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격전지 후보 24시] 역량 앞세운 `경제통` 윤희숙 vs 진정성 승부 `여전사` 전현희

입력: 2024-03-19 16:38 김세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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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중·성동갑
국민의힘 윤희숙 "지역에 헌신"
아침 7시30분부터 왕십리역 인사
주민 "팬입니다, 열심히 하세요"
민주당 전현희 "밥·잠도 사치"
방송뒤 9시20분부터 서빙 봉사
주민 "좋아해, 실물 더 멋져요"

서울 중·성동갑은 올해 4·10 총선에서 한강벨트의 주요 격전지로 꼽힌다. 홍익표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가 3선을 한 민주당 강세 지역이었으나, 2022년 대선과 지선에서는 각각 국민의힘인 윤석열 대통령과 오세훈 서울시장의 득표율이 민주당에 앞섰다. 대표적인 스윙보터 지역으로 주목받는 이유다. 두 후보간 지지율도 시시각각 요동치고 있는 가운데 윤희숙 국민의힘 후보와 전현희 민주당 후보 모두 총력전에 나서고 있다. '경제통'인 윤 후보와 '여전사' 전 후보가 24시간 유세하는 모습을 담았다.

◇윤희숙 "성동 발전 위해 온 힘 다하겠다"

[격전지 후보 24시] 역량 앞세운 `경제통` 윤희숙 vs 진정성 승부 `여전사` 전현희

윤희숙 국민의힘 서울 중·성동갑 후보가 19일 서울 지하철 2호선 상왕십리역에서 출근하는 시민과 인사하는 모습<윤희숙 후보 캠프 제공>

"안녕하세요. 오늘도 좋은 하루 되십시오. 국민의힘 윤희숙 후보입니다. 기호 2번 입니다."

총선이 22일 남은 19일, 윤 후보의 일정은 오전 7시 30분부터 시작됐다. 국민의힘을 상징하는 빨간색 점퍼를 입은 윤 후보는 서울 상왕십리역 내부 개찰구 인근에서 지나가는 시민들에게 연신 허리를 숙였다. 바쁘게 출근길을 가는 직장인, 등교하는 학생들에게도 빠짐없이 인사를 건넸다.

몇몇 시민은 윤 후보에게 다가와 악수를 청했으며, 몇몇은 함께 '셀카'를 찍었다. 윤 후보를 찍는 시민도 있었다. 일부 시민들은 윤 후보에게 "팬입니다" "열심히 하세요"라고 응원 메시지를 보냈다.

다만 바쁜 일정 때문인지 허겁지겁 바쁘게 지나치는 사람도 있었다.

윤희숙 국민의힘 서울 중·성동갑 후보가 19일 서울지하철 2호선 상왕십리역에서 엄지손을 치켜세우며 시민들과 인사를 나누고 있다.<윤희숙 후보 캠프 제공>

윤 후보는 지역구민 만나기에 여념이 없다. 민심 파악은 물론 '경제정책 전문가'를 자임하는 만큼 현장 상황을 면밀히 살피고, 지역구민들의 요구를 듣기 위해서다. 윤 후보는 이날 오전 10시에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제22대 국회의원선거 국민의힘 중앙선대위 발대식 및 공천자대회'에 참석한 뒤, 곧바로 오후 3시 30분부터 6시까지 성수동 일대를 돌았다. 또 성동시민연대, 성동구청 공무원 노조 등을 만나 정책질의서를 전달받았다.

윤 후보는 성동 발전을 위한 10대 공약으로 △성수지구 TAMA(기술·광고·미디어·정보) 밸리 조성 △왕십리 역세권 상업·교통기능 활성화 △지하철 3호선 지선 신설 △왕십리 역세권 24시간 어린이병원 유치 △특목고 유치 △마장 축산시장 악취 교통혼잡 해결 △도시정비 사업 △제2서울숲 조성 △제2 서울숲·한강 둘레길 조성 등을 제시했다.

윤희숙 국민의힘 서울 중·성동갑 후보가 19일 서울 지하철 2호선 상왕십리역에서 출근하는 시민들에게 인사하기 위해 대기하고 있다.<윤희숙 후보 캠프 제공>

현장에서는 기대감을 드러내는 시민들도 있었다. 상왕십리역 인근에서 만난 이모씨(40·여)는 "2020년 임대차 3법 연설이 아직도 기억에 남는다. 부동산 정책에 발전적인 방향을 제시할 것으로 믿는다"며 "다만 지역에 연고가 없다는 점이 아쉽다"고 했다.

윤 후보는 "성동의 발전을 위해 온힘을 다하겠다는 헌신의 자세를 주민들께 인정받고 선택받겠다"며 "성실과 헌신, 공직자로서의 자세와 역량에서 상대후보보다 월등하다는 점을 열심히 인정받겠다"고 밝혔다.

