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정거래위원회가 온라인 쇼핑 플랫폼에서의 부정행위 단속에 나섰다. 네이버에는 입점 사업자의 검색 알고리즘 조작 행위에 대해 자정 조치를 당부하고 중국 업체인 알리익스프레스에 대해서도 '짝퉁 차단'을 주문했다.
21일 업계에 따르면, 공정위는 최근 네이버측과 만나 일부 업체의 검색결과 노출 조작에 대한 협조를 요청했다. 온라인 유통 사업자가 이용자가 자주 입력하는 특정 키워드에 대해 자기 제품을 상위에 노출하기 위해 행하는 조작행위를 자체적으로 단속해달라는 의견을 전달한 것이다.
공정위 관계자는 "알고리즘의 빈틈을 파고든 조작 행위로 실제 소비자 선호와 다른 결과가 나오게 되면 부적절한 유인 효과가 발생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네이버와 같은 플랫폼에서 '상위노출 작업'은 공공연한 관행이다. 플랫폼은 알고리즘을 계속 바꿔 이같은 부정행위를 차단하려 하지만, 대행업체 등은 검색엔진의 틈새를 찾아내는 '창과 방패의 대결'이 계속돼 왔다. 공정위의 이번 요청은 최근 온라인 쇼핑의 거래액이 월 20조원을 돌파하는 등 확대되는 상황에서 소비자 피해를 예방하기 위한 것이다.
최근 직구 붐이 부는 중국 온라인 쇼핑 플랫폼 '알리익스프레스'에는 한국 소비자에게 가품이 노출되지 않도록 차단할 것을 요청했다. 국내·외 유명 브랜드 상품을 그대로 본뜬 상품이 버젓이 판매돼 지적재산권 침해 소지가 다분하다는 것이다. 알리 측도 이를 받아들여 최근 7만개 이상의 가품의 노출을 차단한 것으로 전해졌다.
앞서 공정위는 지난달 쿠팡의 PB 상품 노출 순위 조작 행위에 대한 심사보고서를 발송했다. 직원들이 PB 상품에 리뷰를 다는 방식으로 소비자에게 상품 노출도를 높였다는 것이다. 이 사건은 2022년 참여연대가 "PB 후기에 임직원 구매평이 달리는 것은 부당하다"고 신고해 조사가 이뤄졌다.
이를 두고 '시중 마트로 치면 공정위가 매대 진열까지 단속하는 셈'이라는 비판도 나왔지만, 공정위는 "온라인 플랫폼과 오프라인 유통의 차이점을 고려해야 한다"고 반박한다. 온라인 플랫폼은 그 특성상 오프라인보다 훨씬 많은 입점업체가 영업 활동을 하는 공간이고, 상품 탐색에서 검색에 대한 의존도가 큰 만큼 조작의 폐해도 더 심각하다는 취지다.
공정위 관계자는 "온라인 플랫폼의 PB 상품 진열 자체를 제한하려고 한 적은 없다"며 "경쟁사업자에 비해 부당하게 유리하게 취급하는 자사우대 행위를 막아 소비자 후생을 보장하겠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우리나라 뿐만 아니라 유럽에서도 구글이나 아마존의 자사우대 행위에 대해 단속한 사례가 있다"고 말했다.최상현기자 hyun@dt.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