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양날의 칼` 우려에 C-커머스 진입장벽 무산..."국내 기준에 맞춰라"](http://contents.dt.co.kr/images/202404/2024042402109958054007[1].jpg "[단독]`양날의 칼` 우려에 C-커머스 진입장벽 무산...\"국내 기준에 맞춰라\"")
24일 관가와 업계 등에 따르면, 국무조정실이 이르면 5월 중 발표할 '해외직구 종합대책'은 소비자 보호 대책 확충과 국내 규제의 역외 적용에 초점을 맞출 것으로 알려졌다. 통관절차 강화 등의 비관세 장벽도 검토된다. 국조실은 지난달 7일 이정원 국무2차장을 팀장으로 하는 TF를 구성해 △위해물품 반입 차단 등 안전관리 강화 △소비자 불만·불편사항 해소 △관련 업계 애로 해소 등의 종합적으로 마련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C-커머스 파상공세의 핵심은 압도적인 가격 경쟁력이다. 테무에서 흔히 판매하는 남성 셔츠를 예로 들면, 가격이 1만원 정도에 불과하고 할인 이벤트를 적용하면 그 절반인 5000원에도 구매할 수 있다. 게다가 무료배송까지 제공한다. 품질은 비교적 미흡하지만, 가성비를 놓고 보면 국내 제조·유통환경에서는 대응하기가 쉽지않다.
국내 유통업계는 C-커머스의 영역 확장에 강한 위기감을 느끼고 있다. 와이즈앱·리테일·굿즈에 따르면 지난달 알리의 월간 활성 이용자 수(MAU)는 887만명, 테무는 829만명이다. 쿠팡에 이어 국내 2·3위를 차지했다. 거래액은 국내 이커머스에 비해 훨씬 적지만, 업계에서는 시장 잠식이 시간 문제라고 보고 있다. 온라인쇼핑협회 관계자는 "벌써 국내 소비자 4명 중 1명은 알리·테무에서 구매한 경험이 있는 것으로 추정되는데, 중국 앱에 익숙해질수록 구매액도 높아질 것"이라며 "중국 물건을 떼서 파는 소위 '보따리 유통업자' 뿐만 아니라 제조부터 도매까지 산업 전반의 밸류체인이 무너질 것이 우려된다"고 말했다.
싸게 들어오는 상품을 막으려면 강제로 가격을 올려야 한다. 정부는 국내 산업 생태계 보호를 위해 관세장벽 강화 등의 규제 카드를 검토했지만, 실효성에 비해 위험성이 너무 크다는 결론을 내린 것으로 전해졌다. 수출 7000억 달러를 목표로 하고 있는 와중에 1위 수출국인 중국과의 무역 분쟁을 감수할 수 없다는 것이다.
정부가 개최한 대책회의에 참여한 한 관계자는 "일정 금액(150달러) 이하에 무관세·무인증 혜택을 주는 건 글로벌 스탠다드라 손대기가 어렵다"며 "소비자의 구매 단위가 몇만원 정도에 불과해 아예 중국에 대한 무관세 제도를 없애지 않는 한 실효성이 없는데, 그러면 중국에서 즉각 무역 보복이 들어올 거라는 공감대가 있었다"고 귀띔했다.
업계도 정부의 규제 수립·운영 능력에 회의적인 시각이다. 한 업계 관계자는 "규제를 만들면 국내·외 차별없이 적용하게 될텐데, 국내 플랫폼만 억누르고 중국 플랫폼은 빠져나갈 가능성이 높다"며 "오히려 국내 산업을 옥죄는 규제를 해소하는 방향으로 정책을 제안하고 있다"고 말했다. 인터넷기업협회에 따르면, 지난해 발의된 인터넷산업규제 법안들에 대해 전문가들은 100점 만점에 20점이라는 점수를 매겼다.
대신 정부는 C-커머스를 통해 가품이나 위해물질 등이 국내로 반입되지 않도록 철저한 관리체계를 갖추겠다는 계획이다. 관세청은 알리 등과 '가품 차단' 핫라인을 구축하기 위해 업무협약을 추진하는 한편, C-커머스에 특화된 AI 가품 단속 알고리즘을 개발하고 있다. 산업통상자원부 국가기술표준원은 최근 '해외 직구 플랫폼의 위해제품 판매 모니터링 사업'을 공고했다. 알리익스프레스 관계자는 "현재 소비자 분쟁 방지를 위한 교환·환불 정책을 높은 수준으로 운영하고 있다"며 "국내 법 준수를 요구하는 정부에도 최대한 협력할 것"이라고 밝혔다.
최상현기자 hyun@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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