1970년생인 윤 후보는 서울대 경제학과를 졸업하고 미국 컬럼비아대 대학원에서 경제학 박사 학위를 받은 경제 전문가다. KDI(한국개발연구원)에서 재정·복지정책연구부장 등을 지냈으며, 전문성을 인정받아 2020년 총선 미래통합당(현 국민의힘)에서 전략 공천을 받아 서울 서초갑에서 당선됐다. 다만 부친의 농지법 위반 의혹으로 2021년 의원직을 자진 사퇴했다.

◇전현희 "잠자고 밥먹는 것도 사치라는 생각으로 뛴다"

전현희 더불어민주당 서울 중·성동갑 후보가 19일 사근 1경로당을 방문해 한 어르신과 손을 잡고 인사를 나누고 있다.<전현희 민주당 후보 캠프 제공>

"오래 기다리셨습니다. 복을 불러오는 해바라기, 전현희입니다. 국밥을 드립니다. 맛있게 드세요."

전현희 후보의 유세 일정은 오전 9시 20분 시작됐다. 평소보다 2시간 정도 늦었다. 방송 일정이 있었다. 전 후보는 이날 민주당의 상징인 파란색 점퍼를 입고 가슴에는 트레이드 마크인 해바라기를 꽂았다. 그는 행당동의 한 식당에서 음식을 나르는 봉사를 했다. 이 식당은 코로나19가 창궐했던 시기부터 성동구 사근동 주민센터와 협약을 맺고 저소득층 어르신들에게 무료로 식사를 제공하는 곳이다.

전 후보는 어르신 한 분 한 분께 국밥을 날랐디. 어르신들은 "좋아한다", "실물이 더 멋있다", "아! 권익위원장"이라는 등의 다양한 반응을 보였다.

전 후보는 서빙을 마친 뒤 "앞으로 아버님·어머님들 모시고 열심히 일하겠다"며 "딸처럼, 며느리처럼, 동생처럼 많이 아껴주시면 감사하겠다"고 말했다.

전현희 더불어민주당 서울 중·성동갑 후보가 19일 사근동 골목길에서 지역 주민의 손을 잡고 인사를 나누고 있다.<전현희 민주당 후보 캠프 제공>

전 후보는 이후 사근 제1경로당과 노인복지관을 찾아 어르신들을 만나고, 사근동 상가 등을 돌며 주민들에게 인사했다. 많은 이들이 전 후보의 인사를 마다하지 않았다. 일부 주민들은 전 후보와 손을 잡으면서, 엄지손가락을 치켜세우며 호평했다.

성동구에 30여년 살았다는 한 어르신은 기자에게 "사근동·마장동 인근이 좀 많이 낙후됐는데, 진단을 정확히 하고 하루 빨리 개선해줬으면 좋겠다"며 "다만 지역 연고가 없어 조금 걱정되는 부분은 있다"고 말했다.

앞서 전 후보는 공천을 확정받고도 유세에 나서지 않았다. 당의 컷오프 결정에 반발하며 탈당까지 시사한 임종석 전 대통령 비서실장을 배려하는 차원이었다. 지역 당원들에게 일일이 전화해 양해를 구한 것으로도 알려졌다. 결국 임 전 실장이 당의 결정을 수용하고 나서야 선거 활동에 본격적으로 돌입했다.

전현희 더불어민주당 서울 중·성동갑 후보가 19일 노인복지관에서 어르신들과 인사를 나누고 있다.<전현희 민주당 후보 캠프 제공>

늦게 출발했지만 전 후보는 빠르게 지역 현안을 습득중이다. 지금까지 내놓은 △그린 정원도시 성동 조성 △왕십리역 일대, '동북부 교통·경제 중심 허브' 조성 △뚝섬역·성수역 일대, '패션·뷰티, IT·엔터테인먼트 등 글로벌 복합첨단산업밸리' 조성 △중학교 신설 △24시간 어린이안심병원 구축 △방사능 안전급식 조례 강화 등의 공약이 그 결과물이다.

전 후보는 "잠자거나 밥 먹는 것도 사치라는 생각으로 시간을 아껴서 열심히 뛰고 있다"며 "최선을 다해 주민들에게 진정성을 전달한다면 반드시 승리할 거라 생각한다"고 밝혔다.

1964년생인 전 후보는 서울대 치의학과를 졸업한 의사이자 38회 사법시험에 합격한 변호사다. 정계에 입문한 계기는 2000년대 한 제약사의 혈우병 치료제 투여와 AIDS(후천면역결핍증후군) 감염과의 인과성을 밝혀내는 손해배상 소송을 이끌면서다. 18·20대 국회의원을 지냈고, 민주당의 전통적 험지인 서울 강남을에서 당선돼 화제가 되기도 했다. 문재인 정부에서 제7대 국민권익위원장 임기를 시작해 윤석열 정부에서 임기를 마쳤다.김세희기자 saehee0127@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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