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제약사들이 베트남 시장의 문을 본격적으로 두드리고 있다. 베트남은 인구가 1억명에 육박하고 빠른 경제성장에 힘입어 제약 시장 규모도 계속 커지고 있어 제약업계에선 기회의 땅으로 불린다. 국내 제약바이오 기업들은 현지 기업과 파트너십을 체결하거나 설비투자를 하는 등 다각적인 전략을 펴고 있다.
동성제약, 삼진제약, 삼일제약, JW중외제약, 한국유나이티드제약 등은 현지에 의약품, 건강기능식품 등을 판매하기 위해 협력·유통 네트워크를 넓히는 한편 제조 인프라도 키우고 있다.
동성제약은 최근 신제품 동성청심환골드와 건강음료 3종인 원기력파워, 헛개해취굿모닝, 산삼배양근에 대한 베트남 총판 계약을 체결했다. 동성제약이 판매하기로 한 건강음료 규모는 총 70만병이다. 나원균 동성제약 부사장은 "최근 수출금액과 비중이 큰 폭으로 증가했고, 이를 견인한 핵심 수출 국가는 베트남"이라면서 "앞으로 베트남을 수출 전략 시장으로 보고 수출을 확대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삼진제약은 베트남 제약회사 OPC 파마슈티컬 JSC와 업무협약을 맺고 시장을 공략하고 있다. 호치민에 본사를 둔 OPC는 국제 표준 제조시설을 갖춘 베트남 대표 제약사로, 의약품과 건강기능식품 제조 및 유통사업을 영위하고 있다. 삼진제약은 이 곳을 통해 완제의약품과 건기식을 공급한다. 양사는 완제의약품과 건강기능식품의 베트남 내 유통을 위해 협력키로 했다. 특히 건기식 브랜드 '위시헬씨'의 대표 품목인 올인원팩 건기식 '하루엔진'에 대한 현지화에 협력한다.
삼일제약은 베트남을 거점으로 점안제 CDMO(위탁개발생산) 시장을 공략하고 있다. 삼일제약은 2022년 베트남 호치민에 점안제 CDMO 공장을 완공하기도 했다. 이 공장은 연간 약 3억3000만개의 점안제를 생산할 수 있다.
한국유나이티드제약은 베트남에 공장을 설립하고 의약품을 공급하고 있다. 또한 베트남 호치민 의약대학과 필수 기초 원료 의약품을 공동 연구하는 등 협력을 확대하고 있다.
한국콜마그룹도 HK이노엔을 통해 베트남 법인을 설립하고, 건강기능식품·숙취해소제를 공급하고 있다.
JW중외제약은 2019년 베트남 현지 기업 유비팜JSC을 인수해 직접 운영하고 있다.
제약바이오업체들이 잇따라 베트남으로 향하는 이유는 잠재적 시장성이 크고 한국제품에 대한 선호도가 높다는 판단에서다. 또한 베트남의 평균연령이 32세에 불과해 노동력과 자원이 풍부할 뿐 아니라 성장 잠재력도 높아 아세안 시장 진출을 위한 교두보로 주목받고 있다. 특히 건기식와 일반의약품 시장 성장세가 기대된다.
제약업계 한 관계자는 "베트남의 일반 의약품 시장에서 가장 많이 팔리는 제품은 처방전 없이 쉽게 구할 수 있는 영양제와 건강보조제품이다. 베트남 국민들은 아플 경우 병원에 방문하는 것보다 처방전 없이 구매할 수 있는 익숙한 약품을 약국에서 구매하는 것을 선호하는 경향이 있다"면서 "그런 만큼 영양제와 건강보조식품 시장은 계속 성장할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강민성기자 kms@dt.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