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뮤지컬 '일 테노레', 운명 같은 작품…소중한 이들과 다시 뭉친 '연장 공연' 기뻐"
![[인터뷰] 서경수 "윤이선으로 사는 요즘 더할 나위 없이 행복해"](http://contents.dt.co.kr/images/202404/2024040302109919057001[1].jpg "[인터뷰] 서경수 \"윤이선으로 사는 요즘 더할 나위 없이 행복해\"")
"관객들이 제 공연을 보시고 정말 좋은 작품을 동료들과 행복하게 하고 있다는 게 느껴진다면 저에겐 최고의 찬사일 것 같아요."
창작뮤지컬 '일 테노레'에서 윤이선 역을 맡아 홍광호, 박은태와 번갈아 무대에 오르고 있는 서경수는 "욕심부려 이대로만 살고 싶다는 생각이 들 만큼 공연 하는 하루하루가 행복하다"며 작품에 대한 애정을 드러냈다.
'일 테노레'는 한국 오페라의 선구자 이인선의 삶에서 영감을 받아 창작된 작품으로 1930년대 일제강점기 경성을 배경으로 한다. 조선 최초의 오페라 테너를 꿈꾸는 의대생 윤이선과 오페라 공연을 함께 준비하는 독립운동가 서진연·이수한 세 사람을 통해 비극적이고 어두운 시대 속 꿈을 향해 달려가는 청춘들의 이야기를 그린다.
![[인터뷰] 서경수 "윤이선으로 사는 요즘 더할 나위 없이 행복해"](http://contents.dt.co.kr/images/202404/2024040302109919057001[2].jpg "[인터뷰] 서경수 \"윤이선으로 사는 요즘 더할 나위 없이 행복해\"")
서경수는 2일 서울 용산구 블루스퀘어에서 진행한 인터뷰에서 "리딩 첫날 운명 같은 작품이라는 느낌을 받았다"며 "심장이 요동치고 형언할 수 없는 어마어마한 감정이 끌어오르더라"고 밝혔다.
"오디션 제안을 받았을 때 주로 하던 발성이 아니라 고민이 컸고 잘 할 수 있을지 의구심이 들었지만 정말 하고 싶었어요. 레슨을 받고 성악 하시는 분들께 도움을 얻어 오디션을 봤습니다. 결과가 그렇게 좋진 않았지만 창작진이 가능성을 보고 저를 선택해주셔서 감사했죠. 발전 속도가 더뎌도 다방면으로 노력을 했고, 지금도 그 노력은 진행 중이에요."
초연인 만큼 박천휴 작가, 윌 애런슨 작곡가가 쓴 작품을 배우들과 함께 맞춰나가면서 생명력을 불어넣는 과정이 서경수에겐 즐겁고 의미 있는 작업이었다. 그는 "제게 박은태·홍광호 배우는 귀감이 되는 존재"라며 "서로 많이 의지하고 도움을 주면서 캐릭터를 구축하는 동안 참 많이 행복했다"고 덧붙였다.
![[인터뷰] 서경수 "윤이선으로 사는 요즘 더할 나위 없이 행복해"](http://contents.dt.co.kr/images/202404/2024040302109919057001[3].jpg "[인터뷰] 서경수 \"윤이선으로 사는 요즘 더할 나위 없이 행복해\"")
예술의전당 CJ토월극장에서 2개월 여 초연을 올린 '일 테노레'는 지난달 29일부터 블루스퀘어 신한카드홀에서 연장 공연을 이어가고 있다. 서경수는 "막바지 공연에 임하면서 '이 소중한 사람들을 어떻게 보내나' 하는 아쉬움이 있었는데 연장 공연 소식을 접하고 무척 기뻤다"며 "똑같은 멤버로 다시 공연을 한다는 건 전무후무한 일인 데다 더 깊은 연기를 보여줄 기회가 생겨 반가웠다"고 했다.
서경수가 윤이선을 연기하면서 가장 중점을 둔 것은 사랑이다. 그는 "윤이선에게 표면적으로 가장 많이 언급되는 건 오페라와 꿈, 사랑에 대한 간절함"이라며 "저는 윤이선의 서진연에 대한 마음이 어느 정도일지를 제일 많이 고민했다"고 말했다. 또 "오페라라는 꿈을 더 간절하고 행복하게 꿀 수 있었던 이유가 서진연이기에 윤이선 인생에서 가장 큰 꿈은 서진연이라고 생각했다"며 "그래서 그런 부분을 잘 표현하고자 했다"고 설명했다.
![[인터뷰] 서경수 "윤이선으로 사는 요즘 더할 나위 없이 행복해"](http://contents.dt.co.kr/images/202404/2024040302109919057001[4].jpg "[인터뷰] 서경수 \"윤이선으로 사는 요즘 더할 나위 없이 행복해\"")
서경수는 윤이선의 오페라를 향한 열정을 통해 자신의 과거를 돌아봤다. "저도 처음엔 뮤지컬을 꿈꾼 게 아니라 자연스럽게 기회가 돼서 이 일을 시작했어요. 노래·춤·연기를 라이브로 하면서 점점 제가 뮤지컬을 좋아한다는 걸 깨달았기 때문에 윤이선으로서 심장에 불이 탁 켜지는 순간들이 있어요."
뮤지컬에 대한 진심을 깨달은 시점을 묻자 "5년 전쯤 어떤 계기로 다른 직업을 고민하며 공부를 하려고 했다"며 "처음으로 안 하겠다고 결심하고 보니 내가 얼마나 뮤지컬을 사랑하는지 느껴지더라"고 답했다.
그때 이후로 서경수는 작품 욕심도 내고, 많은 이들에게 좋은 영향을 주고 싶어하는 등 전진하는 방향으로 마음가짐이 바뀌었다고 했다. 그는 "직접 두드리면 깨질까봐 무섭고 조심스러워하는 편이었는데 이젠 하고 싶으면 무조건 적극적으로 어필한다"고 전했다.
또 "예전엔 살아있는 연기와 안정적인 노래를 하는 주변 배우들을 보면서 '나는 내 색깔이 있어'라고 버텼다"며 "주어진 것 안에서 최선을 다한다고 되는 게 아니라 노력의 기준점을 높여야 되는 걸 제가 망각하고 있었다"고 고백했다. 이어 "'더 넓게 바라보고 더 많은 걸 습득하면서 차근차근 다시 쌓아가 보자'라는 생각으로 천천히 자존감과 자신감을 되찾아갔다"고 밝혔다.
뮤지컬 안에서 꼭 도전하고 싶은 목표가 있는지 묻는 질문에 서경수는 "그런 건 따로 없다"며 "만약 '일 테노레'를 안 했다면 윤이선이겠지만, 지금 하고 있어서 더 할 나위가 없다"고 현재 행복함을 거듭 강조했다.박은희기자 ehpark@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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