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를 대표하는 토종 OTT인 티빙과 웨이브가 지난해에도 적자가 지속되며 성장통이 장기화되고 있다. 다만 양사의 장기 성장 전략은 서로 다른 모양새다. 티빙이 적극적인 스포츠 중계 경쟁 참여 등으로 지난해 매출과 영업적자 모두 늘어난 반면 웨이브는 지난해 매출이 줄어들었지만 영업적자 규모도 줄였다.
26일 업계에 따르면 웨이브는 지난 22일 서울 영등포구 본사에서 정기주주총회를 열고 지난해 재무제표 등 안건을 승인했다. 이에 따르면 지난해 웨이브의 매출액은 2480억원, 영업손실은 791억원으로 집계됐다. 매출액은 전년 대비 9.3% 줄었으며, 영업손실은 2022년 1178억원 적자 대비 32.9% 개선됐다.
웨이브는 지난해 손익구조에 큰 영향을 미치는 오리지널 콘텐츠 투자 부문 중 대규모 비용이 소요되는 드라마·영화 장르보다 예능·시사교양·다큐멘터리 장르에 집중하면서 손실을 줄였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웨이브는 지난해 오리지널 드라마로는 '거래'와 '박하경 여행기' 2개 작품만을 선보였다. 2022년 공개돼 웨이브의 최고 효자 콘텐츠였던 '약한 영웅'의 시즌2도 웨이브가 아닌 넷플릭스에서 공개될 예정이다. 대신 웨이브는 '사상검증구역: 더 커뮤니티', '연애남매' 등 오리지널 예능 콘텐츠를 앞세워 유료구독자 수를 확대하고 있다. 지난해 웨이브의 전체 매출은 줄어든 반면 유료 이용자의 구독료 매출은 전년보다 7.1% 가량 늘어나 2194억원을 기록했다. 웨이브는 올해도 수익성 확대를 위한 콘텐츠 투자 최적화를 진행하며 경쟁력을 강화한다는 방침이다. 올해 주력 콘텐츠 역시 '피의 게임' 시즌 3, '남의 연애' 시즌 3 등 다양한 장르의 예능 시리즈를 내세웠다. 올해는 미주 지역에 이어 유럽, 오세아니아 등 OTT 서비스도 단계적으로 확장해 가겠다는 방침도 발표했다.
반면 티빙은 지난해 매출과 영업손실 모두 증가했다. 최근 CJ ENM이 공시한 사업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3264억원의 매출액과 1420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이는 전년 대비 매출은 약 31.9% 늘어나고, 영업손실 역시 19.2% 늘어난 수치다.
지난해 티빙은 대형 콘텐츠를 대거 선보이며 몸집을 크게 키웠다. '방과 후 전쟁활동', '이재, 곧 죽습니다' 등 드라마는 물론 JTBC의 인기 예능 '크라임씬'의 신규 시즌 '크라임씬 리턴즈'를 티빙 독점으로 공개했으며, 아시아축구연맹(AFC) 카타르 아시안컵 중계권을 따내며 지난해 하반기부터 활성 이용자 수가 빠른 폭으로 늘어나고 있다.
티빙은 올해 초반부터 높은 관심을 받고 있다. 최근 공개한 오리지널 드라마 시리즈 '피라미드 게임'의 화제성이 크게 상승하고 있는 가운데, 올해부터 티빙이 독점 중계권을 획득한 프로야구 리그가 막을 올린 영향이다. 지난 시범경기에서의 중계 미흡으로 비판을 받고 있지만, 티빙은 올해부터 3년간 진행하는 프로야구 중계와 최근 도입한 광고요금제의 시너지 효과로 이용자 수 증가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최주희 티빙 대표는 최근 티빙의 프로야구 중계 관련 간담회에서 "올해 월간 1000만명 수준의 트래픽을 기대하고 있다"고 밝힌 바 있다. 전혜인기자 hye@dt.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