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사 노동 시간을 줄여줘 '꿈의 가전'으로 불리는 일체형 세탁건조기(사진)가 국내에서 판매를 시작했다.
LG전자는 세탁부터 건조까지 한 번에 끝내는 LG 시그니처 세탁건조기 판매를 시작한다고 22일 밝혔다. 이날부터 전국 백화점과 베스트샵 99개 매장에서 제품을 순차적으로 진열하고 판매에 돌입한다. 출하가는 690만원이다.
LG 시그니처 세탁건조기는 드럼 세탁기와 인버터 히트펌프 방식의 건조기를 융합한 제품이다. 시작 버튼 하나로 세탁 후 세탁물을 꺼내지 않고 건조까지 마칠 수 있다.
연구개발에만 약 4년이라는 시간이 걸렸다. 세탁기와 건조기를 결합한 제품은 이전에도 있었지만 제품에 들어간 건조 기술이 전기를 사용해 100℃가량에서 옷감을 말리는 고온열풍 방식이다 보니 경쟁력이 떨어졌다. 전기료가 많이 드는 것은 물론 옷감이 상할 수 있다는 우려가 크고 건조 시간도 오래 걸려 국내 소비자들의 눈높이에 맞지 않았다.
LG전자는 인버터 히트펌프 방식의 건조기를 세탁기에 결합하는 것으로 답을 찾았다. 2016년 말 나온 인버터 히트펌프 방식의 건조 기술은 냉매를 순환시켜 발생한 열을 활용해 빨래가 머금고 있는 수분만 빨아들이는 저온 제습 방식으로 옷감보호에 유리하다.
여기에 모터의 속도를 조절해 상황에 따라 필요한 만큼만 작동하는 인버터 기술을 적용해 에너지 효율까지 높였다. 히터 방식의 건조와 비교하면 전기 사용량은 줄고 건조 성능은 한층 끌어올린 셈이다.
LG전자 관계자는 "인버터 히트펌프 건조기는 온도가 60℃ 안팎으로 옷감이 덜 상하고 전기료 부담도 덜 수 있는 만큼 등장과 함께 국내 소비자들을 만족시켰고 건조기가 필수 가전으로 자리잡는 계기가 됐다"며 "이후 세탁건조기를 둘러싼 니즈가 강해지면서 관련 제품 개발에 돌입했다"고 설명했다.
난제로 꼽혔던 크기 문제도 해결했다. 기존의 인버터 히트펌프를 그대로 사용하면 세탁건조기 제품 자체의 크기가 커질 수밖에 없다. 이를 위해 LG전자는 세탁건조기 전용 인버터 히트펌프 건조 모듈을 새롭게 개발했다. LG 시그니처 세탁건조기의 세탁과 건조 용량은 각각 25㎏, 13㎏이지만 크기는 일반 세탁기와 비슷하다. 세탁기와 건조기를 상하 직렬 배치했을 때와 비교하면 상부 수납공간을 추가로 확보할 수 있고 세탁실의 창문 활용도 자유롭다.
AI(인공지능) 기술로 차별화 또한 꾀했다. AI DD모터를 탑재, 내부 드럼의 회전속도를 정교하게 조절해 6모션 세탁과 건조를 구현한다. 딥러닝 AI 기술은 의류 재질에 따라 최적의 모션으로 맞춤 세탁·건조를 진행하도록 돕는 동시에 세탁물을 넣고 문을 닫으면 무게를 빠르게 감지해 3~6초 만에 세탁·건조 예상 시간을 알려준다.
국내 최초로 세탁기 온디바이스 AI칩(DQ-C)도 적용했다. 이 기능은 탈수 시 세탁물을 균일하게 분산시켜 진동과 소음을 줄인다. '스마트 터치도어'는 도어의 특정 부분을 살짝 터치하거나 음성을 이용해 문을 열 수 있도록 돕는 기능으로 세탁 오염도와 세탁 시간, 세탁·건조 시간 등을 설정할 수 있다.
LG전자는 4월 중 시그니처 모델에 이어 일반형 모델인 'LG 트롬 오브제컬렉션 워시콤보'를 출시한다는 계획이다. LG 트롬 오브제컬렉션 워시콤보는 트롬 드럼세탁기와 크기가 똑같다.
LG전자의 이번 제품 출시로 국내 세탁건조기 시장은 본격 개화할 전망이다. 삼성전자 역시 이날까지 자사 온라인몰 삼성닷컴에서 일체형 세탁건조기 '비스포크 AI 콤보'의 사전 구매 알림 신청을 받는 등 제품 출시를 준비하고 있다. 이르면 이달 말 제품을 출시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백승태 LG전자 H&A 사업본부 리빙솔루션사업부장 부사장은 "세탁과 건조를 한 번에 끝내 잃어버렸던 공간과 시간을 돌려주는 혁신적인 제품"이라며 "고객의 가사 노동 해방을 위한 차별화된 기술을 선보일 것"이라고 말했다.
윤선영기자 sunnyday72@dt.co.kr
LG전자가 세탁부터 건조까지 한 번에 끝내는 '꿈의 가전' LG 시그니처 세탁건조기를 22일부터 판매한다. LG전자 제공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