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인공지능)와 디지털 기술을 공공의료에 과감히 활용해 의료 수준을 높이기 위해 보건복지부 등 주요 부처와 합심하겠다."
박윤규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제2차관은 7일 서울 중구 대한상공회의소에서 '의료·심리상담 분야'를 주제로 가진 AI 일상화 간담회에서 이같이 말했다.
의료와 심리상담에 AI를 적용하면 의료서비스 혁신이 가능할 것으로 기대된다. AI는 현재 의학 추론, 상담·검색, 문서 작성·분석 등에 활용되고 있다. 지난 1월 열린 CES2024에서도 디지털 헬스케어와 AI를 결합한 다양한 모델들이 공개돼 관심을 모았다.
이날 간담회에서 유한주 네이버클라우드 디지털헬스케어 랩리더는 언어모델을 중심으로 의료분야 AI 발전 현황을 설명하면서 이미 챗GPT는 2022년에 의사 자격고시에서 높은 점수를 받는 수준이었다고 밝혔다.
유 리더는 "80점을 넘기면 고득점자로 평가받는데 GPT-4와 구글의 메드팜2 모델은 80~90점대를 기록하고 있으며 오픈소스 기반 모델들은 60~70점대를 기록하고 있다"며 "모델과 데이터 크기, 학습 시간이 증가할 수록 선형적으로 답변 퀄리티가 높아지는데 이 3개를 모두 높일 수 없다면 다양한 데이터를 학습시키는 것이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그는 "답변 퀄리티를 평가하면 의사 답변보다 챗GPT의 답변이 자세하고 긴 상담을 해줘 더 만족스러운 것으로 나타난다"며 "AI의 답변을 의사가 정정하는 것이 가장 최적이며 AI가 업무 프로세스 혁신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김한민 서울대 교수는 "환자들은 진료를 받을 때 풍부한 정보 습득과 공감을 원한다"면서 "환자들은 물어보고 싶은 게 많고 언제든 궁금증을 해결하고 싶은데 짧은 진료 시간 때문에 한계가 있다면 AI가 해소해줄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간담회에서 전문가들은 AI가 의사와 환자 간 중간다리 역할을 하면서 올바른 정보를 전달하고 의사의 업무 효율성을 높여주는 도구 역할을 할 것이라는 데 의견을 같이했다.
김 교수는 "특히 소아과에 문제가 많은데 AI가 많은 도움이 될 것으로 보인다. 소아과의 적용 사례를 보고 다른 진료과로도 빠르게 확산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의료 분야도 AI를 쓸 줄 아느냐가 경쟁력을 좌우하면서 젊은 의사들을 중심으로 배우고 써보는 경우가 늘고 있다.
이영호 가천대 교수는 "젊은 의사들은 진료 결과 자료를 GPT에 넣고 리뷰해 보고 AI 학습모임에도 적극적으로 참여한다"면서도 "의대에도 의료정보나 데이터사이언스 과목 수업이 개설돼 있지만 수업을 듣는 학생은 아직 많지 않다"고 말했다.
박윤규 차관은 "2년전부터 미래 의사들이 학생때부터 AI를 접할 수 있는 교과과정을 개발하는 사업을 하고 있다. 의료의 질 향상에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면서 "학생들이 AI를 잘 받아들이도록 시간을 가지고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고 밝혔다.
다만 의료는 생명과 직결되는 만큼 AI의 고질병인 할루시네이션(환각) 현상을 주의해야 한다고 지적도 나왔다. 유한주 리더는 "환각 현상은 학습 데이터와 모순된 정답을 내는 것과 엉뚱한 답을 내는 두 가지로 나뉜다"며 "학습 과정의 문제와 함께 구조적인 모델 문제도 있는 만큼 이를 최소화하기 위한 기술 개발 노력이 이뤄져야 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김영욱기자 wook95@dt.co.kr
초거대 언어모델의 지표. GPT4와 구글의 메드팜2 모델이 80점을 넘겼다. 네이버클라우드 제공
챗GPT의 답변이 의사 답변보다 만족도가 높다. 네이버클라우드 제공
박윤규 과기정통부 2차관(왼쪽 여섯번째)과 관계자들이 7일 서울 중구 대한상공회의소에서 '의료·심리상담 분야'를 주제로 가진 AI 일상화 간담회를 가진 후 사진을 찍고 있다. 과기정통부 제공
박윤규 과기정통부 제2차관이 7일 서울 상공회의소 소회의실에서 열린 AI 일상화 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과기정통부 제공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