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인야후, 이사회서 퇴임건 의결
신중호 대표, 사내이사서 물러나
"보다 독립적인 경영 체제 갖출것"
신중호 대표, 사내이사서 물러나
"보다 독립적인 경영 체제 갖출것"
![[기획] 라인, 네이버 떠난다… 韓日 외교전 점화](http://contents.dt.co.kr/images/202405/2024050802109931078007[1].jpg "[기획] 라인, 네이버 떠난다… 韓日 외교전 점화")
이데자와 다케시 일본 라인야후 CEO는 이날 "대주주인 네이버에 자본 변경을 강하게 요청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결정된 사항은 없다"면서도 "구체적인 내용은 우리(라인야후)가 통제할 수 없지만 소프트뱅크가 가장 많은 지분을 취하는 형태로 변화한다는 게 대전제다. 네이버와 소프트뱅크가 협의 중인 것으로 알고 있다"고 밝혔다.
라인야후의 최대주주는 네이버와 소프트뱅크가 50%씩 출자해 설립한 A홀딩스(지분율 64.5%)다. 소프트뱅크가 A홀딩스 주식을 한 주라도 더 가져가면 네이버가 경영권을 잃게 된다.
네이버와 관계된 소식통에 따르면 네이버 역시 라인야후에 대한 지배권에 연연하기보다 모든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실익을 극대화하는 것에 초점을 두는 것으로 알려졌다. 소프트뱅크와의 협상 과정에서 자사 해외사업에 미치는 영향을 최소화하면서 지분에 대한 대가를 가장 잘 받을 수 있는 조건을 따지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이날 라인야후는 이사회를 열고 신중호 대표 겸 최고제품책임자(CPO)의 사내이사 퇴임 건도 의결했다. 신 CPO는 라인 출시 프로젝트를 총괄하며 일본에서의 라인 성공을 이끈 주인공이다. 라인야후는 이사회 구조도 변경했다. 기존에 사내이사 4명에 사외이사 3명이던 이사회를 사내이사 2명에 사외이사 4명 체제로 개편했다. 신 CPO와 함께 오케타니 타쿠 이사 겸 최고전략책임자(CSO)도 사내이사직에서 물러났다.
카와베 켄타로 회장과 이데자와 CEO는 사내이사직을 유지했다. 신 CPO가 이사직에서 물러나면서 라인야후 이사회는 전원 일본인으로 채워지게 됐다. 사내이사보다 사외이사가 더 많은 구조가 되면서 라인야후는 일본 정부의 입김이 강하게 작용할 수 있는 형태가 됐다. 주요 의사결정을 대주주인 네이버와 소프트뱅크 측이 하기 힘든 구조가 된 것이다.
이데자와 CEO는 이날 결산설명회를 열고 해당 퇴임 의결에 대해 "경질로는 보지 말아 달라"고 밝혔다. 이어 "보안 강화 측면에서 사외이사를 늘리는 방안은 대주주들과 이전부터 얘기해오던 사안"이라며 "경영과 집행 분리로 보다 독립적인 경영 체제를 갖출 것"이라고 말했다.
앞서 지난해 11월 네이버 클라우드가 사이버 공격으로 인해 악성코드에 감염돼 일부 내부 시스템을 공유하던 라인야후에서 개인정보 유출이 발생하자, 일본 총무성은 올해 3월과 4월 두 차례에 걸쳐 통신의 비밀보호 및 사이버 보안 확보를 위한 행정지도를 실시한 바 있다. 일본 총무성은 기술 위탁처로부터 상당 수준의 지본적 지배를 받는 관계를 재검토하라며 사실상 네이버의 지분 정리를 요구했다.
라인야후는 이날 네이버와의 위탁 관계를 순차적으로 종료해 기술적인 협력관계에서도 독립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사업 면에서도 관계를 거의 끊겠다는 의미다. 앞서 최수연 네이버 대표는 지난 3일 열린 1분기 실적 발표 컨퍼런스콜에서 "라인야후에 기술 파트너로서 제공한 IT 인프라를 분리하는 것으로 방향성이 정해졌다"고 밝힌 바 있다. 지분 변경 요구에 대해서는 "중장기적 사업 전략에 따라 결정할 문제"라고 말했다. 사실상 소프트뱅크가 라인야후 경영권을 가져가는 것으로 가닥이 잡힌 가운데 네이버가 어떻게 최대의 실익을 지킬 수 있느냐가 과제다. 일본 정부는 최대한 양국 정부간 외교문제로 이어지지 않도록 하겠다고 한발 물러선 태도를 보였지만 라인야후에 대한 지배력 확보에 대해서는 완강한 상황이다. 이종호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은 이날 "우리 기업의 해외 사업과 해외 투자가 부당한 대우를 받지 않도록 하는 것에 최우선 가치를 두고 대응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사실상 공은 일본으로 넘어간 가운데 네이버가 얼마나 많은 것을 챙기고 라인야후를 내주느냐만 남은 만큼 양국 정부의 막후 외교협상이 이뤄질지 주목된다. 전혜인기자 hye@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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