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트업ㆍ혁신기업] 변환점 맞은 네트워크 시장… "클라우드 결합 최적 솔루션 제공할 것"

입력: 2024-02-15 07:05 김나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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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트워크 혁신 이끄는 LG CNS
이영미 클라우드네트워크사업담당 상무 인터뷰
설계부터 장애복구까지 전방위 네트워크 관리
해외서 문제발생시 단기간에 유연한 처리 가능
사업자 유형·니즈에 맞는 솔루션·컨설팅 제공

"30년 가까이 장애 처리를 하는데 24시간 스탠바이 상태였습니다. 네트워크 장비가 죽으면 엄청난 파장이 이어지거든요. 응급의학과의 의사처럼 위급한 상황에 나타나 도움을 주는 '해결사' 역할을 해야 합니다. 공장 생산라인이 멈춰 선 장애를 복구시킬 때는 '해당 제품이 제대로 생산돼서 최종 고객에게 제대로 전달되도록 해야 한다'는 각오로 했습니다."최근 서울 강서구 마곡 LG CNS 본사에서 만난 이영미 LG CNS 클라우드네트워크사업담당 상무는 "디지털 환경의 복잡성이 증대하면서 네트워크도 변환점을 맞아 고급 기술로 전환되고 있다"며 "'네트워크 현대화(Network Modernization)'로 클라우드·데이터 활용의 성공 방정식을 풀겠다"고 말했다.

이 상무는 1995년 LG CNS에 입사해 30년간 '네트워크 한 길'만 걸어왔다. 산업공학을 전공하면서 대학교 4학년 때 네트워크 노드를 설계하는 오퍼레이션 리서치 프로젝트에 합류하면서 네트워크의 매력에 빠졌다. 1년 전부터 그가 이끌고 있는 클라우드네트워크사업담당 조직은 설계부터 구축, 운영, 보안, 장애복구까지 네트워크 관리와 관련한 종합적인 서비스를 제공한다. 200여 명의 네트워크 전문가가 모여 사용자 관점에서 서비스 품질을 한눈에 확인하는 '풀 스택 옵저버빌리티'를 기치로 장애 발생 시 문제를 즉각 파악하고 복구한다. 그는 "기존 전문가 조직과 유사하지만, 엔지니어를 잘하는 사람들이 영업도 하는 구조라 이용자의 페인포인트(고충)를 꿰뚫고 클라우드 환경에 맞게 비즈니스를 최적화하는 데 강점이 있다"고 설명했다.

◇더 복잡해진 네트워크… 비용에서 투자로 관점 변화

네트워크는 공기나 물과 같이 우리 일상의 당연한 기반으로 여겨진다. 평소에는 중요성을 인지하기 어렵지만, 장애가 발생하면 순식간에 수천명, 수백~수천억원의 막대한 피해로 이어질 수 있다. 특히 코로나19 이후 급격하게 진행된 DX(디지털전환)의 영향으로 서비스형 애플리케이션(앱)과 데이터 활용이 급증한 결과 네트워크의 복잡성이 높아졌다. 이런 상황에서 예전에는 비용 관점으로 네트워크 인프라를 바라봤다면, 최근에는 선제적인 투자 관점으로 시각이 변했다.

특히 특정 지점과 지점을 연결하는 단순한 네트워크에 국한된 구조에서 벗어나, 하나의 기업이 자체 시스템(온프레미스)과 함께 AWS(아마존웹서비스), 마이크로소프트 애저 같은 복수의 클라우드를 사용하면서 인프라 관리도 갈수록 까다로워지고 있다. 스트리밍이나 화상회의 등 절대 끊기지 말아야 할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적재적소에 네트워크를 구성해주는 '조타수'의 중요성이 커지는 이유다.

◇각양각색 애플리케이션에 맞게 네트워크도 '최적화'

이 상무는 "해외 생산 시설을 구축할 때 데이터 분산·서비스·트래픽 등을 고려해 네트워크를 최적화하지 않고 저가의 회선 하나로 공장을 짓는 데 급급하면 '빈 깡통'이 될 확률이 높다"며 "네트워크 현대화는 고객사가 쓰는 앱 환경에 맞게 네트워크의 아키텍처를 설계하고 다양한 운영 툴과 솔루션을 통합·표준화해 최적의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LG CNS가 제공하는 네트워크 현대화의 주요 축은 △클라우드 네트워크 △데이터센터 네트워크 △네트워크 솔루션·컨설팅이다. LG CNS가 30년간 3000여개 사업장의 네트워크를 구축한 경험과 '클라우드 퍼스트' 전략을 통해 MSP(클라우드 관리 서비스 제공사) 사업을 펼치면서 쌓은 클라우드 역량을 결집했다. 그는 "과거 방식의 네트워크 인프라에 국한되지 않고 클라우드 자원을 적극적으로 활용해야 네트워크 현대화가 가능하다"며 "멀티 클라우드의 데이터 고속도로를 뚫어야 실질적으로 오펙스(운용비용)를 최소화하고 비즈니스를 혁신할 수 있다"고 말했다.

