등 총 23억원 상당의 이익을 얻은 것으로 추정한 내용이 담긴 것을 근거로 일명 '김건희 특검'(대통령 배우자 김건희의 도이치모터스 주가주작 의혹 진상규명을 위한 특별검사 임명 등에 관한 법률안)을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한 비대위원장은 문제가 된 검찰 의견서에 대해 "옛날 문재인 정권에서 나온 문서"라며 "그 때는 왜 (수사를) 안했느냐"고 따졌다. 이어 "쌍특검법은 총선용 악법이라는 게 분명한 (국민의힘의) 입장이다. 국민들도 아실 것"이라고 기존 입장을 재확인했다. 쌍특검 거부를 바라보는 국민 여론이 좋지 않다는 지적에는 "민심이 어떤 것이고 정확히 어떤지 제가 평가할 문제는 아니다"며 "국민께 우리가 더 좋은 정치를 하겠다는 점을 잘·절실히 설명하겠다"고 말했다.
한 비대위원장은 또 대통령 가족을 감찰할 특별감찰관 임명과 김 여사를 관리할 제2부속실 설치에 이어 추가 조치가 필요하다는 일각의 의견에 대해서는 "우리는 여러 번 말했지만 다양한 의견이 가능한 곳이다. 다양한 의견을 잘 듣겠다"고 답했다.
그러나 민주당 측은 "대통령실과 여당, 그리고 보수언론은 '김건희 특검법'과 관련해 문재인 정부 시절 1년 7개월 동안 수사하고도 기소하지 못했기 때문에 다시 조사할 필요가 없다는 황당한 주장으로 여론몰이를 하고 있다"며 "하지만 당시 검찰총장은 윤 대통령이었다"고 비판했다.
박용진 민주당 의원도 이날 페이스북에 "특검을 피할 별의별 핑계를 다 댄다"고 한 비대위원장을 직격했다.
박 의원은 "왜 한 비대위원장은 김 여사 앞에만 서면 유독 작아지느냐"며 "그 문서가 문재인 정권 당시 검찰의 제출문서라 불공정하고 믿을 수 없다면, 더더욱 이제라도 공정한 수사를 위해 특검이 필요한 것 아니냐"고 특검 수용을 촉구했다. 김미경기자 the13ook@dt.co.kr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15일 국회에서 열린 국민인재 영입 환영식에서 환영사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