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향우파 함운경 마포을 후보 "尹 정치에서 손 떼고 공정한 선거(총선)관리만"
"말뿐인 의료개혁, 국민 생명권 담보로 일방 추진…尹에 더 기대할 바가 없다"
咸, 의사 직접설득·先제도개혁 촉구한 성명 주도…尹 "2000명은 최소" 일축
윤석열 대통령의 1일 의료개혁 담화를 계기로, 집권여당에서 "행정과 관치(官治)의 논리에 집착한다"는 비판이 제기됐다. 특히 4·10 총선을 앞둔 개입을 멈추고 국민의힘에서 탈당해달란 요구까지 나왔다.
대표적인 전향 운동권 출신 총선 주자인 함운경 국민의힘 제22대 총선 서울 마포을 후보는 이날 윤 대통령의 대국민 담화 직후 페이스북을을 통해 "윤 대통령은 정치에서 손 떼고 공정한 선거관리에만 집중하시라"고 비판했다.
86운동권 세대 중 미국문화원 점거 사건을 주도한 '삼민투' 위원장 출신으로 우파 전향을 선언한 함운경 국민의힘 제22대 총선 서울 마포을 후보.<함운경 후보 페이스북 사진 갈무리>
함운경 후보는 "지난달 29일 저를 비롯한 11명의 (운동권·야권 출신) 국민의힘 '체인저 벨트' 후보자 일동은 윤석열 대통령께 결자해지 차원에서 직접 나서 달라고 요청했다"며 "오늘 대국민 담화는 한마디로 '쇠귀에 경 읽기'"라고 했다.
그는 "(체인저 벨트는 윤 대통령에게) 손발을 걷어붙이고 직접 나서 정치적 판단과 해법을 제시해달라고 간곡히 요청드렸다"며 "(국가 최고의) 정치지도자라면 대화와 타협을 통해 갈등을 조정하는 게 최고의 책무라고 말씀드렸다"고 상기시켰다.
함 후보는 '쇠귀에 경읽기' 담화라고 비판한 이유로는 "말로는 '의료개혁'이라고 하지만, '국민의 생명권을 담보로 일방적으로 추진하는 의료개혁'을 누가 동의하겠나"며 "저는 이제 더 이상 윤 대통령께 기대할 바가 없다"고 고언을 이어갔다.
이어 "따라서 윤 대통령께 요구한다"며 "윤 대통령은 (총선까지) 남은 9일 동안 '공정한 선거관리에만 전념'해 주시라. 그렇게 행정과 관치의 논리에 집착할 것 같으면 거추장스러운 국민의힘 당원직을 이탈해주기를 정중하게 요청한다"고 작심 발언했다.
앞서 지난달 29일 체인저벨트는 호소문에서 전공의들을 향해 "여러분을 저임금과 장시간노동 위에 정말 위태롭게 방치해왔다"며 "책임있는 정치인들이 나설 수 있도록 4월10일까진 일단 현재 상황을 더 악화시키지 말고 현장으로 복귀해주시라"고 했다.
이들은 "우리나라 의료체계는 별도의 공공의료가 있는 게 아니다"며 "모든 국민이 건강보험에 의무가입해야 하고, 제도의 효율적 운영을 위해 의료공급자 강제지정제도를 운영하고 있다고 모든 의사를 공무원 취급하는 건 말이 안 될 것"이라고 공감을 전했다.
특히 "이러한 (강제지정제에 따른) 불일치가 현재의 사태를 만든 하나의 이유가 된단 것을 저희는 인식한다"며 "그동안 이어져온 전공의들의 희생에 존경은커녕 최소한 인간적 자존감마저 상처입힌 정부당국 태도에 저희 후보들도 함께 분노한다"고 밝혔었다.
체인저 벨트는 "이제 이 제도를 고쳐야 한다"고 촉구한 한편 윤 대통령에게 "이해당사자들과 직접 소통하고 챙겨서 한시 바삐 이 문제를 해결해달라"며 "정치는 법치와 관치가 해결할 수 없는 수많은 갈등과 난제를 품고 풀어가는 게 핵심적인 역할이요 책무"라고 했다.
나아가 "이 문제는 이미 개별 행정부 장차관이 해결할 수준·범위를 넘어선 정치적 사안"이라며 "국민이 대통령을 믿었던 것처럼 대통령께서도 관계부처 의견뿐만 아니라 우리 앞날을 열어갈 젊은이들을 믿어주면 저희는 뒤에서 모든 열의와 정성을 다하겠다"고 했다.
1일 오전 서울역 대합실에서 시민들이 의과대학 증원을 비롯한 의료 개혁과 관련한 윤석열 대통령의 대국민 담화를 지켜보고 있다.<연합뉴스 사진>
반면 윤 대통령은 이날 담화에서 의대 정원 2000명 증원이 최소라고 못 박으며 "정부가 충분히 검토한 정당한 정책을 절차에 맞춰 진행하고 있는데 근거도 없이 힘의 논리로 중단하거나 멈출 순 없다"며 "불법 집단행동을 즉각 중단하고, 합리적 제안과 근거를 가져오라"고 했다.
사실상 여권 내부도 겨눠 "'꼭 2000명을 고집할 이유가 있냐, 점진적 증원을 하면 되지 않느냐'고 묻는 분도 계신다"며 "애초에 점진적인 증원이 가능했다면, 어째서 지난 27년 동안 어떤 정부도, 단 한 명의 증원도 하지 못한 것이냐"면서 매년 갈등이 되풀이될 거라고 주장했다.
윤 대통령은 "논의가 부족했다는 일부 의료계의 주장 역시 사실을 왜곡한 것"이라며 "급증하는 의료수요를 감당하지 못해 응급실 뺑뺑이, 소아과 오픈런이 발생한 것"이라고도 했다. 8800여명 전공의에 대한 업무개시명령 위반 면허정지 행정 처분도 "모든 절차는 법에 따라 진행"한다고 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