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테이지엑스, 430억 내면 출범
"정부지원 기대는 초유상황 우려"
"정부지원 기대는 초유상황 우려"
15일 정훈 청주대 회계학과 교수는 서울 여의도 국회의원회관에서 변재일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이 주관한 토론회에서 "제4이통이 정부가 기대하는 통신 시장 경쟁 활성화 효과를 내려면 투자 이행, 마케팅비 등 자본금이 최소 1조원 가량 필요하다"며 "LG텔레콤(현 LG유플러스)은 1996년 통신 시장에 진출한 후 2001년까지 설비투자 2조4300억원, 마케팅비 1조5300억원을 투입해 가입자 428만명을 확보했다"고 말했다.
지난 1월 5G 28㎓ 주파수 입찰을 거쳐 최종 선정된 스테이지엑스는 내달 4일까지 주파수 할당대가 4300억원 중 10%인 430억원을 납부하면 제4 이동통신사업자로 출범하게 된다. 이 컨소시엄이 제시한 3년간 최소 투자액은 주파수 할당대가 4301억원, 통신 인프라 의무 구축 비용 1827억원 등 총 6128억원이다. 이 가운데 컨소시엄의 주축인 스테이지파이브의 지난해 자본잠식 규모는 약 1685억원으로 전년 대비 30억원 가까이 늘어난 상황이다.
정 교수는 ARPU(가입자당평균매출)를 3만5000원으로 가정할 때 스테이지엑스 컨소시엄이 공표한 매출 1조원을 달성하려면 휴대폰 가입자 238만명을 확보해야 한다고 짚었다. 그러면서 "1997~2001년 연평균 가입자 증가율은 43.2%에 달했지만, 지난해 12월 말 휴대폰 가입자수는 5616만명으로 전년 대비 1.2% 증가했다"며 "이 상황에서 제4이통이 이동통신 3사와 겨루며 경쟁 활성화에 기여하는 게 가능한지 의문"이라고 말했다.
스테이지엑스 컨소시엄이 내세운 클라우드 기반 통신망 인프라 구축에 대해 구체적인 계획을 밝혀야 한다는 지적도 나왔다. 모정훈 연세대 교수는 "앱 기반 서비스, 게임 등의 서비스는 클라우드 구축이 비용 효율적일 수 있지만, 이동통신 서비스는 별도 SW(소프트웨어) 구입 비용과 라이선스·유지보수 비용이 발생해 비용 절감 효과가 크지 않을 것"이라며 "이동통신망 투자비 대부분은 액세스망 투자비인 만큼 코어망을 클라우드로 구축하는 데 따른 실질적 투자비 절감 효과는 제한적일 것"이라고 분석했다.
과거에 시행한 소매요금인가제나 번호이동시차제, 상호접속료 차등 등 비대칭규제를 이 시점에 도입해 신규 사업자를 지원하는 방식은 지양해야 한다는 지적도 나왔다. 이경원 동국대 경제학과 교수는 "신규 사업자의 자금조달 능력, 재정 건전성 여부, 망 구축 능력 등 우려를 차치해도 5G 서비스 열위, 알뜰폰 사업자의 경쟁력 제고 등을 고려하면 신규 진입자가 5G 28㎓ 대역 서비스로 경쟁력을 확보하기 어려울 것"이라며 "경쟁자 보호를 위한 정부의 과도한 개입이 자칫 정부실패로 이어지지 않도록 경계해야 한다"고 말했다. 한석현 서울YMCA 시민중계실장은 "스테이지엑스는 자사가 제시한 가입자, 매출 목표, 통신망 구축 등 세부사항을 공개하고 검증 받을 필요가 있다"며 "주무 부처인 과기정통부는 스테이지엑스의 사업 목표가 합당한지, 클라우드 방식 망 구축의 세부 내용은 무엇인지, 이용자보호 조치를 어떻게 담보할지 면밀히 검토하고 실제적인 조치를 취해야 한다"고 말했다.
안정상 더불어민주당 방송정보통신 수석전문위원은 "국가 자산인 주파수의 효율적 활용이란 가치를 구현해야 하는 상황에서 신규 사업자 진입 정책 추진에 대해 '정책실명제'를 도입할 필요가 있다"며 "28㎓ 신규 사업자의 망 구축 세부 계획을 검토해 이를 이행하지 않을 경우 페널티를 부과해야 한다"고 말했다.
글·사진=김나인기자 silkni@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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