◇"전통 네트워크와 클라우드 인프라 유연한 조합 필수"

이 상무는 그간 쌓아온 LG CNS의 노하우가 국내·외를 가리지 않고 클라우드를 활용하고 있는 고객사들을 든든하게 뒷받침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베트남 공장에서 발생한 생산 차질 문제를 단시간에 해결한 것이 대표 사례다. 최근 고객사에서 서울 본사에 있는 클라우드 시스템과 베트남 공장 시스템 간 데이터 전송 오류로 목표 생산량을 달성하지 못하는 문제가 발생하자 LG CNS는 글로벌 CSP(클라우드 서비스 제공사)의 'WAN(원거리통신망)'을 활용해 공장 시스템을 즉시 정상화했다. 초기 설계 단계에서 발생한 데이터 경로 설정 오류도 발견해 근본적인 데이터 손실 문제도 해결했다.

이 상무는 "서비스 장애가 발생하면 네트워크에서 비롯됐는지 응용서비스 문제인지, 생산 설비가 원인인지 파악하는 것이 가장 까다롭다"며 "클라우드 네트워크 서비스를 제공하는 LG CNS는 엔지니어들이 축적된 경험과 노하우를 바탕으로 단기간에 문제를 파악해 솔루션을 제시한다. 해외에서 문제가 급작스럽게 발생해도 클라우드 사업자의 망을 활용해 기존 전용 회선에서 일어난 장애 처리를 유연하고 빠르게 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가령 이커머스 기업이 고객 데이터는 자체 구축형 시스템, 상품 데이터는 A클라우드, 재고 데이터는 B클라우드에 분산해 쇼핑몰을 운영한다면 LG CNS는 각각의 데이터를 유기적으로 연동해 쇼핑몰의 안정적 운영을 돕는다.

◇6개 대륙, 8개 지역 연결하는 글로벌 네트워크망 운영

데이터센터 네트워크는 20개 회선 사업자와 긴밀한 파트너십을 맺고 서비스한다. LG CNS는 국내를 포함해 미국, 유럽, 동남아시아 등 6개 대륙, 8개 지역에 글로벌 네트워크망을 운영하고 있다. 물리적으로 서로 다른 지역에 있는 데이터센터를 고속 전송망으로 연결, 초당 100GB 속도로 데이터를 전달한다. 이를 토대로 한국 본사와 해외 생산 현장 간에 대량의 데이터를 전송하는 서비스도 지원한다. 그는 "해외에 공장을 지으려는 고객사들이 주로 컨설팅을 요청한다"면서 "고객들과 긴밀한 협조 관계를 이어가면서 회선 공급, 네트워크 모니터링, 장애 처리 등을 집중 지원하고 있다"고 말했다.

'네트워크 솔루션·컨설팅'을 통해 사업자 유형과 니즈에 따라 최적의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도 강점이다. 자동으로 서버와 네트워크를 확장하는 '오토 스케일링'을 지원할 뿐 아니라 클라우드 종량제 형태 등 다양한 아키텍처도 지원한다. 이 상무는 "CVS(편의점)를 비롯한 유통 영역의 경우 대규모 구축 방식이 아니라 판매가 이뤄질 때만 지점과 본사간 결제 데이터가 전송되는 서비스를 제안하는 등 제조, 유통 등 각각의 산업 특성과 환경을 파악해 그에 맞는 응용 서비스를 제공한다"고 말했다.

클라우드 노하우를 활용해 DR(재해복구) 시스템 구축 비용도 절감할 수 있다. DR 시스템은 화재나 천재지변에 대비해 데이터베이스, 서버, 네트워크 등 IT 인프라를 이중화하는 것이다. 구축형의 경우 초기 비용이 수백억원까지 들지만 LG CNS는 클라우드 기반 구독형 'DRaaS(서비스형 재해복구)'를 제공해 초기 설비투자 없이 DR 시스템을 이용할 수 있도록 한다. 그는 "컨설팅을 통해 DR 시스템 구축 비용을 60% 가까이 절감한 사례도 있다"며 "서로 다른 클라우드에 IT 인프라를 동일하게 구축하는 이중화 작업을 통해 오류가 생겨도 IT인프라를 즉시 대체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 상무는 "해외에 공장을 짓거나 글로벌에서 사업을 펼치려는 국내 기업들이 네트워크 현대화를 통해 비즈니스를 혁신하고 중단 없이 빠르게 이룰 수 있도록 믿음직한 기술인프라 지원조직 역할을 이어가겠다"고 했다.

김나인기자 silkni@d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