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S, 클라우드로 '시총 3조달러'
대규모 투자로 오픈AI모델 독점
점유율 1위 아마존, 격차 위기에
그래비톤4 등 AI 칩 2종 선보여
대규모 투자로 오픈AI모델 독점
점유율 1위 아마존, 격차 위기에
그래비톤4 등 AI 칩 2종 선보여
최근 글로벌 CSP(클라우드 서비스 제공사)들이 잇따라 지난해 4분기 실적을 발표했다. 가장 눈에 띄는 곳은 애플을 제치고 왕좌를 탈환하면서 시가총액 3조달러까지 돌파한 MS(마이크로소프트)다. 분기 매출 620억2000만달러, 주당순이익 2.93달러로 모두 LSEG(옛 레피니티브)가 집계한 월가 전망치를 상회했다.
MS의 가파른 상승세는 클라우드 사업이 견인하고 있다. 이 회사는 앞서 챗GPT 개발사 오픈AI에 대한 대규모 투자로 49%가량 지분을 확보, 클라우드 상에서 오픈AI의 AI모델을 '애저 오픈AI 서비스' 등을 통해 독점적으로 공급할 수 있는 권리를 갖고 있다.
퍼블릭 클라우드 '애저'와 서버 제품군 등이 포함된 MS의 인텔리전트클라우드 사업부문 매출은 4분기에 전년 동기보다 20% 증가했고, 이 중 '애저'의 성장 폭은 30%에 달했다. '애저'뿐 아니라 오피스365와 링크드인 등 클라우드 관련 서비스 전반을 대상으로 집계하는 'MS 클라우드' 사업 매출 기준으로 살펴봐도 1분기 285억달러, 2분기 303억달러, 3분기 318억달러, 4분기 337억달러로 지난해 내내 성장세가 이어졌다.
구글의 모회사도 알파벳도 같은 날 실적을 발표, 마찬가지로 클라우드 사업의 성장세가 호성적으로 이어졌다. 4분기 매출은 863억1000만달러로 월가 전망치를 웃돌았고, 특히 구글 클라우드 부문 매출이 전년 동기보다 26% 성장해 92억달러까지 올라갔다. 적자였던 구글 클라우드의 영업이익도 지난해 내내 흑자를 유지했다. 다만 구글의 밥줄인 광고 매출은 전망치를 다소 밑도는 652억2000만달러에 그쳤다.
구글 클라우드는 갈 길이 바쁜 만큼 현재 글로벌 하이퍼스케일러(대형 클라우드 서비스 사업자) 가운데 가장 빠르게 사업을 확장하는 추세다. MS-오픈AI와 선두경쟁을 벌이고 있는 AI 기술에 대해 '알파고' 때부터 선도해왔음을 강조하는 한편, 이를 클라우드 시장에서 역전의 키로 보고 사활을 거는 모습이다. 지난해 말 멀티모달 LLM(대규모언어모델) '제미나이'를 발표한 데 이어 최근에는 '바드' 챗봇에 이미지 생성 기능을 추가하고 새로운 영상 생성 모델을 공개하는 등 바쁜 행보를 보인다.
아마존 영업이익에서 절반 이상의 비중을 차지하는 AWS(아마존웹서비스)도 지난해 4분기에 전년 동기 대비 13% 증가한 242억달러를 기록, 월가 전망치에 부합하는 성과를 냈다. 시장조사기관 시너지리서치그룹 조사에 따르면 글로벌 클라우드 시장에서 AWS의 점유율은 지난해 4분기 기준 31%로 여전히 MS(24%)와 구글(11%)을 앞서고 있지만 그 격차가 조금씩 줄어드는 추세다. MS와 구글이 생성형AI 열풍을 타고 추격해오는 모양새다.
AWS는 이들보다 한발 늦게 생성형AI 관련 대응에 나선 것으로 평가되지만, 기업용 특화 서비스와 고객 선택권 제공에 초점을 맞춘 게 4분기 실적에는 긍정적인 영향을 끼친 것으로 풀이된다. 지난해 말 개최한 연례 기술 컨퍼런스 'AWS 리인벤트 2023'을 통해 자체 개발 AI모델들을 포함해 '아마존 베드록' 플랫폼 저변을 확대했을 뿐 아니라 생성형AI 어시스턴트 '아마존Q'를 AWS의 광범위한 서비스 곳곳에 심는다고 발표했다. AWS에 데이터를 올리고 서비스를 이용하는 고객들이 그대로 AI도 활용할 수 있도록 수성에 나서고 있다.
