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정부 R&D 예산이 엄청나게 늘어나는 것에 대한 두려움은 없다. 다만 이를 제대로 담을 수 있는 새로운 큰 그릇이 필요하다."
박상욱(사진) 대통령비서실 과학기술수석비서관은 6일 세종 과기정통부 청사에서 기자들과 만나 이같이 말했다.
박 수석은 "대통령께서 내년도 정부 R&D 예산을 대폭 증액하겠다고 여러 차례 언급했듯이 예산 규모가 커지는 것에 대해 두려움이 없다"면서 "증액되는 예산을 담을 큰 그릇을 과기정통부와 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R&D 예산 증액에 따라 투입할 대형 R&D 사업이 필요한 만큼 이를 마련하고 있다는 얘기다. 과기정통부는 오는 5월까지 내년 정부 R&D 예산안을 마련할 예정이다. 현재 과학기술수석비서관실은 내년 정부의 R&D 투자방향을 과기정통부, 과기혁신본부, 재정당국 등과 수립하고 있다.
박 수석은 예산 증액과 맞물려 R&D 투자 시스템 개혁에도 힘을 모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전날 박 수석은 3개 부처의 5개 대표 사업을 엮은 혁신형 선도사업에 예산을 대폭 증액할 것이라고 밝혔다. 또 R&D 투자 시스템을 개혁해 우리나라 정부 R&D를 도전적·혁신적 선도형 R&D로 바꿔 나겠다는 의지를 피력했다.
박 수석은 "AI반도체는 기존 사업 외에 미래를 준비할 수 있는 신사업을 기획해 중점적으로 R&D 예산을 늘려갈 것"이라며 "연구자들이 호기심에 기반한 연구와 기초과학 등이 과학기술 생태계 유지를 위한 필수적인 몸통인데, 몸통의 체질을 혁신하는 과정에 전략적 R&D가 덧붙는 것이기에 특정 분야의 쏠림이나 소외 현상이 없게 할 것"이라고 말했다.
출연연 현장에서 NTC(국가기술연구센터) 도입에 따른 통폐합 우려가 나오는 데 대해서는 "출연연은 역사와 전통, 독립성을 유지하되 물리적·제도적 장벽 등 불필요한 벽을 없애고 실질적 융합·협업 연구가 활성화되도록 관련 제도를 마련하고 있다"면서 "NTC도 연구현장의 오해가 없도록 부드러운 형태로 개선 작업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과기정통부는 NTC 명칭을 변경하는 등 연구현장의 의견을 반영하고 있다.
박 수석은 의대 증원과 맞물려 4대 과학기술원이 추진하는 과학기술의학전문대학원 설립에 대해 "의대 증원의 거친 파도를 슬기롭게 마무리한 다음에 얘기해야지, 과학수석 입장에서 얘기할 입장도 상황도 아니고, 지금은 아니다"라고 선을 그었다.
OTT 요금 이슈와 관련해선 "OTT 요금이 가계에 부담 되는 정도로 높아져 관심을 가졌을 것이라고 생각한다"면서 "(정부에서) 진행 중인 것은 없다"고 말했다.
한편 이날 자리에는 박 수석과 이경우 과학기술수석실 인공지능·디지털비서관, 최선 첨단바이오비서관 등이 동행했다.
이준기기자 bongchu@dt.co.kr
박상욱 과학기술수석비서관(가운데), 이경우 인공지능·디지털비서관(왼쪽), 최선 첨단바이오 비서관이 6일 세종 과기정통부 청사에서 기자들과 만나 내년 정부 R&D 예산 계획 등에 대해 질의응답을 가졌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