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요 해상무역로인 홍해를 둘러싼 군사적 긴장이 고조되면서 이곳을 지나는 선박들의 전쟁위험 관련 보험료가 몇주 만에 10배로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블룸버그통신은 16일(현지시간) 보험사들이 현재 홍해를 지나는 선박들에 대해 선박 가액의 0.75~1.0% 상당의 전쟁위험 보험료를 부과하고 있다고 밝혔다. 불과 몇 주 전만 해도 10분의 1 수준이었다.
1억달러(약 1343억원)짜리 선박에 대해 1% 전쟁위험 보험료를 부과할 경우 홍해를 지나는 데 보험료로만 100만달러(약 13억4000만원)가 든다는 의미다. 런던 보험시장에서는 예멘 후티의 최근 공격이 있기 전에도 홍해 남부를 고위험 지역으로 분류하고 선박들이 언제 해당 수역을 통과할지 고지하고 추가 보험료를 내도록 했지만 통상 1~2억원 수준에서 이제는 10억원이 넘게 드는 것이다.
후티는 이스라엘과 전쟁 중인 하마스를 지원한다는 명분으로 지난해 11월부터 홍해를 지나는 선박들을 공격하고 있다. 이에 미국과 영국이 지난 12~13일 예멘의 후티 근거지에 대대적인 공습을 가하자 후티는 전방위 보복을 경고하고 공격을 강화하는 양상이다.
로이터통신도 소식통을 인용해 지난주까지만 해도 전쟁 관련 위험 프리미엄이 선박 가액의 0.7%였지만 현재 1%가량으로 올랐고 상승세가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이달 초까지만 해도 통상 일주일이었던 보험 적용 기간도 '24시간'과 같은 식으로 짧아지고 있다.
이 때문에 선주와 용선업체 측은 보험료와 인상된 수에즈운하 통과 수수료 등을 부담하고 홍해를 이용할지, 아니면 아프리카 희망봉 항로로 우회할지를 두고 고민에 빠진 상태다. 희망봉으로 우회할 경우 비용을 더 절감할 수 있기 때문이다.
해운 물류 지장으로 일부 업체가 항공 운송을 택하게 되면 항공 화물 운송 운임이 급등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최악의 경우 세계적인 물류 혼란이 가중될 것이란 전망까지 나온다. 박한나기자 park27@dt.co.kr
지난 11일(현지시간) 예멘 사나에서 군사 훈련을 마친 후티 반군 병사들이 경계를 서고 있다. 연합뉴스 제공.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