아직 AI모델 기업과 AI서비스 기업들은 이렇다 할 수익을 못 올리고 있지만, 학습 쓰이는 GPU(그래픽처리장치)를 공급하는 엔비디아와 함께 클라우드 기업들도 인프라 기업으로서 수혜를 입고 있다. 그래서 AI모델과 함께 이들이 주목하는 투자처 중 하나가 AI반도체다.
일찍이 TPU(텐서처리장치)를 자체 개발해 활용해온 구글이 최근 클라우드 인프라 경쟁력에도 이를 앞세우는 것은 물론이고, 수년째 자체 칩을 선보여온 AWS에 이어 MS까지 이런 도전에 뛰어들었다. MS는 지난해 11월 연례 기술 컨퍼런스 'MS 이그나이트 2023'을 통해 AI가속기 'MS 애저 마이아'와 CPU(중앙처리장치) 'MS 애저 코발트'를 공개했다. MS가 자체 개발해 처음 선보인 칩 시리즈다.
'마이아 100'는 TSMC의 5나노미터 공정 기반으로 1050억개의 트랜지스터가 집적된 AI반도체다. LLM을 비롯한 AI모델 학습·추론에 최적화하기 위해 개발·테스트 과정에서 오픈AI와 협력했다. 클라우드 네이티브 칩을 표방하는 '코발트 100'은 AWS '그래비톤' 칩과 같이 암(Arm) 아키텍처 기반으로 전력 등 클라우드 인프라 효율성을 높이기 위해 설계된 64비트 128코어 CPU다. '마이아'와 '코발트' 모두 올해 애저 데이터센터에 적용 예정이다.
그러자 AWS도 '리인벤트'에서 "이미 수년 전부터 개발해 실제 서비스까지 제공하고 있다"는 점을 강조하며 자체 개발한 신규 칩 2종을 선보였다. 암 기반 CPU '그래비톤4'는 지난해 발표된 전 세대에 비해 최대 30% 빠르며 DB(데이터베이스) 앱은 40%, 자바 앱의 경우 45%까지 성능이 향상됐다. 50% 더 많은 코어, 75% 더 많은 메모리 대역폭을 지닌다.
AWS는 AI학습용으로 쓰이는 '트레이니움'도 신규 칩을 내놨다. '트레이니움2'는 1세대 트레이니움 칩에 비해 최대 4배 빠른 학습 성능과 3배 더 많은 메모리 용량을 제공하는 동시에 에너지 효율도 최대 2배까지 개선할 수 있도록 설계됐다. 오픈AI의 대항마로 꼽히는 앤트로픽과 함께 최적화를 진행했다. 추론용으로 쓰이는 '인퍼런시아'의 경우 한 해 전에 2세대를 선보인 바 있다.
이런 행보에는 궁극적으로 엔비디아 의존도를 낮추려는 목적이 포함되겠지만, 현재로선 GPU 자체 성능뿐 아니라 쿠다(CUDA) SW(소프트웨어) 개발 생태계에 대한 종속성 때문에도 쉽지 않은 것을 이들도 인지하고 있다. 우선은 이런 옵션을 제공함으로써 클라우드 서비스 상에서 효율성을 높이고 선택권을 넓히면서 경쟁력을 높이려는 포석으로 풀이된다.
마찬가지로 최근에는 샘 올트먼 오픈AI CEO(최고경영자)가 대만 TSMC, UAE(아랍에미리트) AI기업 G42 등과 접촉한 데 이어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를 만나러 한국을 찾았고, 곧 인텔과도 논의할 것으로 알려졌다. 오픈소스 AI 진영을 주도하는 메타(옛 페이스북) 또한 자체 개발한 새로운 AI칩을 올해 자사 데이터센터에 탑재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팽동현기자 dhp@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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