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월 총선 후 부동산리스크 우려
美부동산대출 부실화에 투심 위축
NYCB 주가, 42%↓… 거래중단
美부동산대출 부실화에 투심 위축
NYCB 주가, 42%↓… 거래중단
![[신하연의 여의도 돋보기] 시장은 폭풍전 고요… 비단 한국만 아니다](http://contents.dt.co.kr/images/202403/2024030702109963060005[1].jpg "[신하연의 여의도 돋보기] 시장은 폭풍전 고요… 비단 한국만 아니다")
'폭풍전야'만큼 오싹하리만치 고요한 느낌을 주는 단어는 없을 것 같습니다. 한국에서는 오는 4월 총선 이후 부동산 리스크가 터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습니다. 미국 역시 비슷한 상황입니다. 각종 경제 지표들은 견조해보입니다. 하지만 들여다보면 큰 리스크가 도사리고 있죠.
6일(현지시간) 미국 뉴욕 맨하탄을 기반으로 하고 있는 뉴욕커뮤니티뱅코프(NYCB) 주가가 장중 42% 폭락하면서 거래가 일시 중단됐습니다. 미국 내 상업용 부동산 대출 부실화에 따른 재무 위기가 부각되면서 투자심리가 위축된 겁니다.
같은날 오후 대규모 투자 유치 발표로 반등하면서 상승 마감을 하긴 했습니다만, 간단히 생각할 문제는 아닙니다.
글로벌 신용평가사 무디스와 피치가 NYCB 신용등급을 '투자부적격'(정크)로 강등한 가운데 지난해 미국 지역은행들의 '줄파산'이 올해도 반복되지 않을지 시장은 걱정하고 있습니다.
미국 상업용 부동산은 크게 오피스, 아파트(다세대형 임대전용 주택), 소매, 산업(창고·병원 등), 숙박(호텔) 등으로 구분되는데 그 중에서도 상업용 오피스가 뇌관으로 떠오르고 있는데요.
모건스탠리 캐피털 인터내셔널(MSCI)에 따르면, 미국 상업용 부동산 공실률은 올해 19.8%에 이를 전망입니다. 코로나19 이후 재택근무가 확산하면서 오피스 수요가 줄고 고금리 장기화에 따른 이자 부담이 커지면서 상업용 부동산 시장이 침체를 이어가는 상황입니다.
부동산 정보 제공업체 트렙이 분석한 미국 상업용 부동산저당증권(CMBS) 연체율은 지난 2월 전체 4.71%로 5bp(1bp=0.01%포인트) 상승했는데, 이 중 오피스 부문의 연체율이 33bp 오르면서 전체 상승을 견인했습니다.
상업용 부동산 위험 노출액(익스포져)이 많은 다른 지역은행들 역시 안심할 수만은 없습니다. 골드만삭스 분석에 따르면 현재 미국 은행들이 보유한 상업 부동산 대출 규모는 2조7000억달러로, 이 중 80%가 상대적으로 규모가 작은 지역은행들이 보유하고 있습니다.
블룸버그 통신은 상업용 부동산 관련 은행 대출 가운데 2025년 말까지 만기인 자금 규모가 약 5600억달러(745조원)에 이른다고 전했습니다.
이는 한국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는데요, 국내 금융사가 투자한 해외 부동산 사업장에서의 손실 우려 규모가 급증하고 있습니다.
금감원에 따르면 2월 기준 국내 금융회사가 투자한 사업장 28곳에서 손실 우려가 있는 기한이익상실(EOD)이 발생했고, 규모는 2조4600억원으로 집계됐습니다.
최근엔 주택도시기금 여유자금의 외부위탁운용관리(OCIO)를 맡고 있는 미래에셋자산운용이 총 1800억원을 들여 투자한 해외 부동산 펀드와 관련한 대규모 손실 우려가 불거지기도 했죠.
속내를 살펴보면, 기초자산의 차주였던 현지 부동산 개발사 포티스 프로퍼티가 디폴트(채무불이행)를 선언하면서 펀드 조성자인 다올자산운용이 추가 출자를 통한 담보권을 실행, 해당 빌딩을 인수하게 된 겁니다. 미국 전역에 다수의 부동산을 보유한 포티스 그룹이 누적 손실을 감당하지 못해 만기 대응에 실패한 것으로 보입니다.
해외 부동산 투자가 가장 활발했던 2018년 조성된 펀드들의 만기가 도래하고 있는 만큼 앞으로 몇 달간 이같은 문제는 수없이 반복될 전망입니다.
국내에서는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이슈도 여전히 위협적입니다.
씨티는 이날 보고서를 통해 국내 부동산 PF의 직접적인 익스포져는 202조6000억원으로 국내총생산(GDP)의 약 9%에 달한다고 분석했습니다. 이중 부실 PF는 전체의 55%인 110조7000억원 규모인데 이는 GDP의 약 5% 수준입니다.
사실 부동산 리스크는 누구의 잘못이라고 콕 집어낼 수는 없습니다. 다만 저금리 시대가 영원할 것이라고 생각하고 해외 부동산에 유행처럼 투자한 의사결정자들과 리스크 관리보다 수익을 좇는 데만 급급했던 모든 금융사의 책임을 전체 시장이 함께 감내해 나가게 되겠지요.
안팎으로 녹록지 않은 상황이지만 늘 그랬듯이 시장에서는 또 새로운 기회를 발견하는 사람들도 있을겁니다. 이번 위기를 무사히 넘기고 정부도, 기업도 좋은 선례를 남길 수 있길 바랍니다.
신하연기자 summer@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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