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I 빅3 `각양각색` 생성형AI, 차별점은?

입력: 2024-03-14 16:34 팽동현 기자

폰트

기자 구독

삼성SDS, 클라우드 바탕 유연성
LG CNS, 데이터 수집·분석 중점
SK C&C, 노하우 담아 직무특화

삼성SDS, LG CNS, SK C&C 등 IT서비스 '빅3'가 생성형AI(인공지능) 솔루션으로 시장을 공략할 채비를 마쳤다. 기업·기관의 생성형AI 도입 수요를 공략하기 위해 대체로 유사한 접근방식을 취하지만, 각사가 기술 역량을 바탕으로 내세우는 차별화된 강점도 존재한다.

최근 SK C&C가 '디지털 원 2024' 컨퍼런스를 열고 '솔루어(Solur)'를 출시하면서 IT서비스 대기업 3사의 생성형AI 플랫폼이 모두 베일을 벗었다. 지난해 10월 LG CNS가 'DAP 젠AI(GenAI)'를 먼저 시장에 선보였고, 삼성SDS도 지난해 발표한 '패브릭스(FabriX)'를 오는 6월 출격시킬 예정이다.

이들 모두 그동안 쌓아온 SI(시스템통합) 사업 경험을 토대로 다양한 산업분야에 걸쳐 생성형AI 역량을 고객 맞춤형으로 전달·구현하는 데 초점을 맞춘다. 고객이 하나의 LLM(대규모언어모델)만 이용하는 게 아니라 용도·여건에 맞춰 여러 가지 AI모델을 활용할 수 있도록 선택권을 제공하고, 내부의 고유 데이터도 연계해 답변 수준을 높이는 오케스트레이터 기술도 각각 개발·적용했다. 보안필터·접근권한관리 등으로 기밀·개인정보 유출을 원천 차단하는 것도 비슷하다.

특히 프라이빗 LLM 구축을 지원한다는 점에서 글로벌 빅테크 초거대AI의 직접 활용이 컴플라이언스 이슈 때문에 제한되는 공공·금융 분야, 향후 많은 수요가 예상되는 제조 분야 등이 이들의 주요 전장으로 꼽힌다. 이에 각사는 공통적인 장점 외에도 고유 IT서비스 역량과 함께 자사 생성형AI 플랫폼의 차별화 포인트를 앞세워 시장 선점을 노리고 있다.

맏형인 삼성SDS가 사내 시범 적용 중인 '패브릭스'의 특징은 '클라우드'로 꼽힌다. SCP(삼성클라우드플랫폼) 기반 PaaS(서비스형 플랫폼)로 제공된다. 비즈니스 프로세스와 클라우드의 결합을 가속화하는 생성형AI 플랫폼으로, 내·외부 자원 간 막힘없는 연결과 데이터 공유 및 간편한 대화 방식으로 하이퍼오토메이션(초자동화) 구현을 돕는다는 목표다.

삼성SDS에 따르면 클라우드의 유연한 확장성을 바탕으로 기업이 용도에 맞게 다양한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는 아키텍처를 지원한다. 또 기업 데이터 자산을 데이터·애플리케이션·애셋·날리지·커넥터 등 5가지 유형의 카탈로그로 관리·분류해 손쉬운 공유와 재활용을 돕는다. 데이터 분석·활용을 위한 공유체계와 셀프서비스 환경을 제공하고, 개발 생산성과 품질을 높일 수 있도록 시각적 개발 도구와 개인화된 디버깅 환경을 제공한다.

가장 발빠른 행보를 보인 LG CNS의 'DAP 젠AI'에는 회사의 '데이터' 관련 역량을 녹여넣어 차별화된다. AI서비스, AI프롬프트, LLM옵스 등 3대 모듈로 구성됐으며, 기업이 자체 서버나 클라우드 등 보유 중인 인프라에 설치해 사용할 수 있다. 오픈AI 'GPT-4'뿐 아니라 앤트로픽 '클로드', 구글 '팜2', LG AI연구원 '엑사원' 등도 활용해 상품 추천이나 자료 기반 보고서 작성 같은 복잡한 서비스도 만들 수 있다.

앞서 LG CNS는 데이터 분석을 위한 DAP 플랫폼을 2017년에 처음 선보였다. 데이터 수집부터 분석, 학습, 추론, 시각화까지 일련의 데이터 처리·분석이 즉시 가능하고, AI를 활용해 기업의 서비스를 지능화할 수 있도록 지원한다. 회사는 이를 지속적으로 고도화시켜왔다. 2021년에는 'DAP MLDL'이 TTA(한국정보통신기술협회)의 GS(굿소프트웨어) 인증 1등급을 획득한 바 있으며, 현재 제조·공공 등 40여개 기업에서 활용되고 있다.

SK C&C의 '솔루어'는 이 회사가 수년간 연구개발한 AI 기술과, 지난해 수행한 생성형AI 프로젝트 '노하우'를 담았다. 회사가 한 은행에 구축한 AI 지식 상담 서비스는 현재 90% 직원이 사용하고 있고, 또 제조현장 설비의 이상징후 탐지부터 보고서 작성까지 처리하는 제조 특화 생성형AI 리포트도 적용한 바 있다. 이런 경험을 담은 '솔루어'는 오픈AI GPT-4뿐 아니라 네이버 '하이퍼클로바X' 및 여러 sLLM(경량화언어모델)을 활용할 수 있고, AI프롬프트와 사내 데이터 저장소 및 여러 데이터 최적화 기술을 탑재했다.

또한 노하우를 바탕으로 코딩, 인사, 재무·회계, 법무, 규제준수, 구매·물류, 생산관리, R&D(연구개발), IT개발, 마케팅, 고객관리 등 직무별로 특화된 버티컬 AI서비스도 지원한다. SK C&C에 따르면 '솔루어' 시범 적용 결과 콜센터 업무 효율은 50% 이상 개선됐고, 기업 내부 정보 검색에서는 1차 검색 만족도가 95%에 이르렀다. 또한 AI 코딩을 통해 개발 생산성 향상은 물론 프로젝트 품질과 보안 강화 효과를 거뒀고, 1주일 이상 걸렸던 제조 현장 설비 장애 대응 및 보고서 작성 시간도 1시간 이내로 단축시켰다.

팽동현기자 dhp@d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