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직거래 3만9991건 이뤄져
중개수수료 절약·간편정보 확인
사기 피해 등 위험 요소는 존재
중고 거래 플랫폼 '당근'을 열어보면, 육아용품과 옷가지들, 그릇, 가전제품, 한정판 운동화 같은 잡다한 중고품들이 새 주인을 찾고 있다. 손때 묻은 물건들 사이에 놀랍게도 수십억원대 강남 아파트가 섞여 있다.
지역 거래를 기반으로 하는 당근은 지난해 부동산 직거래 서비스를 시작했다. 빌라, 오피스텔, 아파트, 상가의 전월세와 매매 물건들이 당근의 부동산 카테고리에 자리잡았다.
당근 외에도 네이버 카페나 '집판다' '파직카'를 비롯한 직거래 애플리케이션 등이 발달하면서 중개사를 끼지 않는 부동산 직거래는 10건 중 1 건꼴로 이뤄진다.
14일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지난해 전국에서 이뤄진 아파트 매매 건수 37만3485건 중 직거래는 3만9991건(10.7%)이었다. 직전년인 2022년 직거래 비율은 15%가 넘는다.
과거 부동산 직거래는 보통 가족과 친인척 등 특수관계자 간에 주로 나타났다. 세금을 회피하거나 가격 상승 전 증여를 하기 위해 수단으로 시세보다 현저하게 낮은 가격 또는 높은 가격으로 부동산을 직거래했다. 국토부와 국세청 등에서도 이러한 편법 증여를 적발하기 위해 부동산 직거래 상황을 주기적으로 살펴보고 있다.
하지만 최근에는 일반적인 거래도 직거래를 선호하는 경향이 나타났다. 중개수수료를 아낄 수 있어서다. 서울시에서 매매가가 15억원 이상인 부동산의 중개수수료율은 0.7%로, 15억원 아파트를 직거래할 경우 1100만원이 넘는 수수료(거래 금액의 최대 0.7%+부가가치세 10%)를 아낄 수 있다.
또 직거래의 경우 간편하게 정보를 확인할 수 있다. 해당 부동산에 직접 방문하거나 소유주와 만나지 않고도 사진과 동영상을 통해 여러 개의 매물들을 비교해 볼 수 있다. 집주인은 매수인을 여러 플랫폼을 통해 찾을 수 있어서 좋고 매수자는 집주인과 직접 대화할 수 있어 흥정도 가능하고 거래진행도 빠르다.
당근 측은 "당근의 부동산 직거래 서비스는 개인만 글 작성이 가능하고, 공인중개사 글이나 신축 분양 글, 매물 영업 등도 제한된다"면서 "사용자 보호를 위해 다양한 사기 사례를 분석하고 신속하게 대응하고 있지만, 거래·계약할 경우 등기사항증명서(등기부등본)를 발급하는 등 확인 작업을 거쳐야 하고 계약서는 표준 계약서로 작성하는 것이 좋다. 보증금은 가급적 임대인 명의 계좌로 직접 송금할 것을 권한다"고 전했다.
실제로 직거래의 경우, 사기 피해 등 위험 요소가 존재한다. 계약 상대방이 등기부상의 실제 소유주가 맞는지 소유권, 가압류 여부, 근저당권 설정 채권액 등을 확인하는 등 각별히 주의해야 한다. 매매의 경우 법적 분쟁이 발생할 경우 민사소송을 통해 해결해야 한다.
한국공인중개사협회 관계자는 "공인중개사는 단순히 매물 정보만 전달하는 사람이 아니라 각종 권리 관계와 실제 매물의 문제점을 사전에 발견해 내고 이를 해소하는 것도 중개사의 책무다"면서 "시세를 정확히 파악해 적당한 가격에 거래되도록 돕는 것도 중개사의 역할이다. 직거래를 위해서는 챙겨야할 것이 많고 시간도 많이 소요된다"고 전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