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판부 "범행 인정하거나 반성 태도 보이지 않아"
서울고법 형사13부(김우수 김진하 이인수 부장판사)는 8일 업무방해·청탁금지법 위반, 직권남용 권리행사방해 등 혐의로 기소된 조 전 장관에게 징역 2년의 실형을 선고했다.
재판부는 "조 전 장관은 원심과 이 법원에서 자신 범행을 인정하거나 잘못을 반성하는 태도를 보이지 않고 있다"며 이같이 선고했다.
다만, 재판부는 증거인멸과 도주 우려가 있다고 보기 어렵고 방어권 보장을 위해 1심처럼 조 전 장관을 법정구속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재판부는 조 전 장관의 혐의 전부에 대해 1심과 같은 판단을 했다.
아들·딸 입시비리 혐의 대부분과 노환중(65) 전 부산의료원장으로부터 딸 장학금 600만원에 대한 청탁금지법 위반을 유죄로 인정했다. 이 장학금은 역시 뇌물로 인정되지 않았다. 재판부는 또 유재수 전 부산시 경제부시장에 대한 청와대 특별감찰반의 감찰을 무마한 혐의도 유죄로 판단했다.
조 전 장관과 함께 재판에 넘겨진 배우자 정경심 전 동양대 교수는 항소심에서는 감형 받아 징역형 집행유예가 선고됐다. 1심에서는 실형이 선고된 바 있다.
재판부는 △정 전 교수가 일부 사실과 다른 내용의 문서를 제출한 것을 후회하고 반성하고 있는 점 △업무방해 결과로 아들인 조원이 취득하게 된 연세대학교 대학원 석사학위를 포기하겠다고 밝힌 점 등을 새로 고려할 유리한 요소로 판단했다. 재판부는 1심 판결에 대해 "너무 무거워서 부당하다고 판단된다"며 파기하고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다.
조 전 장관은 "두려운 마음으로 새로운 길을 가려고 한다"며 "대법에 최종판단을 구하겠다"고 상고 의사를 밝혔다.
조 전 장관은 입장문에서 "5년 전 법무부 장관 후보자로 지명받았을 때보다 더 큰 책임감을 느낀다. 오직 그 책임감과 의무감으로, 새로운 길을 만들어 가겠다"며 "윤석열 정권의 일방적인 폭주와 무능, 무책임을 바로 잡는데 제 모든 힘을 보태는 것으로 국민들께 끝없는 사과를 하려 한다"고 했다.
아울러 "'검찰독재 시대', 우리가 살아가는 2024년 오늘을 많은 사람들이 부르는 말이다. 군부 독재가 물러간 그 자리를, 한 줌 검찰 집단이 다시 총성 없는 쿠데타로 장악하고 온갖 전횡을 휘두르고 있다"며 "검찰 독재 정권은 국민이 부여한 수사권을 가지고 자기 마음에 안 드는 모든 이들을 괴롭히는데 쓰고 있다. 야당 대표도, 여야 국회의원도, 언론사도, 전직 대통령 주변도, 상상을 뛰어넘는 폭력적인 수사와 불법적인 겁박으로 고통받고 있다"고 비판했다. 또 "내 편은 모든 걸 눈 감아주고, 상대편은 없는 잘못도 만들어내는 것이 검찰 독재 정권의 민낯"이라며 "여전히 본인이 검찰총장인 줄 아는 대통령이 정적들을 괴롭히는 데만 골몰하는 사이 국민은 외환위기보다, 코로나 팬데믹 때보다도 먹고 살기가 힘들다고 매일 한숨"이라고 지적했다.
조 전 장관은 "오는 4월 10일은 민주주의 퇴행과 대한민국의 후진국화를 막는 시작이 돼야 한다"며 "저의 작은 힘도 이제 그 길에 보태려 한다. 제가 무엇이 되려 하지 않고, 오직 국민만 보고, 국민의 목소리만 듣고, 국민이 가라 하시는 길로 가겠다"고 했다. 김미경기자 the13ook@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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