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성 대장'으로 불리는 부산의 원로 정치인 김무성(73) 전 새누리당(국민의힘 전신) 대표가 제22대 총선에 7선(選) 도전장을 낸다. 마지막으로 20대 국회의원을 지낸 부산 중·영도구에 출마한다고 공식 선언했다.
김무성 전 대표는 15일 부산광역시의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오랜 번민 끝에 22대 총선에 부산 중·영도구 선거구에 출마하기로 결심했다"며 "타락한 정치와 국회를 바로잡아 합의민주주의 숙의민주주의로 복원시켜야 한다는 공적인 사명감으로 출마를 결심하게 됐다"고 밝혔다.
김 전 대표는 "작금의 한국정치의 모습은 정치가 진영의 벽을 너무 높이 쌓아올려 양 진영 간의 극한 대립이 우리 사회를 정신적 분단상태로 만들었다"며 "보수우파, 진보좌파 모두 기득권 세력화돼버렸다. 그 여파로 (여야) 정당은 극렬지지자에 둘러싸였다"고 주장했다.
이어 "극단적인 포퓰리즘과 팬덤정치에 휘둘리고 있다"며 "국가 미래비전에 대한 논의가 활발해야 할 국회에서 저급한 막말 싸움만 일삼아 국회와 정치의 품격이 바닥으로 추락했다. 우리 사회에서 가장 민주적이어야 할 정치권이 비민주적으로 퇴보"했다고 지적했다.
그는 "민주주의가 후퇴하고 정치와 국회의 품격이 타락해서 국민들께서 보시기에 정치와 국회가 나라를 망치는 만악의 근원으로 생각하시는 현실을 외면할 수 없었다"고 강조했다. 정치가 타락했다며 '합의민주주의와 숙의민주주의 복원'을 7선 도전의 명분으로 내세웠다.
김 전 대표는 앞서 김영삼 전 대통령이 민주화에 투신할 때 상도동계로 정치에 입문했다. 15대에서 18대 총선까지 부산 남구을에서 내리 4선을 했다. 이후 2013년 4·24 재·보궐 선거에서 남구 대신 영도에 출마해 당선됐고, 2016년 20대 총선 부산 중·영도에서 6선에 올랐다.
그러나 2016년말 새누리당 내에서 박근혜 대통령 탄핵을 주도한 뒤 굴곡이 가팔라졌다. 2017년 1월 비박(非박근혜)계 신당인 바른정당 창당 주역이 됐지만 그해 11월 자유한국당에 복당했다. 2018년 6월 홍준표 지도부의 지방선거 참패 직후엔 2020년 21대 총선 불출마를 선언했다.
한편 김 전 대표는 이날 '낙하산 공천'을 경계하는 문제제기도 했다. 그는 회견 직후 기자들을 만나 "나이 많다고 컷오프하는 건 받아들일 수 없다"며 "제 양심에 부당하다고 생각하면 거기에 저항할 수밖에 없는 것이고, 결국 분열된 공천은 자중지란(自中之亂)이 일어나게 돼 있다"고 경고했다.
김 전 대표는 무소속 출마 가능성도 배제하지 않으면서 "부당한 공천이 있으면 거기에 저항하지 않으면 공인될 자격이 없는 것 아니냐"며 "민주적 상향식 시스템으로 (공천)해야지 특정인 찍어서 낙하산 해선 안된다, 그러면 지게 된다는 것을 과거에 경험해 (현 지도부에) 주의시키고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당대표 할때 저한테 도전한 사람들과 다 경선해서 공천받았다"며 "외람되지만 윤 대통령과 한동훈 비대위원장이 정치경험이 부족할 뿐만아니라 선거 경험이 없는 분들이다. 제가 자꾸 이런 이야기를 해서 '주의를 환기'하기 위한 목적도 있다고 말씀드린다"고 덧붙였다.
한기호기자 hkh89@dt.co.kr
지난 2018년 6선 국회의원 시절의 김무성 전 새누리당(국민의힘 전신) 대표최고위원.<김무성 전 국회의원 페이스북 사진>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