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값 상승 기대 낮아 미계약 증가
'계약조건 안심보장제'도 역부족
'계약조건 안심보장제'도 역부족
25일 분양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말 청약시장에 나온 경기 수원 권선구 '매교역 팰루시드' 계약률은 30% 수준에 그쳐 지난 18일 무순위 청약을 진행했다. 무순위 청약 모집 대상은 일반분양 1234세대 중 잔여 물량 829세대다. 이 단지는 지난해 말 1순위 청약 진행 후 정당계약·예비입주자 계약을 진행했으나 당첨자의 3분의 2가 계약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매교역 팰루시드는 삼성물산 건설부문·SK에코플랜트·코오롱글로벌 등 3개 사가 권선구 세류동 권선6구역을 재개발을 통해 공급하는 아파트다. 수인분당선 매교역과 바로 붙어있는 데다 스타필드 수원점의 개점·GTX-C노선 착공 등과 맞물려 분양시장의 기대를 받았던 단지다.
하지만 이 아파트 전용 84㎡ 기준 최고 분양가는 9억원으로 비교적 높게 책정되면서 미계약을 면치 못했다. 현재 이 단지는 당첨자를 잡기 위해 '계약조건 안심보장제'를 내걸고 있다. 이는 향후 분양조건이 하향되면 기존 계약자도 같은 조건을 적용받을 수 있도록 소급한다는 내용으로, 아파트 공급자 입장에서 시장 상황이 좋지 못하다는 의미다.
광명 일대 신규 단지에서도 미계약 물량이 늘어나고 있다. 올해 말 입주 예정인 광명뉴타운 제2R구역 '트리우스 광명'은 지난해 10월부터 청약시장에 나와 있지만, 현재까지 미계약 물량을 해소하지 못했다. 지난해 상반기 분양을 진행한 '광명자이더샵포레나'와 광명 센트럴 아이파크'가 곧바로 완판된 것과 비교하면 상반된 분위기다.
하반기 시장에 나온 '김포 고촌 센트럴자이'와 '의정부 푸르지오 클라시엘' 등도 미계약 물량을 털지 못해 현재 선착순 분양을 진행하고 있다.
광명 공인중개소 한 관계자는 "일각에서는 고분양가가 청약성적을 갈랐다고 주장하지만, 분양가가 전부는 아니었던 것으로 보고 있다"며 "지난해 상반기 분양을 진행한 단지에선 곧바로 완판 사례가 나왔는데, 하반기 이후 시장에 나온 단지들은 계약이 원활히 되지 않고 있다"고 설명했다.
서울 강북권 분양 단지에서는 '마피' 거래 사례도 나타나고 있다. 서울부동산정보광장 따르면 동대문구 '이문 아이파크자이' 전용 84㎡ 입주권은 지난달 5일 11억470만원(19층)에 매매됐다. 이 아파트 전용 84㎡ 분양가가 12억~14억4000만원에 달했던 것을 고려하면 분양가보다 최대 3억원 낮은 가격에 거래가 이뤄진 것이다.
관악구 '신림동서울대벤처타운역 푸르지오' 전용 59㎡ 입주권도 이달 초 6억7195만원에 팔렸다. 이 아파트 전용 59㎡ 분양가가 최저 6억8500만원으로 책정됐던 것과 비교하면 마이너스 프리미엄 거래가 있었던 것으로 볼 수 있다.
국토교통부의 주택 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말 기준 전국 미분양 주택은 6만2489가구로, 전달(5만7925가구)보다 7.9%(4564가구) 증가했다. 미분양 주택은 지난해 1월 7만5359가구를 기록한 뒤 3월부터 9개월 연속 감소했으나, 지난달 다시 증가세로 전환했다. 수도권 미분양도 지난해 12월 말 1만31가구로 전월 대비 43% 증가했다.
건설업계 관계자는 "수도권 새 아파트를 분양받더라도 분양가가 너무 올라 시세 차익을 기대하기는 어려워진 상황"이라며 "분양가는 높아졌지만 집값이 오를 것이란 기대는 크지 않다보니 미계약 물량이 늘어나는 분위기"라고 전했다. 박순원기자 ssun@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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