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명 소셜미디어(SNS)에 갓난 미숙아를 하늘나라로 보낸 한 엄마의 사연이 올라와 눈물샘을 자극하고 있다.
15일 직장인들의 앱인 '블라인드'에는 '0000'이란 닉네임의 A 씨가 쓴 '우리 아가 하늘나라로 소풍 보내줬다'라는 제목의 글이 게시됐다.
A씨는 "26주에 910g으로 태어난 우리 아가 태어나고 2주만에 보내줬어"라고 글을 시작했다.
이어 갓난 아이를 떠나보내는 순간 순간의 감정을 슬픔과 눈물을 담아 절절히 적어내려갔다.
"그 가녀린 팔다리에 주사바늘 꽂고 마지막까지 힘들어하면서 갔어. 젖 한번 못 물리고 마지막에 겨우 숨 붙어있을 때 한번 안아주고 보냈어. 영안실에서 마지막으로 얼굴 쓰다듬는데 온몸이 차갑게 식어있는데 자고있는 거 마냥 편하게 보였어. "
A씨는 "손 끝에 느껴지는 그 차가움을 아직도 잊을 수 없다"며 아이의 죽음을 촉감으로 느끼는 그 순간의 섬뜩함도 감추지 않았다. 이어 "화장터에서 함 넘겨주는데 진짜 억장이 무너지는 것 같더라. 그 뜨거운 불구덩이에 나도 같이 들어가고 싶을 정도 였다"라고 극한 모성애를 보여줬다.
A 씨에게는 아이의 죽음이 두번째 슬품이었다. 유산을 한 경험이 있었기 때문이다.
그는 "한번의 유산을 겪고 다시 찾아와 줬는데 내 자궁이 약해서 아가를 보내줘서 너무 마음이 아프다"라며 스스로를 질책했다.
이어 "몸도 마음도 엉망진창이고 하루하루가 넘 힘들다. 왜 나한테 이런 일이 생긴건지 신이 원망스럽고"라고 한을 토해냈다.
'울 아가 진짜 너무 보고 싶다'. A씨는 이 마지막 한마디와 함께 갓난 아이를 마음 속에 묻었다.
절절함을 담은 A씨의 글에는 동병상린의 마음을 담은 '동료 엄마'들의 위로 댓글이 이어졌다.
'나도 아기 엄마라 글만 읽어도 가슴이 찢어질 것처럼 아프다','나도 한번의 유산을 경험해서 지금 이 시간이 무척 힘들다는 것 잘안다. 이 때 엄마가 잘 먹고 잘 자야 회복되요', '님 탓 아니에요. 천사를 하늘나라에서 너무 일찍 데려 같네요' '아이가 엄마 품에 있는 동안 행복하고 따뜻하고 감사했을 겁니다. 와줘서 감사했다고 편지라도 적어주세요' 등등….
희망을 잃지 말고 꼭 새 생명을 맞이라는 격려의 글도 많았다.
'그렇게 일찍 간 아이들은 수호천하가 되니 생명에 두려움을 갖지 말고 계속 화이팅하자', '어머니는 강하다. 곧 천사가 찾아올 것이다', '그 작은 아기천사도 하늘에서 엄마 아빠 힘내라고 위로하고 있을 거야. 예쁜 아기가 금방 찾아와서 엄마 아빠 위로해 주길 바란다' 등등….
A 씨의 글을 동료로부터 전달 받고 코끝이 찡했다는 윤(36·여) 모씨. 그는 "각박한 2024년 대한민국, 그 곳에도 눈물을 먹고 희망의 꽃이 자라고 있었다"고 전했다.
김광태기자 ktkim@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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